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LG 벨벳’ 정식 출시…LG폰 영광의 시절 돌아올까

2020.05.15

‘LG 벨벳’이 15일 정식 출시됐다. LG 벨벳은 스마트폰 사업에서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LG전자가 고심 끝에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이다. 최고가 사양 대신 디자인을 앞세운 점이 특징이다. 출시 전후 LG 벨벳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디자인에 대한 호평과 함께 출고가를 더 낮췄어야 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이처럼 양극화된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이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과 가성비를 좇는 소비자 눈높이의 괴리에서 빚어진다.

LG 벨벳은 ‘G’와 ‘V’를 뗀 LG전자의 첫 스마트폰 브랜드로, ‘물방울 카메라’, ‘대칭형 타원’ 등의 디자인을 내세웠다. 6.8인치 대화면과 5G 통합 칩셋 ‘스냅드래곤 765’, 삼성전자의 4800만 화소 이미지센서가 탑재됐다.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디자인에 올인한 매스 프리미엄 전략

벨벳을 출시한 LG전자의 전략은 명확하다. LG전자는 플래그십 라인업에서 무리한 경쟁보다는 당장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해외 시장에는 1천달러 이상의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고, 국내 시장에는 그 아래 가격대의 매스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응하는 플래그십 이원화 전략이다. 해외에는 올해 5G 시장 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시장에서 고가의 가격을 수용할 여력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판단이다. 단일 플래그십으로 경쟁사를 무리하게 쫓는 대신 지역 특성에 맞춰 제품을 내겠다는 얘기다.

LG 벨벳은 매스 프리미엄 전략의 첫 주자다. LG전자는 “디자인과 스펙에서 경쟁력을 갖춘 매스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고 설명하지만, 벨벳의 경우 스펙보다는 디자인에 무게 중심을 뒀다. 제품 마케팅 역시 디자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4월 9일 디자인 렌더링 공개를 시작으로 4월 19일 제품 디자인 영상, 5월 6일 LG 벨벳 디자이너 인터뷰 영상 공개에 이어 7일에는 패션쇼 형식으로 온라인 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 패션쇼 형식으로 꾸려진 LG 벨벳 공개 행사

현재 TV 광고로 나가고 있는 ‘LG 벨벳 – 색.다른 시작 편’ 역시 네 가지 제품 색상과 모델들의 패션을 매칭해 일부 기능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과거 디자인 중심의 피처폰 시절을 연상시키는 전략이다.

웹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된 디지털 캠페인 ‘LG 벨벳 X 하하 – 당신의 소중한 순간과 함께’는 벨벳의 방향성을 더 선명히 보여준다. 해당 마케팅 영상은 LG폰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영상은 LG 벨벳을 중심으로 각 시대를 대표했던 ‘초콜릿폰’, ‘아이스크림폰’ 등을 교차로 보여주며 LG폰이 소중한 순간마다 함께 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LG전자는 “과거부터 지속된 디자인 리더십을 LG 벨벳으로 이어가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 벨벳 이외의 LG 스마트폰은 등장하지 않는다.

| ‘초콜릿폰’이 등장하는 ‘LG 벨벳’ 디지털 캠페인 영상

피처폰 시절과 달라진 소비자 눈높이

LG전자는 지난 4월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벨벳은 합리적 기능에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이며, 무리한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3D 아크 디자인, 6.8인치 대화면 시네마 풀 비전 등 소비자 관점에서 최적화된 제품”이라며 “전작 대비 원가가 개선됐고 한국, 북미, 일본 등 5G 선진 시장에 출시 예정이며 매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이다. 과거 피처폰 시절과 달리 소비자들은 디자인 요소 이외에도 제품 스펙을 두고 가성비를 꼼꼼히 따진다. 벨벳은 플래그십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865’보다 한 단계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스냅드래곤 765’를 탑재했다. 또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특징인 쿼드덱이 빠졌으며, 카메라 촬영 시 손 떨림을 잡아주는 OIS 기능도 탑재되지 않았다. LG전자는 프리미엄에 가까운 매스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플래그십에 못 미치는 사양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중저가 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큰 악재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아이폰SE 2세대’‘갤럭시A51 5G’의 경우 50만원대 가격에 출시됐다. 아이폰SE 2세대는 디자인과 부품 대부분을 ‘아이폰8’에서 그대로 가져왔지만, ‘아이폰11’급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갤럭시A51 5G는 벨벳과 비슷한 프로세서, 카메라 성능을 갖췄다는 점에서 벨벳과 비교 대상이 된다.

LG전자와 소비자는 서로 다른 눈높이로 벨벳을 대하고 있다. 100만원대 플래그십과 비교 대상이 되길 원하는 LG전자의 바람과 달리 출고가 89만9800원은 경쟁사 중저가폰보다 비싼 가격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디자인에 호응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출고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LG폰 영광의 시절은 피처폰 시절에 머물러 있다. 벨벳은 그 시절을 잇기 위해 만들어진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벨벳 사전 판매량은 대박 수준은 아니고 기존 LG폰 정도 반응이 왔다”라고 밝혔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