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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공인인증서’ 21년 만에 폐지 임박…대체 전자서명은

2020.05.19

그동안 ‘불편함의 대명사’로 통했던 공인인증서가 도입 21년 만에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20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이를 대체할 인증 서비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인인증서는 전자상거래용 인감증명서로 지난 1999년 도입됐다. 인터넷 뱅킹부터 증권, 보험, 전자상거래 등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까다로운 발급절차, 취약한 보안, 1년의 짧은 유효기간, 취약계층의 접근 장벽 등이 문제로 꼽혔고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을 폐지했으나 공인인증서 사용 비중이 줄지 않자 정부가 직접 해당 법안을 2018년 국회에 제출했다. 19일 공인인증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된다. 사실상 여야가 공인인증제도 폐지를 합의한 상황에서 20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이뤄지면 공인인증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인인증서’의 독점 기능을 없애는 것이다. 민간 인증서도 기존 공인인증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술적으로 뒤처진 공인인증서는 신기술에 밀려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인증플랫폼 시장에서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면서 바야흐로 기술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사설 전자서명 서비스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민간기업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인증’, 이동통신 3사(SK·KT·LGU+)가 운영하는 ‘패스’, 은행권이 만든 ‘뱅크사인’ 등이 있다. 모두 불편한 인증 단계가 없고, 편리한 처리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복잡한 공인인증서 대신 본인 명의 모바일 기기로 생체 인식하거나 핀번호를 누르는 등의 방식이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2017년 6월 처음 나왔고 올해 초 사용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으로 도입 기관 수는 100곳을 넘었다. 무엇보다 인증 절차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서 이뤄져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동통신 3사의 본인인증 앱 ‘패스’도 만만치 않다. 통신 3사가 합작한 이 서비스는 출시 9개월여 만인 올해 초 발급 건수가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앱 실행 후 6자리 핀(PIN) 번호 또는 생체인증으로 빠른 전자서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인증서 유효 기간도 3년으로 공인인증서보다 길다.

은행권이 모여 만든 ‘뱅크사인’도 있다.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2018년 출시한 뱅크사인은 한 번 발급하면 여러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뛰어난 보안성과 간편한 로그인, 3년의 인증서 유효 기간 등도 내세우고 있다.

terr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