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촉즉발’ 중국 찾은 이재용…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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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중국 산시성에 있는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했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높아가는 가운데 이뤄진 이 부회장의 중국 방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비 및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이후를 바라보는 미래 도전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적 위기가 닥친 위기 상황에서 자칫 때를 놓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미국과 중국의 마찰 격화에 따라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위기에 놓여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는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이 만든 결과물”이라며 “화웨이가 미국 기술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기 전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처럼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시점에 단행된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중국 방문을 놓고 추측도 분분하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연일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하는 와중에도 중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이 부회장의 뜻이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장은 중국 제재로 인해 반사효과가 일어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위축으로 이어져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중국에서 128단 낸드를 개발하는 등 추격 속도가 빨라지자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시안 방문 시 “시간이 없다”고 말한 것도 중국의 빠른 발전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이 방문한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현재 시안2공장 증설 관련 작업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