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공개의 위력’…네이버 댓글 수 41% 줄고, 표현은 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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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댓글 공개하고 닉네임도 밝히자 작성 급감
전보다 정치 섹션 댓글 줄고, 사회 섹션은 늘어

네이버 댓글 개편 전후 요일별 전체 뉴스 댓글의 수 변화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지난 3월 뉴스 댓글 정책을 ‘공개’로 개편한 네이버의 댓글 수와 댓글 작성자 등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한 사용자들의 댓글 삭제 비율이 높아지고, 댓글의 내용이 순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8일 발표한 ‘네이버 댓글 개편 이후 이용변화와 향후 댓글정책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의 댓글 운영 정책을 개편한 이후 전체 뉴스 댓글 수는 4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 개편 이전인 3월 1~7일까지 1주일 간 네이버 뉴스 기사에 작성된 전체 댓글 수는 590만4064개였다. 그러나 개편 이후인 3월 19~25일까지 1주일간 댓글 수는 347만2824개로 41.2% 줄었다.

댓글 작성자 수도 개편 이후 27.8% 감소했다. 개편 이전 1주일간 댓글을 작성한 ID는 188만6720개, ID당 일평균 댓글 수는 3.13개였으나 개편 이후 1주일간 댓글을 작성한 ID는 136만1950개, ID 당 일평균 댓글 수는 2.55개로 줄었다.

이전에 네이버는 뉴스 댓글 작성자 정보를 아이디 앞 4자리만 공개하고 뒷자리는 별표(****)로 감췄으나 3월 19일부터 정책을 바꿨다. 사용자의 모든 뉴스 댓글과 답글 작성 수, 공감 수, 본인이 최근 삭제한 댓글 비율 등을 공개하고 닉네임도 밝힌 것이다. 이러한 조치로 댓글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사용자들이 작성 자체를 꺼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삭제된 댓글도 많았다. 댓글 개편 이전인 3월 1~7일까지 1주일 간 네이버 뉴스 기사에 작성된 전체 댓글 중 11.65%인 68만7532개의 댓글은 작성자 본인이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댓글 공개 정책 이후 그동안 쓴 댓글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 사용자가 스스로 문제되는 댓글을 지운 것으로 추정된다.

개편으로 인해 정치 섹션의 댓글은 줄고, 사회 섹션 댓글은 늘어났다. 댓글 정책 개편 이전에는 정치 섹션 댓글 비중이 전체의 41.1%를 차지했지만, 개편 이후에는 30.2%로 낮아졌다. 반면 사회 섹션의 댓글 비중은 전체 댓글의 37.7%에서 개편 이후에는 44.3%로 늘어나 모든 섹션 중 가장 높았다. 섹션별로 댓글 감소율을 보면 정치가 56.7%로 가장 높았고, 사회와 경제는 각각 30.8%, 27.9% 줄었다.

네이버 댓글 개편 이후 거의 대부분의 수치가 크게 하락했지만, 유일하게 글자 수는 늘었다. 개편 이전 평균 50.7자이던 댓글의 글자 수는 개편 이후 58.7자로 10% 이상 늘어났다.

보고서에는 댓글이 추후 공론장으로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소수의 의견이 전체를 대변한다는 착각을 없애기 위해 댓글 작성자가 해당 이용자가 1주일 간 어느 정도의 댓글을 달았는지 알리거나, 최상위 노출 댓글은 시간대에 따라 상위 10위가 아닌 상위 50위를 보여주는 등의 방식이다.

보고서는 “대다수 이용자들은 전체 댓글을 10개 이내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순위에 들기 위한 조작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며 “댓글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지금까지 지적된 문제점을 넘어 긍정적 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