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엔씨소프트·마인즈랩, 인공지능을 말하다

“AI는 인간을 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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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미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 더 이상 AI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에 AI가 가까이 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3~5년 정도면 일상생활에서 자율주행 배송, 상점 등을 볼 수 있을 것.”
“기술이 중심이 아닌 사용자에게 AI 기술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
“AI의 미래는 결국 인간을 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자율주행부터 게임까지 국내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모여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그룹 리더,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 최홍섭 마인즈랩 대표는 4월24일 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AI 간담회에서 일상 속 AI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진행은 딥테크 투자 전문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가 맡았다.

네이버는 연구개발 법인 네이버랩스를 설립해 로보틱스, 자율주행, AI 기술에 힘을 쏟고 있다. 엔씨는 2011년 AI 연구개발(R&D) 조직을 꾸려 현재 AI센터와 NLP센터 산하에 5개 조직을 운영 중이다. 마인즈랩은 AI 엔진 및 서비스를 손쉽게 끌어다 쓸 수 있는 구독형 AI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운영 중이다.

| (왼쪽부터) 최홍섭 마인즈랩 대표,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 백종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그룹 리더,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일상이 된 AI, 새로운 가치 창출할 것

이날 3인의 AI 전문가들은 현재 AI가 일상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장정선 엔씨 NLP센터장은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 더 이상 AI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AI가 가까이 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AI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들었다는 얘기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리더는 “이미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에서 사용하는 이미지 검색, 쇼핑 검색 등 일반 국민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서비스는 모두 AI와 관련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최홍섭 마인즈랩 대표는 “챗봇으로 주문, 계좌 이체를 하고 방송국에서도 음성합성 기술을 갖고 방송 제작을 시작했다”라며 사람들이 위화감 없이 일상 속에서 AI를 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AI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거라고 짚었다. 특히, 백종윤 리더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공간 개념이 새롭게 바뀔 거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자동차가 공간과 공간 사이를 오가며 사람이나 물건을 실어나르는 도구로 기능했지만, 완전 자율주행이 활성화될 경우 사람이 있는 곳에 공간 자체가 이동하는 개념으로 바뀔 거라는 설명이다. 백종윤 리더는 “지금은 음식점, 창고가 있고 차를 이용한 배송이 이뤄지고 있지만 창고, 상점이라는 공간이 움직이면서 서비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3~5년 정도면 일상생활에서 자율주행 배송, 상점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정선 센터장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단계에서 AI는 어시스턴트 수준의 동료 역할을 이미 하고 있으며 콘텐츠 유저에게는 흥미라는 가치를 이끌어내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인간을 보조하는 AI의 가치에 대해 말했다.

AI는 인간과 경쟁이 아닌 공존 진화

최홍섭 대표는 “AI는 앞으로 발전할 영역이 훨씬 많이 남아있으며 이제 시작으로 보는 것이 맞다”라며, “미래에는 AI가 기계적이고 부수적인 영역의 업무를 맡게 될 것이며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일은 인간의 영역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인간과 AI가 세간의 우려와 달리 경쟁이 아닌 공존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거라는 설명이다.

또 “AI가 창조적, 감성적 일, 비정형적인 일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종래에는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사람들이 더 높은 수준 가치, 지성, 창의성을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문학 작품을 쓰는 AI가 생기더라도 글쓰기 방법을 AI 스스로 깨우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AI를 학습시키는 직업들이 많이 생길 거라는 전망이다.

장정선 센터장은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고 보고, 인간과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의료 분야 AI를 들며, AI 분류기와 전문가가 결합해 진단을 내리면 각각이 진단을 내렸을 때보다 정확도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에 대한 관점 달리해야

일반적으로 국내 AI 산업은 규제에 묶여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얘기된다. 이에 대해 이들은 규제에 대한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일부 규제 관행이 연구·개발을 가로막는 부분이 있지만, 데이터 3법 등 점차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규제가 오히려 기술을 보호하는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최홍섭 대표는 “연구 단계에서는 규제가 유연해져야 한다고 본다”라면서도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는 엄격한 잣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처럼 규제를 무작정 풀어주면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장정선 센터장은 “규제가 과연 나쁜 것인지 관점을 달리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규제가 있는 게 기술을 보호하며, 규제는 그 나라의 문화적 공감대다”라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 없는 부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며 그래야 기술이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백종윤 리더는 “개인정보와 관련해서는 아무리 엄청난 AI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주체는 개인이 되는 게 맞고, 당연히 동의받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되는 게 맞다”라며, “비식별 자료, 사후 규제 등으로 가는 논의 전반적으로 잘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가 데이터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된 규제들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라며, “자동차에서 나오는 가치 있는 데이터 많지만 이런 정보는 쓰지 못한다. 모르는 사이 다른 곳에서만 쓰이는 데이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또 이들은 AI 기술 자체보다 사용자 관점에서 AI에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종윤 리더는 “기술과 사용자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비즈니스 기회가 없다”라며, “기술이 중심이 아닌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AI가 어떤 역할 해줄 수 있느냐. 다른 플레이어가 내세울 수 없는 기술적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