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은 어떻게 쇼핑앱 공룡들 제쳤나

전체 중고거래 시장도 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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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중고거래 시장이 침체된 소비심리를 파고들고 있다. 최근 굿리치가 모바일 리서치 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 10명 중 8명 이상이 ‘중고거래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중고 물품 판매와 구매 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27.3%가 ‘6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개인간 거래가 많아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유통업계는 국내 중고품 시장 규모를 최소 20조원대로 추정한다. 국내 중고거래앱 사용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3월 전체 중고거래 앱 사용자는 492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월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동네 기반 중고거래인 ‘당근마켓’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4월28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중고거래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의 일 사용자 수는 지난 10일 기준 약 156만명을 기록했다. 종합 쇼핑앱인 11번가(138만명), 위메프(110만명), G마켓(108만명) 등을 넘어선 숫자다.

동네 직거래’ 튼 당근마켓, 장단점은?

후발주자인 당근마켓은 사용률 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중고거래앱 사용률을 살펴보면 당근마켓이 67.6%로 가장 높았다. 번개장터 57.2%, 헬로마켓 42.3%, 옥션중고장터 39.7%, 중고나라 32.5%가 뒤를 이었다. 1인당 평균 사용시간도 3.16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당근마켓은 사용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대비 월 사용자 수는 2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앱 2위 ‘번개장터’와의 격차는 1년 사이 3배 이상 벌어졌다. 총 설치기기 수도 당근마켓이 660만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최근 JTBC의 TV프로그램 ‘유랑마켓’을 통해 소개되면서 사용자 증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당근마켓 사용자의 타 경쟁앱과 중복 사용은 미미한 반면, 타 경쟁앱 사용자는 당근마켓과 중복 사용하는 경우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중고거래 업종 내 앱 단독 사용률도 당근마켓이 68.1%로 가장 높았다. 앱 사용자 1인당 월 평균 실행일 수 역시 당근마켓이 8.6일로 주요 중고거래 앱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당근마켓의 차별점은 ‘동네 직거래’에 있다. 2016년 출시된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의 줄임말이다. 모바일로 동네를 인증해야 가입이 가능하며, GPS 기반으로 확인된 위치에서 2~6km 내에 있는 이웃끼리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이유로 지역 기반의 ‘직거래’가 주는 신뢰감을 꼽는다. 중고거래 시 택배 배송으로 인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겪는 불편과 더불어 사기피해 위험 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나눔’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불필요한 물품을 쉽게 처분할 수 있기도 하다. 다만 여타 중고거래앱과는 결이 다른 편이다. 타지역 거래가 불가하며 가격대도 낮게 형성돼 있다. 연락처 교환 없이 채팅으로만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 거래가 일방적으로 불발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당근마켓 사용자들은 동네에 올라온 물건을 둘러 보다가 ‘괜찮은 물건’을 발견하고 거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상품을 찾기 위해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찾던 기존의 중고거래와는 사뭇 다른 경향을 보인다. 당근마켓 자체도 ‘커뮤니티’적인 성격을 지향하고 있다. 당근마켓이 위메프, 11번가 등 종합쇼핑앱보다 일 사용자 수가 높은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근마켓의 앱 사용자 1인당 월 평균 실행일 수는 8.6일로, 주요 중고거래 앱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사용자 대비 일 사용자 비중을 나타내는 고착도 역시 당근마켓이 가장 높았다. 물론 이 같은 사용률이 매출 수준·거래액 규모 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플랫폼 자체의 잠재력을 엿볼 수는 있어 보인다.

당근마켓의 약진이 돋보이는 가운데 전체 중고거래 시장도 성장세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12월 월간 거래액 1천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광고 상품, 안심결제 등 수익모델 다각화를 통해 3년 연속 영업이익을 창출하면서 중고거래의 수익성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번개장터 사용자의 80% 가량이 MZ세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잠재력을 인정 받은 번개장터는 지난달 56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도 유치했다.

네이버카페를 중심으로 운영돼 사기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았던 중고나라는 거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고나라앱에 ‘안전거래’를 도입하고 있다. 구매자가 신용카드, 계좌이체, 무통장 입금 등 물품 대금에 대해 약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안전결제 플랫폼으로 결제하는 최소한의 이용자 보호 시스템이다. 판매자는 구매자가 물건을 최종 구매하겠다고 결정을 내려야 구매자가 사전에 안전결제한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중고나라의 지난해 상반기 앱 부문 거래액은 전년 동기 1629억원보다 42% 증가한 231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