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2.0] “공공정보 제공, 법적 근거 마련 시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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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 6월10일, 공공정보 활용 지원센터를 열었다. 정부 부처나 관련 기관이 보유한 각종 공공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공개하고, 이를 활용하고픈 민간 사업자를 지원하자는 뜻에서 열었지만, 아직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전종수 NIA 지식기반구축단장은 “올해 말까지는 시범 운영 기간이라, 공공정보를 민간에 제공하는 데 걸림돌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최근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공공정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개별 공공기관과 일일이 접촉하기란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어려운 실정”이라고 센터 발족 배경을 밝혔다.

민간 사업자나 개인 개발자가 공공정보에 접근하기란 만만찮다. 저 너머 훤히 들여다보이는 듯 싶지만, 막상 손을 내밀면 단단한 유리벽이 가로막고 있다.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 자료들, 저작권 문제, 담당자의 인식 부족과 소극적 태도란 벽 말이다.

그래서 공공정보 활용 지원센터 문이 열린 건 반가운 일이다. 이 곳에선 정부 캐비넷에 들어 있는 350여가지 공공정보를 목록화해 공개해두고 있다. 이 가운데 가져다 쓰고 싶은 공공정보가 있다면 신청서를 작성해 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신청서를 접수받은 지원센터는 해당 정보를 보유한 기관에 이를 보내고 협의를 거쳐 최종 정보 제공 여부와 제공 방식 등을 다시 신청자에게 알려준다. 정보 제공이 승인되면 해당 정보를 보유한 기관이나 지원센터가 이를 신청인에게 제공하게 된다. 8월말 기준으로 지금까지 조회수 3만여건에 200여건의 상담 및 제공 신청을 접수받았다.

하지만 그 절차조차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지적도 한켠에선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보 제공을 신청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는 사연도 여럿이다. 이에 대해 전종수 단장은 “공공정보 제공 지침에 따라 공공정보 제공 지원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파악을 위해 이름과 공공정보명, 제공 방식 등을 온라인으로 신청받고 있다”라며 “이 또한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번거로울 수 있기에, 앞으로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 체계로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모를 속앓이도 적잖은 모양새다. 정부 기관과 이용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움 말이다. “신청자들은 웹 파싱이나 API, DB 연동 방식을 대개 선호하는데요. 공공기관 입장에선 파싱에 따른 시스템 부하나 DB 연동에 따른 보안 문제, API 부재나 제3자 권리 처리 등의 문제가 생기곤 하죠. 담당자들도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공공정보 제공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다수에요.”

이렇게 정보 제공을 거절당한다 해도 현재로선 해당 기관에게 정보 제공을 유도하거나 강제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차 없는 실정이다. 전종수 단장이 “무엇보다 공공정보 제공을 강제화하고 유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은 시범 사업 단계인 탓에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종수 단장은 “7월 중순 이후부터 공공정보 제공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9~10월 사이에 그동안 제공한 공공정보가 실제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1차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칼자루’는 민간 영역에서 쥐는 게 모양새가 좋다. 전종수 단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원칙적으로는 공공기관에서 자체 앱을 개발하기보다는 원천 공공정보를 개방해서 민간에서 다양한 앱이나 다른 창의적 서비스가 개발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일반 국민에게 보편적 차원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앱 개발은 정부가 하는 것도 무방하겠죠. 물론 이 경우에도 민간에서 창의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원천 공공정보는 개방할 생각입니다.”

행안부와 NIA는 2013년까지 민간에서 활용 수요가 높은 공공정보 100개를 오픈API로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엔 서울과 경기도 버스 실시간 운행정보와 위해식품 정보, 보육시설 정보 등 13종류 공공정보를 오픈API로 제공한다.

전종수 단장은 “미국 data.gov, 영국 data.gov.uk처럼 다양한 공공 데이터와 데이터 세트를 한 곳에서 자유롭게 제공받아 활용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 구축을 추진하겠다”라며 “민간에서 공공정보 매시업 계획을 요청해온다면 적극 협력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려면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우선, 공공부분 종사자들의 공공정보 개방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공공정보 민간 제공에 대한 법적 근거도 빨리 마련해야 할 테고요. 공공정보 제공에 따른 시스템 부하, 보안이나 정보 왜곡, 저작권 문제 같은 공공기관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소할 방안도 마련중입니다.”

전종수 단장은 “공공기관들도 거버먼트2.0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지금처럼 정보를 만들고 보유하는 방식에서 적극 개방·공유하는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시맨틱 관련 기술 등을 적용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공공정보를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공공정보 활용 지원센터 발전방안을 하반기에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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