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넷플릭스법’에 네이버·카카오도 부글부글…왜?

2020.05.06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CP(콘텐츠사업자)를 둘러싼 ‘무임승차’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회가 관련 규제 법안을 논의하겠다고 나섰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들은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같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에게 매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 데 반해, 글로벌 CP들은 ‘공짜 망’을 쓰고 있어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그러나 국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 글로벌 CP는 물론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CP들도 동일한 규제에 놓이게 돼, ISP에게 내야 할 망 사용료 부담이 더욱 커질 거라는 우려에서다.

5월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 소위는 ‘망 품질 유지 의무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다룰 예정이다. △대형 CP에게 전기통신서비스 품질유지를 위한 각종 의무를 부과(유민봉 의원)하고 △일정 규모 이상 트래픽을 차지하는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해 일정한 품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기술적 조치 의무를 부과(김경진 의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간단히 말해, 트래픽을 초래하는 CP들은 ISP가 인터넷 망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망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무임승차 막겠다”

여야 의원들은 글로벌 CP를 규제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SK브로드밴드(이하 SKB)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의 소’가 도화선이 됐다.

양측은 지난 1년간 망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SKB는 넷플릭스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으므로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넷플릭스는 트래픽 비용 절감을 위한 캐시 서버인 ‘오픈 커넥트(OCA)’를 무상제공하는 방식으로 트래픽의 95%를 절감할 수 있다며 맞섰다.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넷플릭스는 SKB를 제소했다. SKB가 요구한 망 사용료를 부담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겠다는 취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양사의 재정신청을 진행하던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소송전으로 방향을 튼 탓에 ‘방통위 패싱’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또 넷플릭스가 미국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프랑스 오렌지 등 해외 ISP에는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만 망 사용료를 내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미국, 프랑스에서 망 사용료를 ISP에 지불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통신사와 일부 언론의 추론에 불과하다”라며 “개별 기업과 포괄적인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라고 항변했다.

국내・외 CP 부글부글…통신사만 유리?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들은 매년 수백억씩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해외 CP의 무임승차로 국내 CP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의 근거다. 하지만 네이버·카카오가 속해 있는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 등은 망 품질 책임을 CP에게 씌우는 자체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국내 ISP가 부과하고 있는 망 사용료가 전세계적으로 높은 편인데, 법이 개정되면 CP 입장은 더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인기협과 사단법인 벤처기업협회(이하 벤기협), 사단법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공동성명을 통해 “CP에게 부당한 의무를 강제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논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법이 개정되면 해외 CP를 규제하겠다는 본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국내 기업의 족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망 품질 유지는 통신사 본연의 임무인데, 이에 필요한 설비 투자를 일정 규모 이상의 CP에게 일률적으로 강제한다면 통신사만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는 비판이다. 아울러 부가통신사업자들이 계약상 불리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도 주장했다.

해외 CP의 국내 서버 설치를 강제화하거나 국제법 관점에서 국제적으로 보편성을 갖춘 내용에 한해 역외조항을 도입하는 등 해외 CP를 규제할 다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통과된 법안은 7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