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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드라이버, 근로자 맞다”

2020.05.31

타다 드라이버는 ‘근로자’일까, ‘프리랜서’일까. 타다 드라이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지난 28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타다 드라이버 곽아무개씨가 용역업체 ㅎ사, 타다 운영사 VCNC와 모회사 쏘카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곽 씨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정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을 취소하고, 그의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근로자냐, 프리랜서냐

지난해 5월 곽 씨는 타다에 운전기사를 공급하는 용역업체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드라이버 일을 시작했다. 타다의 감차 조치로 2개월여 만에 계약해지를 당한 그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프리랜서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산재보험을 비롯한 4대보험이나 퇴직금 등을 보장받을 수 없다. 곽 씨는 프리랜서 계약관계였지만, 일하는 과정에서 VCNC 등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와 지휘·감독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근로자라고 주장했다.

곽 씨는 VCNC 등이 출·퇴근 관리부터 근무장소 지정, 근무태도·복장 요구와 같은 상당한 수준의 지휘·감독을 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VCNC 등이 타다 드라이버 앱을 통해 대기지 이탈 시 차량 이동을 지시하고, 실시간 위치감시(어뷰징)를 해왔으며 고정적인 시급을 지급해온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초심을 맡았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곽 씨의 구제 신청을 각하했다. 타다 드라이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고 판정했다.

근거는 크게 네 가지였다. ①곽 씨가 운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간, 요일, 차고지 등을 선택할 수 있었다는 점 ②곽 씨가 노무제공을 원치 않는 경우에 피신청인이 이를 강제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 ③곽 씨가 업무수행하는 과정에서 VCNC 등이 지휘・감독을 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 ④신청인이 운전서비스 제공에 따라 일정 금원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근로의 대가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이다. 이를 토대로 지노위는 곽 씨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중노위 재심에서 이 판정이 뒤집힌 것이다.

플랫폼 노동에 미치는 영향

판정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중노위가 곽 씨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게 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또, 곽 씨의 사례에 한해 내려진 판정이기 때문에 다른 타다 드라이버들에게 확대 적용하기는 어렵다.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는 직업이 아니라 업무수행 방식을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중노위의 판단에 불복해 VCNC 등이 행정소송을 낼 수 있고, 이에 따라 곽 씨의 근로자성이 법원에서 번복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난달 타다 드라이버 20여명이 VCNC 등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들 역시 곽 씨처럼 근로자성을 인정해달라며 근무기간에 지급하지 않은 주휴수당 및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타다와 유사한 고용구조를 가진 파파도 이번 판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업체도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드라이버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회가 통과시킨 여객법 개정안(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렌터카를 활용한 플랫폼운송사업이 가능해지면서, 현재 국토부 주도로 모인 모빌리티혁신위원회가 시행령을 만들어가고 있다. 파파 운영사 큐브카의 김보섭 대표는 “혁신위가 만드는 제도에 따라 사업을 할 예정이다. 고용방식 역시 정해지는 것이 있다면 모두 따르겠다”라며 “그런데 이번 경우처럼 근로자로 인정 받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업일 때는 프리랜서 계약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노위 판정은 타다・파파를 넘어 플랫폼 노동 전반에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을 판별하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판정은 최초로 플랫폼 노동자인 타다 드라이버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점, 형식적으로 계약관계를 맺는 협력업체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타다 드라이버를 지휘·감독한 타다 측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플랫폼 노동은 개념적 용어이기 때문에 실제 업무형태나 계약 관계 등을 봐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근로자성 판정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이 기준이 향후 플랫폼 노동 형태에 대한 일정한 가이드로 참고될 것이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플랫폼에서 일하는 운전기사의 권익을 위해 조성된 플랫폼드라이버유니온은 오는 6월1일 타다를 시작으로 플랫폼 사업장에 대한 노동부의 대대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