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 도입시 연평균 3조원대 산업 축소 예상”

연평균 3조5206억원 산업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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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장애 도입 시 한국 게임 산업이 연평균 최대 3조5206억원 축소되고, 28%의 매출 감소가 일어날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자인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의 취지와 달리 사회 경제적으로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 연구 결과 발표 및 토론회

“게임이용장애, 게임 산업 피해·고용 감소 불러와”

게임이용장애는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여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반복하는 게임 행동 패턴을 말한다. 지난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ICD-11(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ICD-11은 2022년 1월부터 발효된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2026년 이를 반영한 질병분류체계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게임이용장애 국내 도입 여부를 놓고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불협화음을 보이자, 정부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진행한 이번 연구는 주로 산업적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게임 산업은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로 인해 연평균 2조80억원에서 3조5206억원의 산업 축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게임 제작 산업 위축에 따른 불필요한 수입액이 연간 약 86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게임 시장을 외산 게임이 장악할 거라는 분석이다. 또 최소 49억9500만원의 의료예산과 치유부담금과 같은 추가 사회적 비용이 70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구는 게임이용장애 도입 시 게임 이용자, 게임 및 연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직·간접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만화, 담배, 셧다운제 등 유사 산업 및 유사 사례 분석 기법을 사용했다. 또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가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3일까지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 책임연구자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유병준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게임 산업 매출이 2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해당 가정을 바탕으로 연간 5조2526억원의 총생산 감소 효과가 예상되며, 약 3만4007명이 취업 기회를 잃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더 큰 파급효과가 발생할 확률이 약 60%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산업 논리 앞세워 게임과몰입 무시하자는 것 아냐”

이날 유병준 교수의 발표에 이어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에는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을 좌장으로, 박혁태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팀장,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 최승우 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패널데이터연구실장이 참석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실장은 “산업 연관성을 고려했을 때 고용 감소 폭은 이번 연구 결과가 제시한 3만4천여명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게임 산업에 청년 연령대 종사자 비중이 높은데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청년층에 부정적 여파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전성민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에 대해 환자를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관점도 중요하지만, 산업적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며 “코로나19 이후 게임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어떤 정책이 경제적 효과가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산업 논리만 앞세워 게임과몰입으로 인한 피해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병준 교수는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도 이미 게임 업계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 신경 쓰고 있고, 재단을 통해 질병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규제를 해야 하는지 따져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이용장애는 취지와 달리 정상적 게임 이용자는 소비를 줄이고 과몰입군은 소비를 줄이지 않는 모습이 이번 연구 결과 나타났다”라며 “정책 효과를 내지 못하고 산업만 죽이는 과거 사례가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강조했다.

박혁태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장은 “게임은 콘텐츠 산업 전반을 이끌어가는 핵심 산업으로 청소년들의 여가 문화로 자리 잡고 있지만, 부정적 측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라며 “게임과몰입에 대한 예방, 심리적 치료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 등을 통해 게임의 긍정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