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이던 MS의 변화 “개발자여, 커뮤니티 리더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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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인 기업에서 개방과 오픈소스 진영의 든든한 파트너로 탈바꿈한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시했다.

20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개최된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20’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티야 나델라 CEO의 기조연설 자리 뒤에 ‘개발자’란 의미가 숨겨진 ‘RGV2cw’ 문자 조형물을 세워 두기도 했다.

이어 한국시각 오늘 1~3시 사이 팀즈에서 진행된 ‘빌드 2020 커뮤니티 커넥션’ 한국 행사에서는 ‘개발자 커뮤니티’와 상생하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양한 활동 및 사례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많은 개발자에게 윈도우로 상징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미지는 오랜 시간 꽤 폐쇄적인 느낌으로 자리한 바 있다. 그러나 그런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된 건 2013년 사티야 나델라가 CEO로 취임한 이후다.

그는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발언으로 전 세계 개발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그 말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최대의 오픈소스 저장소 ‘깃허브(GitHub)’를 75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또 한 번의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개최된 ‘빌드 2019’에서 발표된 오픈소스 솔루션 분야 선두기업 레드햇과의 파트너십 체결 소식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했다.

과거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진영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빌드뿐 아니라 평소에도 다양한 밋업과 세미나, 소통의 장을 기획하며 지속성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커뮤니티 커넥션 진행을 담당한 최영락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는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통해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선순환을 만들고자 지난 1년 동안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는 애저(Azure) 커뮤니티 그룹인 ‘슬기로운 애저 생활’ 김세준 MVP와 자유로운 AI 소통 그룹인 ‘광화문 AI 커뮤니티’의 전미정 MVP를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 그룹 리더들이 참석해 개발자들이 참고할 만한 다양한 메시지와 사례를 전달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특별히 더 강조한 것은 모든 개발자의 커뮤니티 리더화다. ‘커뮤니티 리더십’에 관해 발표한 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커뮤니티를 더 이상 사람들이 모여야 만들어지는 것이란 생각을 버려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커뮤니티의 범위는 넓다. 내가 관심있고 공부하고 있는 부분들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공간이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다”며 “책을 쓰거나 블로깅을 하거나 기술포럼에 답변하는 것 등의 모든 행위가 온라인에서 누군가에게 유무형의 변화를 주는 커뮤니티의 한 예”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시니어 클라우드 ‘아드보캇(개발자의 관점에서 콘텐트를 작성해 개발자 커뮤니티에 확산하는 역할)’ 유저스틴(Justin Yoo)은 자신의 라이브코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매주 저녁 8시 트위치에서 애저 클라우드와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개발 과정을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공유하고 있다.

현재 평균 약 20여명의 개발자가 시청자로 참여하는 이 방송에서는 개발자들이 실질적으로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크고 작은 소통이 이어진다. 유저스틴은 “아직 작지만 라이브코딩을 통해 뉴노멀 시대 개발자 커뮤니티와 만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브코딩이 하나의 커뮤니티 리더로 성장함과 동시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개발자들을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소영 이사는 “굳이 트위치 등에서 자신이 개발하고 코딩하는 것을 나눠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알아주지 않아도 꾸준히 자신만의 공유 활동을 이어가는 리더 분들이 있다. 오늘 소개된 여러 커뮤니티도 모두 그런 식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시간 동안 이어진 세션 전반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커뮤니티의 나눔과 공유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했다. 지금 이 순간도 수백, 수천개의 크고 작은 커뮤니티가 기다리고 있으니 모두가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찾고,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얘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일환으로 다음달 4일 ‘오픈소스 버추얼 서밋 코리아’라는 또 다른 온라인 개발자 행사를 개최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