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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서 분사한 ‘카풀’ 스타트업…“직장인 겨냥”

2020.05.18

고사 직전인 카풀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했다. 18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육성된 직장인 대상 정기 카풀 서비스 ‘원더무브’를 비롯한 4개 스타트업을 5월부로 분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독립하는 원더무브는 경로, 도착시간, 선호도를 토대로 출퇴근 시간 직장인 대상 커뮤니티 정기 카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카풀 유상 영업을 평일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여파로 카풀 스타트업들은 폐업하거나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등 사실상 고사 직전에 놓였다. 원더무브는 개정된 법을 감안해 기존 카풀 업체와 달리 직장인을 정조준한 ‘드라이버’ 중심 카풀이라는 데 차별점을 두고 있다.

직장인’ 노린 B2B 카풀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드라이버가 출퇴근 경로를 등록하면, 이에 맞춰 동승자를 연결해준다. 출근 시간대 카풀은 실시간 호출이 아닌 예약형으로 운영되며, 좌석별로 다수의 동승자가 ‘합승’할 수 있다. 일종의 ‘셔틀버스’를 자가용화한 형태다. 비슷한 예로는 미국의 ‘웨이즈(WAZE)’, 독일의 ‘분더(WUNDER)’ 등이 있다.

등록 시 입력한 주소는 쉽게 바꿀 수 없다. 카풀 시간대·횟수도 제한을 받는다. 카풀을 출퇴근용으로 제한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개정법 취지에 따르기 위해서다. 김태원 원더무브 대표는 <블로터>에 “60%가 ‘정기’ 서비스로 이루어지고 있고, 목적지가 같을 때만 (운전자와 탑승객이) 매칭된다. 산업단지, 대기업 등이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요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 원더무브는 ‘통근셔틀’의 역할을 분담하는 대신, 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일정 기간 동안 기업별 라이더(탑승객) 활성사용자수(AU)에 따라 별도 비용을 청구하고, 드라이버에게는 포인트 지급을 통해 주차장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부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국내 서비스가 안정화된 이후에는 해외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탑승객이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 줬다는 것을 근거로 카풀이 (불법) 유상운송으로 간주된 판례가 있다. 카풀 업체들이 택시업계로부터 고발 당했던 이유도 출퇴근 경로임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라며 “우리는 출퇴근길 카풀임을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고, 사고 시에도 이를 보험사에 제출할 수 있어 보험 지급을 보장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 바이오 소재를 개발하는 ‘마이셀’, 복합 윤활제 3D 프린팅용 금속 분말을 공급하는 ‘PM SOL’, 3D 도면 정보 솔루션 기업 ‘엘앰캐드’ 등도 이달 독립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스타트업들은 분사 이후에도 현대차그룹과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00년 ‘벤처플라자’ 프로그램을 출범해 안전, 환경, 편의 등 자동차와 관련된 직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는 유아용 카시트, 차량내 유아 안전 기술을 개발하는 ‘폴레드’, 스마트 튜닝 패키지과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튠잇’ 등이 분사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유망 분야의 신사업 기회를 탐색하면서,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라며, “사내 스타트업 육성뿐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지속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