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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디카 잡네”…올림푸스, 84년 만에 카메라 사업 정리

2020.06.25

/올림푸스 재팬 홈페이지

일본의 카메라 제조사 올림푸스가 디지털카메라 등의 영상 사업 부문을 분사한 후 투자 펀드에 매각하고 카메라 사업 정리에 나선다고 24일 발표했다. 1936년 카메라 사업을 시작한 지 84년 만이다. 인수사는 구조조정 전문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로 알려졌다.

올림푸스는 “노력했지만 매우 어려워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카메라 시장이 축소된 것이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당초 현미경 메이커였던 올림푸스는 1936년 첫 카메라 ‘세미 Olympus I’를 출시했다. 당시 일본 근로자의 평균 월급보다 비쌌던 제품이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개발에 몰두했고 세계적인 카메라 제조사로 성장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확대되던 2008년에는 파나소닉과 마이크로포서드(18.0×13.5㎜) 규격의 미러리스 카메라 펜(PEN) 시리즈를 내놨다. 일반 DSLR, 미러리스에 들어가는 센서는 종횡비가 3:2지만 마이크로포서드는 종횡비가 4:3인 센서를 사용하는 것이 달랐다. 기기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2015년 제외) 일본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구가하던 올림푸스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23.4%로 캐논(30.9%)과 소니(25.9%)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의 무게 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2018년 전체 카메라 시장은 2010년과 비교해 84% 급감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올림푸스 재팬 홈페이지

이러한 디지털 카메라의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올림푸스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상사업 매출은 436억엔(약 4907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5% 수준에 불과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올림푸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영상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수준으로 추락했다. 사업 정리를 결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올림푸스는 이번 영상사업부 매각 이후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의료기기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의료용 광학기기와 현미경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입지를 더 다진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서 올림푸스는 “의료사업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영상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 올림푸스는 오는 30일 오후 6시를 기해 직영 매장은 물론 공식 온라인 매장 ‘이스토어’까지 폐점한다. 소비자가 보유한 마일리지와 쿠폰도 30일 오후 6시만 사용할 수 있다.

terr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