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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다시 다람쥐를 뿌릴 수 있을까

2020.06.26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

넥슨의 간판 MMORPG ‘바람의나라’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익숙한 말이다. 당시 초보사냥터에 등장하는 ‘다람쥐’를 잡기 위해 이용자들이 주문처럼 이 말을 되뇌었다. 다람쥐가 씨가 마를 정도로 이용자는 많았고, 넥슨은 ‘바람의나라’를 발판으로 한국 대표 게임사로 성장했다. 넥슨의 하반기 기대작 ‘바람의나라: 연’ 출시를 앞두고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 시절 ‘바람의나라’ (출처=NYPC 홈페이지)

넥슨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며 소위 ‘되는 게임’에 올인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 자사 인기 IP(지식재산권)을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 중인데 ‘바람의나라: 연’도 이 중 하나다. 특히 넥슨의 대표작인 1세대 MMORPG ‘바람의나라’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넥슨은 26일 ‘바람의나라: 연’ 사전등록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사전등록을 시작한 ‘바람의나라: 연’은 1996년 출시된 국내 최장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기반으로 제작된 모바일 MMORPG이다. 7월 15일 출시가 예상되며, 넥슨은 공식적으로 올여름 출시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슈퍼캣과 공동개발했으며 초기 원작 PC 게임의 직업 4종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를 제공한다. 게임 맵부터 NPC, 몬스터까지 원작의 향수를 살렸으며 모바일만의 콘텐츠를 새롭게 접목했다. PC판과 달리 김진 작가의 원작 만화를 경험할 수 있는 시나리오 모드도 추가된다. 게임 타이틀에 사용된 ‘연’은 원작 만화 여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접속자가 많은 서버 이름이기도 하다.

원작이 가진 상징성이 큰 만큼 ‘바람의나라: 연’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문제는 ‘바람의나라’ IP 자체가 이용자들과 함께 나이 들었다는 점이다. 현재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는 24년간 운영된 만큼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저조한 상태다. 바람의나라에 대한 추억을 가진 세대는 한정적이다. 또 원작 팬들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완성도가 낮을 경우 한순간에 팬심이 뒤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넥슨 측도 이 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바람의나라: 연’은 2018년 10월 공개 이후 당초 2019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완성도를 이유로 몇차례 출시를 연기했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 두 차례 테스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또 내부적으로 원작 팬을 중심으로 젊은 층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MZ세대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6월 넥슨 신작 발표 기자간담회 당시 서용석 넥슨 부본부장(현 넥슨 캐주얼그룹장)은 “원작 ‘바람의나라’를 사랑했던 유저들이 ‘바람의나라: 연’을 생각보다 기대해주는 것을 확인했으며, 향수와 경험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최근 몇 년간 뉴트로 감성으로 인해 2D 그래픽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2D 도트의 관점에서 원작 팬 외에도 다양한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넥슨 관계자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바람의나라: 연’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라고 외치던 이용자들은 다시 돌아올까. 주사위는 7월 던져진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