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나만...?

네이버는 왜 웹툰 본사를 미국으로 옮길까

2020.05.28

네이버가 마블·DC코믹스의 나라로 웹툰 사업의 본거지를 옮긴다. 지분구조를 재편해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본사로 정하고, 그 아래 한·중·일 웹툰 사업을 총괄할 법인을 배치할 계획이다. 웹툰 IP(지식재산권)를 원천 콘텐츠로 삼아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유럽・남미지역 등으로 웹툰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보다 편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네이버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라인주식회사 소유의 라인디지털프론티어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라인주식회사에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하반기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면,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웹툰 사업의 본사가 된다.

네이버 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상황 안에, 웹툰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국내 웹툰작가들의 해외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팬십·커뮤니티 등 다른 네이버 서비스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무주공산’ 글로벌 웹툰 공략 나선 네이버

웹툰은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로, 한국이 종주국이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웹툰은 아직까지 ‘새내기’ 장르다.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라, 성장 가능성도 높다.

네이버는 2014년 ‘라인웹툰’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영어, 일본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웹툰을 번역해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글로벌 60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그래픽 노블’이 주류인 북미에서 웹툰의 성장세는 고무적이었다. 네이버는 아마추어 플랫폼 ‘캔버스’를 통해 현지 작가를 발굴·육성 중인데, 북미 캔버스의 연재작 수는 연 108%씩 증가 중으로 알려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2월 ‘2019 해외 콘텐츠 동향’을 통해 미국에서 디지털 만화인 웹코믹 형태의 만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히고, 그 이유로 △웹코믹은 대형 출판사와의 계약이 필요 없고 △작가의 자유가 보장되며 △배포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슈퍼 히어로 만화나 기존 미국 코믹스 만화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그리고자 하는 신진 작가들이 웹툰을 비롯한 웹코믹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외에 네이버는 와이파이 이용이 한국에 비해 제한돼 있는 미국의 환경을 고려해, 인터넷 연결 없이도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감상할 수 있는 ‘온투고(On-the-Go)’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에 공을 들였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작년 11월 북미 지역 네이버웹툰 MAU는 1천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에서 네이버웹툰 원작의 애니메이션 ‘신의 탑’을 동시공개하기도 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1화 공개 이후 미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올랐다.

미국을 본사로…글로벌 진출 포석 세운다

북미 성과가 고무적인 만큼, 네이버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용이한 미국 법인으로 본사를 옮긴 데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고 국내외 웹툰 IP 기반 수익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웹툰 IP를 이용해 드라마,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고 수익을 냈던 것처럼 웹툰을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핵심적인 원천 콘텐츠로 만들어, 장기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웹툰의 영상화 작업을 적극 추진한다. 이미 해외 판권 계약이 완료된 작품들을 포함해, 다수 작품의 영상화를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물밑 협의 중이다.

네이버 측은 “미국을 거점지로 안착시키고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IP 비즈니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글로벌 인재들과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양질의 웹툰을 원활히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남미 등 웹툰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으로 시장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웹툰 작품도 전세계 콘텐츠 허브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 남미 등 다른 언어권으로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 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상황 안에, 웹툰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웹툰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핵심 콘텐츠로 인정 받음으로써, 더 많은 웹툰 작품들이 더 다양한 IP로 진화하고 전세계의 팬들을 만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