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혁신위 ‘킥오프’…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창업자도 합류

혁신위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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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구성이다.” 14일 국토교통부는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 후속조치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국토부는 “모빌리티 혁신의 10년 후 비전과 정책방향을 제시하겠다”라는 포부지만, 일각에서는 혁신위 구성을 두고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혁신위는 여객법 하위법령 등과 관련한 정책방안들을 논의해 정부에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플랫폼 운송사업’의 허가제도 운영 방안,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납부하도록 규정돼 있는 기여금의 산정방식, 플랫폼 가맹사업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또, 업계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조정기능도 수행하는 공익위원회의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위원은 총 9명으로 하헌구(인하대 교수), 이찬진(한글과컴퓨터 창업자), 윤영미(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공동대표), 차두원(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략연구실장), 김보라미(디케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영길(국민대 겸임교수), 안기정(서울연구원 연구위원), 김현명(명지대 교수), 권용주(국민대 겸임교수) 등이다.

백승근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업계 추천 등을 적극 고려해 신중한 검토 끝에 객관적이고도 역량있는 전문가 중심으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라며, “정부가 제시한 플랫폼 모빌리티 혁신의 미래가 계획대로 현실화될 수 있도록 충분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하여 모빌리티 혁신의 기반을 완성하기 위한 정책방안이 조속히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빌리티 업계 일각에서는 위원회 구성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업계보다는 택시업계 입장에 치우친 구성이라는 불만이다. 여객법 개정 전까지 실무논의에서 스타트업계를 대변해 왔던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위원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은 받지 못했다. 개별 기업이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전반적인 위원회 구성을 볼 때 전문가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라며 “‘타다’로 논란이 있던 이상 산업계, 소비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진 전 포티스(디지털 셋톱박스 전문 기업)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한 대목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 전 대표는 국내 1세대 벤처인으로, 한글과컴퓨터를 창업한 인물이다. 최근 포티스 관련 40억원대 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객법) 개정안은 ‘타다금지법’이 아니고 ‘모빌리티 혁신법’으로 후세에 기억될 것”이라며 법안 통과를 적극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이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모빌리티 업체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찬진 전 대표를 공개 거론하며 “우리나라 벤처 1세대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가 개정안 통과에 대해 ‘20대 국회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 스타트업, 소비자 등 다양한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추천을 받아 (혁신위를) 구성했다”라며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오히려 (국토부는) 생각이 다른 위원이 많아 논의가 어려울 거라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이찬진 전 대표의 피소는 혁신위 활동과는 무관한 사안이라 고려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열심히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14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2주에 1회 회의를 원칙으로 운영된다. 8월 안에 위원회안을 도출, 업계 협의를 거쳐 최종 정책방안을 확정하고 9월 하위법령 입법예고 절차에 들어가 내년 4월 8일부터 시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현재 8조원 규모인 모빌리티 시장 규모를 2030년까지 15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 기반의 혁신적 모빌리티를 확산시키고, △국민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도록 지원하면서, △전통적 모빌리티 서비스의 경쟁력도 높이는 방향으로 향후 10년의 모빌리티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