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작품, 법적 창작물로 인정 가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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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만든 그림이나 음악과 같은 창작물이 법적인 예술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저작권법 관점에서 창작물의 법적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전문가 토론회’에서 정상조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과거 평가절하받던 사진이 시간이 지나며 예술작품으로 법적 차원에서 인정받은 것처럼 인공지능 창작물도 법적으로 봤을 때 예술작품으로 보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최소한 저작권법이 예술 작품으로 보호할지 말지 차원에서 볼 경우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하지 못할 것은 아니라 본다”라며 “조만간 예술작품으로 보호, 인정받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누가 했는지에 대한 부분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이 만든 문화적 창작물을 법적 예술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사진=픽사베이

박주용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의 창작을 인간의 욕구 관점에서 해석했다. 그는 “사람이 굶지 않고 외롭지 않을 때 AI가 인간의 욕망을 충족할 기술이 될지에 대한 측면에서 미래 전망을 할 수 있다”라며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생각한다면 더 의미 있는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 강조했다.

소유권 문제를 둘러싼 논의도 나왔다. 이두갑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의 산물에 대해 어떻게 소유권 문제를 판단할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이 교수는 “과거 생물학과 의학의 지적 재산권 관점에서 학자가 기술에 특허를 냈을 당시 세금을 들인 연구로 나온 결과물을 개인 소유로 볼 수 있느냐는 점에서 문제시됐다”라며 “지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국가의 공익과 사익의 균형을 이루는 형태로 특허를 인정했고, 인공지능 관련 기술도 이런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창작활동의 예술 인정 여부 둘러싸고 난상토론

토론자들은 이날 토론회 1부에서 이상욱 한양대 교수와 김재인 경희대 교수의 주제 발표를 놓고도 여러 의견을 나눴다.

이상욱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인공지능이 △지각 없는 수행 △이해하기 어려운 실패 △계산과 실재의 간극 등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산출물을 예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김재인 교수는 19세기 예술 관점에서 창의성과 사회적 평가가 예술 판단의 가치인데, 현재 인공지능은 그 두 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찬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장은 “이 교수 발표 중 인공지능이 자각이 없다고 인공지능 창작물로 볼 수 없는지, 결과 예측이 어렵다고 창작물이 아니라 해야 하는지, 계산과 실제의 차이는 인간 창작물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 발표에서 창의성을 인정받은 성과라 말했는데, 성과가 없는 건 과연 창의성이 없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라며 “또 인공지능 컴퓨터의 ‘의식 없음’을 말했는데, 인고지능이 스스로 평가하기 어려우니 창의적이지 않다고 평가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아티스트 활동을 하는 김용훈 작가도 “인공지능이 지금 당장 예술을 한다고 판단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럴지 의문이며, 인공지능이 실패하는 데 있어 그걸 인간이 이해할 필요도 없다”라며 “대체로 예술가의 행위는 납득 안 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는 유엔 전문기구 유네스코(UNESCO)가 2005년에 채택한 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해결할 공동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했다.

한상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종합토론은 정상조 교수와 김용훈 미술작가, 박찬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장, 박주용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이두갑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전진성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팀장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