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유니콘 만든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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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환 제주창조경영혁신센터장.

지난 2016년 전국에 17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됐다. 5년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생태계 조성과 스타 기업육성, 지역의 혁신과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 스타트업의 생태계 구축에 일선에 있는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정환 센터장은 이번에 3번째 연임을 하게 됐다.

Q. 3번째 연임 소감은?

어느덧 5년이네요. 첫 임기는 2년이었고, 두 번째 임기 3년, 올해부터 다음 3년까지 함께하게 됐습니다.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제주의 창업 생태계의 토대가 없다시피 했지만, 지난 5년간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서 무척 보람찼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도 제주도민으로서 제주를 더 사랑하게 됐습니다.
첫 임기 때는 그동안 민간에서의 저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비전을 수립하고 운영해나갔습니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 주셔서 제주에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할 수 있었죠. 두 번째는 제주의 스타트업들이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드머니 투자 등 액셀러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제주에 맞는 다양한 지역혁신 프로그램들을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는 어떻게 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제주의 혁신창업생태계가 성숙한 단계로 올라서는데 일조할 수 있을까 구상 중입니다.

Q.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장점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새로운 연결을 통한 창조의 섬, 제주’라는 비전으로 기술 스타트업 뿐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과 브랜드에 맞는 좋은 스타트업을 키우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에 사회적 자본 등 혁신 자본을 키우고, 투자생태계와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 등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 정부가 경제관계부처합동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을 재정립했는데요. 이때 다양성, 개방성, 자율성의 가치로 지역 혁신문화의 허브가 되는 것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2015년부터 해왔던 방향성과 일치합니다. 전국의 센터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Q. 센터를 거쳐 간 기업과 성공사례는?

제주는 작은 섬이지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도시입니다. 이곳에서도 많은 기업이 도전하고 모험하고 있는데, 좋은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성공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모노리스입니다. 이 회사는 애월읍 무동력 레이싱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인데, 초기에 카카오가 조성한 제주창조경제혁신펀드에서 10억원을 투자하면서 후속투자 유치에 탄력을 받았고, 2019년 기준 78명을 고용하고 제주를 대표하는 테마파크로 성장 중입니다.
두 번째는 캐치잇플레이라는 회사입니다. 학습에 게임 기술을 접목해서 언어학습 애플리케이션 ‘캐치잇잉글리시’, ‘캐치잇코리안‘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넥슨의 사내벤처로 출발했습니다. 이 회사는 2018년 크립톤으로부터 2억원, 2019년 KDB산업은행 등에서 35억원 시리즈A 투자유치를 받는 등 후속투자를 계속 유치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업체는 루북이라는 회사입니다. 호텔리어 출신의 김한결 대표가 연회장 예약의 어려움을 발견하고 사업화해 성공한 사례입니다. 프리미어 등에서 4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전국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주요성과.

마지막으로 컨텍이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인공위성을 타깃으로 하는 데이터 수신 및 처리, 영상 활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외 우주 지상국 설치 및 운영을 지원하는 항공우주 테크 스타트업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출신의 이성희 대표가 만든 회사죠. 본사는 대전에 있으나, 2년 전 아이디어 피칭데이에서 발표를 통해 발굴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3000만원 시드머니 투자를 받았고, 그 이후 크립톤-제주 액셀러레이팅 개인투자조합 1호에서 1억원, 제주전략펀드 2호에서 10억원, 신한금융투자 주식회사에서 5억원 등을 받아 용암해수단지에 기지국을 세우고 위성데이터 가공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항공우주산업 허브인 룩셈부르크에도 진출하는 등 해외 진출까지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컨텍은 앞으로 제주에 기지국을 10개 이상 더 만들어야 하는데요. 저는 컨텍이 데이터를 통한 지역사회이익공유제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제주의 가시리 마을에 풍력발전 이익공유제가 있는 것처럼요.

Q. 제주지역의 창업환경과 상황은?

돌아보면 2016년까지는 우리 센터 외에는 창업 관련 기관이 거의 없었습니다. 2017년에 첨단과학기술단지에 혁신성장센터가 설립됐고, 이어 청년창업사관학교, 지난해에는 인재양성기관인 제주더큰내일센터가 오픈했고, 제주관광공사는 우수한 관광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주지역의 창업환경 생태계가 건강하게 커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양한 보육기관 및 센터가 오픈함에 따라 역할분담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 시제품을 만들고,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서 현장에 있는 멘토와 만나고 IR자료를 완성해서 투자자를 만나 투자유치를 하고, 낭그늘 사업에 지원해 소셜벤처 등 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해녀의 부엌‘의 경우, 센터를 졸업하고 낭그늘 사업에서 서비스가 완성돼 사업이 잘되고 있습니다.

Q. 제주형 창업의 가능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제주도는 1차 산업과 관광 산업의 비중이 워낙 높아서 고용이 불안정하고 사업기회가 적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이지만, 이런 전환 시점에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제주도의 농수산물의 경우 과잉생산, 가격하락, 소득감소,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산업이 성장하기 보다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변화하고 유통채널이 다변화되는 상황에 스타트업들이 뛰어든다면, 새로운 창업의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코워킹스페이스.

Q. 보람되거나 의미 있는 것은?

새로운 정부에서도 지역 혁신 창업생태계를 위한 센터의 역할과 기여가 인정돼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에서는 입주·보육기업이 성장하면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내면서 많은 분들이 센터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계십니다. 일례로, 재주상회의 경우 사계생활, 사계부엌을 통해 마을과 교류하면서 그 마을을 크리에티브한 공간으로 바꿔가는 데 의미가 있고, 카카오패밀리의 경우에도 구좌읍에서 시작해 향후 마을 전체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Q. 지역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센터의 역할과 다른 혁신센터와의 차별점은?

센터의 역할이 앞으로는 창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주를 ‘Creative City’로 변화시키기 위해 문화·사회적 기반에 투자할 혁신 자본을 조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의 지속적인 역량향상이 중요합니다. 직원의 학습조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포부는?

제주는 산업의 전환기입니다. 과도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식의 감귤산업과 관광산업만으로 지속가능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존산업과 새로운 산업이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으로 탄생해야합니다. 또한, 3~5년 내 제주에서도 상장기업이 나오고, 해외진출하는 기업들이 여럿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제주의 미래는 밝아질 것입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앞으로 창업생태계 구축을 강화하고, 다양한 보육기관 및 센터 등과 연계를 통해 혁신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카카오나 넥슨, 한라산 등의 지역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협업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약력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예술경영과 석사/ (주)카카오 기술본부장/  (주)카카오 로컬서비스 경영지원 유닛장/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1996 IR52 장영실상/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제주=한승현 기자 sh_ha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