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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N] ’25년’ 지속한 SKT 2G…’22일’간 종료한다

2020.06.16

7월 6일부터 27일까지 2G망 중단에 ’22일’ 소요 
사용자들 “과거 KT의 77일에 비해 현저히 부족”
SK텔레콤 “서비스 안정성 최우선 고려한 결정”

2G 휴대폰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가 결정된 이후 01X번호 사용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년 넘게 써온 번호가 하루아침에 바뀐다는 상실감에 더해 준비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불만이 속출하는 모습이다.

현재 SK텔레콤은 2G서비스 종료 작업에 신속히 나서고 있다. 15일 SK텔레콤은 7월 6일부터 2G 서비스 종료에 착수해 27일에는 완전 종료된다고 공지했다. 25년간 해온 2G 서비스를 22일 만에 정리한다는 것이다.

◇KT에 비해 “종료 준비 시간 너무 부족”

01X 번호 사용자들은 SK텔레콤의 ‘속전속결’ 처리에 불만이 가득한 상황이다. 먼저 서비스 종료 시기가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별 2G 서비스 종료 일정을 보면 7월 6일 0시부터 △강원도, 경상도, 세종특별자치시, 전라도, 제주특별자치도, 충청도를 비롯해 13일 △광주광역시, 대구광역시, 대전광역시,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20일 △경기도, 인천광역시, 27일 △서울특별시 등이다.

앞서 KT의 경우 2012년 1월 3일 서울을 시작으로 2012년 3월 19일까지 단계적으로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전국의 2G망을 종료하는데 걸린 기간은 총 77일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공지한 종료 기간은 7월 6일부터 27일까지 총 22일에 불과하다.

다음달 6일 종료를 앞둔 강원도, 경상도, 세종특별자치시, 전라도, 제주특별자치도, 충청도 거주자들의 경우 서비스 전환까지 20일 밖에 남지 않았다. 함께 한 번호가 갑자기 사라진다는 충격을 수습할 틈도 없다는 불만마저 나온다. 한 2G 번호 사용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강원도 거주자인데 다음달 6일 종료라니 너무 여유가 없다”며 “20년을 사용한 번호를 불과 20일 만에 정리하라니 황당할 뿐”이라고 썼다.

종료 시기에 대한 논란도 나왔다. 2G 서비스 종료 당시 KT의 2G 가입자는 전체 이용자의 1% 수준인 15만명 정도였다. 따라서 SK텔레콤 역시 1% 이하로 가입자가 줄어야 2G 서비스 종료가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6월 1일 기준 SK텔레콤의 2G 서비스 가입자는 약 38만4000명으로 전체의 1.21% 수준이다. KT처럼 잔존가입자 수가 1% 내에 들지 못했으나 서비스 종료가 승인된 것이다.

◇원치 않는 서비스 종료…보상안에 불만 폭주

시간 외에 보상 방안에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통부는 SK텔레콤에게 2G 가입자가 불편 없이 3G·LTE·5G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당장 3G·LTE·5G 단말기를 마련해야 하는 01X 사용자들은 보상안이 충분치 않다고 토로했다.

이통사의 2G 종료에 대응하는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카페의 한 회원은 “일부에서는 30만원의 지원금이 특별한 것처럼 보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SK텔레콤이 제시한 30만원 지원금은 2G 전환 가입자나 일반 가입자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과 같은 성격”이라고 비판했다.

보상을 바라고 지금까지 01X 번호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호소도 나왔다. 일부 자영업자는 01X 번호 자체가 신뢰의 상징이라는 호소도 있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20년 넘게 01X 번호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몇 년 만에 연락하는 고객도 종종 있다”며 “자영업자에게 01X 번호는 단순한 번호가 아니라 같은 번호로 오래 영업했다는 믿음의 의미도 큰데 그걸 누가 쉽게 포기하겠는가”라고 하소연했다.

◇SKT “통신 장애 우려…원활한 서비스 위해 종료”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를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2G망 노후화에 따라 고장이 급증했고, 예비부품 부족으로 수리가 어려운 품목이 있는 등 자칫 통신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는 과기정통부에서도 확인한 내용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네 차례에 걸친 현장점검과 전문가 자문을 검토한 결과 SK텔레콤의 일부 장비는 예비 부품 재고가 부족해 수리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T에 비해 종료 기간이 짧은 이유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2012년에 2G 서비스를 종료한 KT에 비해 현재는 햇수로 9년이 지난 만큼 장비 노후화가 더욱 진행됐다”며 “당장 통신 장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객 피해를 방지하고자 2G 서비스 종료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2G 가입자를 위한 전환 지원 사항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의 이용자 보호 조건을 전제로 서비스 종료가 승인된 만큼, 한 가지가 아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SK텔레콤은 2G 가입자에게 △휴대폰 비용 30만원 지원 및 월 요금 1만원 지원 △이용요금제 월 70% 할인 △갤럭시폴더2 등 무약정 적용 단말기 제공 등을 안내하고 있다. 요금 할인 기간은 변경 후 24개월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통신사업자로서 통신 장애가 우려될 만큼 장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 더는 2G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면 마지막 1명의 고객까지 모시겠지만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terr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