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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LiMO) 합류에 나선 SKT의 속내는?

2008.05.13

SK텔레콤(www.sktelecom.com)이 뒤늦게 리눅스 기반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는 세계적인 기구인 리모(LiMo Foundation)에 가입했다고 13일 밝혔다.

리모는 2007년 1월, 리눅스 운영체제(OS)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 표준화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모토로라, 보다폰, NTT도코모, NEC, 파나소닉, 오렌지 등 7개 회사가 설립해 현재 국내외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관련 30여 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설립 멤버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코어 멤버인 LG전자, 어소시에이트 멤버인 KTF, 삼성SDS, ETRI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이 뒤늦게 이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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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는 외견상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 반도체 칩 업체 등 30여 개사 참여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단말기 제조 업체인 노키아는 불참하고 있고 미국 통신사들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

SK텔레콤이 뒤늦게 리모에 가입한 이유는 더 이상 세계적인 기술 흐름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리모가 힘을 받지 않더라도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플랫폼 기술과 단말기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미국이나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누리고 있는 막강한 시장 지배력은 해외에선 통하지 않고 있다. 폐쇄적 구조로는 해외 소비자에게 맞는 서비스 진출이 여의치 않다.

개방화된 플랫폼에 수많은 단말기와 통신 장비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해외 통신사와 경쟁이 가능한데 이런 구조와는 전혀 달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700MHZ주파수 경매 결과 통신사업자들이 망을 개방해야 하는 등 국내 서비스 환경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특히 정부의 지원과 수직 계열화된 서비스 모델이 해외에서는 전혀 먹혀 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인 모임에 참여함으로써 해외 사업에서 우군을 손쉽게 확보하면서 돌파구 마련을 엿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리모 가입을 계기로 기존 플랫폼 기술과 개발 경험을 살려 리눅스 기반 모바일 플랫폼 개발과 표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는 있다.

또한 향후 SK텔레콤 휴대폰에 리눅스 플랫폼을 적용할 경우, 다양한 국내외 서비스와 컨텐츠를 탑재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SK텔레콤은 각종 위원회와 기술 회의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은 물론, 플랫폼 표준화 개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SK텔레콤 C&I기술원 홍성철 원장은 “세계적인 통신 관련 업체와 함께 리눅스 기반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SK텔레콤의 기술력을 글로벌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고객에게 고성능의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휴대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모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주체들을 놓고 본다면 한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 회사이자 모바일 운영체제를 확보하고 있는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참여 명단에 없다. 또 미국 통신사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휴대폰 제조회사들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고, 이 시장을 놓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노키아의 경우 ‘심비안’을 통해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지속적인 웹 서비스를 휴대폰에 연동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 모바일’을 통해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Android; www.openhandsetalliance.com)를 발표하면서 우군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야후도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고, ‘아이폰(Iphone)’ 제조사인 애플도 통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모의 경우 이런 상용 모바일 운영체제를 보유한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일본 단말기 업체들이 이 대열에 합류해 시장 흐름을 바꿔보려는 의도도 흥미로운 점이다.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본 기업이나 삼성전자와 LG전자와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리모에 합류한다고는 하지만 이번 합류가 국내 통신 서비스 형태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 아쉬울 것이 없는 SK텔레콤이 굳이 개방회된 시스템을 확보해 나갈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해외 사업에서의 부진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리모의 대열에 뒤늦게 합류한 배경으로 해석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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