
1일(현지시간) 열린 애플 미디어 행사가 절정에 달했을 무렵,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평소 레퍼토리대로 “One more thing, …”이 아닌 “One more hobby, …”라면서 새 애플TV를 소개했다. 이는 그 동안 애플TV의 실적이 저조했다는 비판을 유머로 받아넘기는 표현으로, 앞으로도 애플TV가 ‘취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렇게 농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새 애플TV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스티브 잡스의 말을 들어보면 그가 혹은 애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번 제품을 출시했는 지 알 수 있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또 하나의 컴퓨터가 아니며, 컴퓨터와 싱크를 맞추는 것조차 불편한 일이다. TV에서 컴퓨터를 하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새 애플TV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크기가 80% 줄었다
새롭게 선보인 애플TV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다.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초점을 맞춰 전작의 필요 없는 기능을 다 제거했다. 스토리지와 아이튠즈 동기화 기능을 빼,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시켰다. 스토리지 대신 작은 플래시 메모리가 버퍼링 역할만 담당한다. 영상과 사진 등 모든 콘텐츠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된다.
크기도 전작에 비해 80%나 줄어들었다. TV옆에 간단히 올려두기에 부담이 없는 크기다. 전구보다 적은 전력을 사용하도록 저전력으로 설계됐으며 팬리스 방식이라 소음도 없다. 반면, 애플 A4칩을 탑재해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갖췄다. HD급 영상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인터넷회선(혹은 무선랜)과 전원을 꼽고 HDMI 케이블을 TV에 연결하면 설치가 끝난다. 리모컨도 그 어떤 TV 리모컨보다 심플하다. 상하좌우버튼에 메뉴, 재생 버튼 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사용자들이 할 일은 단지 필요한 콘텐트를 선택해 플레이를 누르는 일 뿐이다.
사용할 수 있는 콘텐트는 더욱 늘어났다. 최근 ABC, FOX와 콘텐트 계약을 마쳤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아마추어 콘텐츠로 시간을 때우길 원하는게 아니다”라며 유튜브 등 다양한 인터넷 동영상을 TV로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 구글 TV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와 TV쇼 등 프로페셔널한 콘텐츠를 HD화질로 원하는 때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TV에서는 최신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DVD 출시를 기다릴 필요 없이 HD급 최신 영화를 3.99달러, SD급 영화를 2.99달러에 대여할 수 있다. 한 번 결제한 영상은 30일 안에 감상하면 되며, 감상을 시작하면 24시간 안에는 자유롭게 여러 번 시청할 수 있다. 영화를 선택하기 전에 Rotten Tomatoes의 콘텐트를 통해 다른 사용자들의 리뷰와 평점도 볼 수 있다. 최신 영화 외에 HD급 TV쇼는 48시간 동안 편당 0.99달러에 제공된다.
넥플릭스와 유튜브에 접속해 보다 풍부한 콘텐트를 시청할 수 있으며, HD급 팟캐스트와 인터넷 라디오도 사용할 수 있다. 플리커와 모바일미에 올려둔 사진도 TV를 통해 큰 화면에서 슬라이드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아이튠즈의 뮤직 라이브러리를 그대로 애플 TV에서 재생할 수도 있다.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아애패드 등 애플의 다른 제품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것도 장점이다. 앱스토어에서 리모트 앱을 다운받으면 아이폰이 애플 TV의 멀티터치 리모컨으로 변신한다. 손가락으로 슥슥 넘기며 보고싶은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 재생, 정지, 되감기, 빨리감기도 전부 손가락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필요하면 아이폰의 가상 키보드를 띄워 보고 싶은 콘텐츠를 검색할 수도 있다.
곧 선보일 에어플레이(AirPlay) 기능도 주목할 만 하다. 에어플레이 기능을 사용하면 PC와 아이패드, 아이폰과 아이팟터치에서 애플 TV로 음악과 영상콘텐트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에서 영화를 보다가 에어플레이 아이콘을 누르고 애플TV를 선택하면 보던 영상을 그대로 애플TV를 통해 TV의 대형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드디어 본격적인 3-스크린 기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올 11월, iOS 4.2 버전 출시와 함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모트 앱을 설치하면 아이폰이 애플TV 리모컨으로 변신한다
가격은 대폭 줄어들었다. 기존 40GB 애플TV가 229달러였던 반면, 새 애플TV는 99달러에 불과하다. 스토리지 등 불필요한 기능을 과감히 제거한 것이 가격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물가를 감안할 때 셋톱박스 가격과 콘텐트 대여료는 IPTV와 DVR(Digital Video Recoder), 여타 스마트TV 등과 경쟁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애플TV는 AV마니아나 IT마니아를 위한 기기가 아니다. 스토리지가 없다 보니 다양한 영상콘텐트를 차곡차곡 모아둘 수도 없다. 어둠의 경로로 영상을 구해서 시청할 수도 없다. 인터넷 브라우징 기능도 없어서 다른 스마트TV처럼 웹서핑을 할 수도 없고, 아이튠즈의 다양한 콘텐트는 사용할 수 있지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는 없다.
리모컨만 봐도 애플TV의 컨셉을 알 수 있다. 스마트TV나 IPTV 리모컨 가운데 애플TV처럼 심플한 리모컨은 본 적이 없다. 아이들과 어르신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바로 그 모습이다. 에어플레이와 리모트 앱을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등 기존 애플 고객을 ‘락-인’할 수 있는 요소도 갖췄다. 얼리어답터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이 그때 그때 원하는 콘텐트를 선택해서 시청하기에는 충분한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이 애플TV에서 기름기를 쫙 빼고 간단한 기능만을 구현한 것은 구글과 소니, 삼성과 LG 등 스마트 TV 진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 IPTV를 제공하는 통신사들도 애플TV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제품은 지난 수년간 애플TV의 참담한 성적을 통해 얻은 교훈을 충분히 곱씹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과연 마니아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이 TV에서도 PC에서처럼 저장 용량을 관리하고 싶어할까. 손에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쥐고 있는데 굳이 TV를 통해 트위터나 인터넷 검색을 할 필요가 있을까. 스티브 잡스는 새 애플TV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한 자신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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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의 생각…
나도 애플TV 방향에 동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