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는 왜 뉴패러다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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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를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소셜쇼핑’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위폰, 티켓몬스터와 같은 신생 소셜쇼핑 업체들 외에는 상거래에 소셜네터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는 소셜쇼핑이 의존하고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보다도 오래된 개념이다. 모든 상거래가 상호성을 전제로 하는 사회적 활동인 만큼 상거래 자체가 ‘소셜커머스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오늘날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소셜커머스’의 의미가 만들어진 것은 2005년부터였다. 당시 야후는 장바구니(Pick List) 공유서비스인 ‘쇼퍼스피어'(Shoposphere)를 선보였는데, 이것의 범주를 ‘소셜커머스’라고 불렀다. 이 때부터 소셜커머스는 상거래 플랫폼을 소비자들에게 ‘개방’하고, 소비자들 각자의 상거래 경험을 서로 ‘공유’시킨다는 ‘소비자 영역에서의 커머스 2.0’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후 트렌드가 웹 2.0에서 SNS로 넘어가자 ‘소셜커머스’의 의미는 조금 달라졌다. 커머스 2.0에 SNS라는 필요 조건이 더해진 것이다.

이처럼 소셜커머스는 소셜쇼핑과 같은 특정 비즈니스모델이 아닌 커머스의 소비자 영역에 나타나는 하나의 흐름이자 포괄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구현되는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단지 이커머스 사이트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과 연동되는 버튼을 추가하는 것 외에도, 페이스북의 오픈 그래프를 이용하여 개인화된 쇼핑 환경을 만들어 주거나, SNS 안에 상거래 전용 공간을 여는 것 모두가 소셜커머스다. 소셜쇼핑 정보들만 모아서 제공해 주는 ‘딜 어그리게이터'(Deal Aggregator)도 있고, 길트(Gilt Groupe)처럼 멤버십으로만 운영하는 소셜쇼핑도 있다. 심지어는 카드 결제 내역까지 SNS로 공유하는 서비스도 있다. (좀 더 많은 소셜커머스의 구현 방식과 사례들은 맨 아래 PPT를 참고)

위키피디아에서 소셜커머스에 대한 정의를 찾아 봐도 ‘상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SNS를 활용하는 이커머스의 한 종류’라고 두루뭉술하게 기술되어 있다.

“Social commerce is a subset of electronic commerce that involves using social media, online media that supports social interaction and user contributions, to assist in the online buying and selling of products and services”

하지만 이 정의는 소셜커머스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우선은 소셜커머스가 아우르고 있는 오프라인 커머스가 배제되어 있다. 또한 소셜커머스가 이커머스(electronic commerce)와 상당 부분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커머스라는 기존 패러다임으로 이해하기에는 새롭고 낯선 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소셜커머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합리성의 진화 : 익명의 ‘집단 지성’에서 신뢰할 수 있는 ‘소셜 지성’으로

커머스 2.0 사이트들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위해 도입한 소비자 ‘별점’ 등은 사실상 ‘익명의 다수결’과 다를 바 없다. 소유자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아이디는 익명에 가깝다 보니, 평가에 대한 ‘신뢰’ 문제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는 신뢰의 문제를 해결한다. 소비자들이 평가에 참여할 때 사용하는 SNS 계정은 단지 아이디가 아니라, 참여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참여자의 SNS 아이디를 클릭하면 그 사람의 SNS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SNS 계정으로 참여한 내역은 동시에 참여자의 SNS에도 기록된다. 이름을 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참여를 기록으로 남겨 공유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솔직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지인들에게 공개되는 만큼 자기 자신에 솔직하기 보다 지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하는 ‘가식’의 여지는 남아 있겠지만.

커머스 2.0은 다수의 참여가 만들어 낸 ‘집단 지성’을 합리성의 근원으로 삼았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는 ‘신뢰할 수 있는 지인들의 추천’, 다시 말해 ‘소셜 지성’으로 집단지성을 보완한다. 페이스북의 오픈그래프가 적용된 사이트에서는 페이스북 친구들이 추천한 상품 등을 따로 확인할 수 있다. 일일이 상품을 뒤지거나, 모르는 사람들의 평가에 의존할 필요없이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의 추천을 가이드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친구들은 취향이 비슷하거나 공통의 관심사를 갖기 때문에 구매 결정에 있어 전문가들보다 더 많은 신뢰를 준다. 소셜 지성을 구현하는 것은 커머스 사업자에게도 긍정적인데,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 쉬워지는 만큼 판매 또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세계를 상거래 공간으로

소셜네트워크는 증강 현실, 위치 기반 서비스처럼 오프라인 세계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의 도움으로 오프라인 사물까지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굳이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으로 공유하면 그만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이미 위치 인식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이미지출처 : 플리커 blog_bleistift>

홀로 쇼핑을 하고 있다면 마음에 드는 옷을 사진으로 찍어 친구들에게 바로 물어볼 수도 있다.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려 가까이에 있는 친구를 호출할 수도 있다. 상품 태그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해서 그것의 정보를 자신의 SNS에 북마크해 둘 수도 있다. 휴대전화에 내장된 GPS로 본인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고, 증강현실 앱으로 사물을 인식하여 그것을 쿼리로 하여 SNS의 친구들이 남긴 정보를 찾아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엄청난 변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정보들이 SNS를 연결 고리로 하여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셜커머스는 이처럼 소비자들이 이미 만들어 내고 있는 온오프라인 간의 정보의 흐름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 그 정보에 커머스 사업자 자신을 ‘태깅’하는 것이다.

커머스 사업자들은 포스퀘어와 같은 위치기반 SNS를 이용하여 체크인 하는 고객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탈의실 앞에 웹캠이 내장되고 사진을 바로 페이스북으로 전송할 수 있는 단말기를 설치하기도 하며, 행사와 관련된 트윗들을 한데 모아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시도들을 한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소비자들이 만들어 내는 정보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유리한 접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가만히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계속 정보를 생산하고 SNS로 공유하겠지만, 자신들이 태깅되지 않는 한 큰 홍보 효과나 트래픽 유입을 기대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포스퀘어로 체크인해야 자신들의 링크가 자동으로 삽입되고, 직접 만든 단말기로 사진을 촬영하여 페이스북에 올려야 그 사진에 로고를 노출할 수 있으며, 트윗들을 모아서 행사장에서 바로 보여 줘야 트윗에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이나 관련 태그가 언급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 방식에 최적화

인터넷 이전의 미디어는 일방적이었다.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TV든 신문이든 간에 단지 정보를 수용하는 일뿐이었다. 그 만큼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홍보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소비자들이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검색 결과에 자신들에 유리한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노출시키는 지가 중요해졌다. 커머스사업자들은 검색 키워드 광고를 하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심지어는 블로거들을 매수하기도 했다. 검색 결과로 잘 나오도록 하는 ‘검색 최적화’도 하였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이 점차 증가하면서(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이 구글의 트래픽을 넘어선지 오래다), 상황은 또 한 번 달라지게 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메시지를 열람한다. 필요한 정보는 친구들에게 묻는다. 이제는 검색 결과의 점유 외에도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추천’과 ‘언급’을 얻어 내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소셜커머스를 한다는 것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정보 이용 행태에 커머스를 최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언급되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커머스사이트로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낸다. 소비자들이 페이스북 계정으로 ‘좋아요’를 하고, 트위터로 리뷰를 작성하면, 소비자들의 SNS에도 똑 같이 기록되면서 사이트의 유입 링크가 남겨진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

나아가 소셜커머스는 검색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부 링크의 품질과 양을 검색 알고리즘으로 하는 구글만 보더라도, 소셜미디어와 연동하여 링크를 많이 만들어 낸다면 검색 결과에서 한 층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검색은 소셜미디어에서의 추천이 정확도의 기준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페이스북에서는 SNS 지인들이 추천한 것을 검색 결과에서 우선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다른 검색엔진이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사업자와 상품이 아닌 ‘사람’이 중심에 서다

이처럼 소셜커머스를 구현하면 소비자는 프로슈머이자, 마켓슈머, 소셜미디어에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통로로 변한다. 또한 합리성의 원천이자 온오프라인의 상거래 영역을 통합시키는 연결 고리가 된다.

커머스 사업자의 역할은 상품 정보를 등록하고 SNS와 연동되는 플랫폼을 개설할 뿐, 나머지는 소비자의 몫이다. 소셜커머스가 소비자들을 핵심동인으로 움직이는 만큼 소비자를 통제의 대상이나 부분적인 참여자로 봐 왔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소셜커머스는 소비자들을 커머스플랫폼의 규칙과 통제에서 해방시켜 최대한 자유롭게 SNS를 넘나들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어떤 SNS라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상품이나 콘텐츠라도 SNS로 담아 낼 수 있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애플리케이션이나 단말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상거래인만큼 소비자들의 참여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소셜커머스는 소비자, 곧 ‘사람’이 중심이다.

  • 참고 : 블로터번개특강 발표 PPT ‘소셜미디어의 상거래 혁명, 소셜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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