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신호로 심정지를 예측한다”…영역 넓히는 의료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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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영상의학에만 치중됐던 의료 AI 기술이 생체신호 분석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는 첫 발판이 마련됐다. 의료 AI 스타트업 뷰노(VUNO)는 식약처로부터 AI 기반 심정지 예측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에 대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입원 환자에게서 수집된 맥박, 호흡, 혈압, 체온 등 환자의 활력징후(Vital sign)을 분석해 심정지 발생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향후 24시간 내에 발생 가능한 심정지 위험도를 사전에 측정함으로써 심정지 사고에 조기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지금까지 국내외 병원에서는 ‘MEWS(Modified Early Warning Score)’로 부르는 활력 징후 평가지표를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하므로 예측 정확성(민감도)은 낮은 반면, 오경보율은 높아 알람 피로에 따른 한계가 지적돼 왔다.

반면, AI 기반의 뷰노메드 딥카스는 입원한 시점부터 수집되는 활력징후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MEWS보다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다. 최근 세계중환자의학회지(CCM)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뷰노메드 딥카스에 적용된 기술은 MEWS보다 2배 이상 높은 민감도와 절반 이상(59.6%) 감소한 경보 수를 기록하며 실제 오경보율을 크게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뷰노메드 딥카스에는 최신 딥러닝 기법 중 하나인 순환신경망(RNN)이 적용됐다.

국내에서 AI로 심정지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솔루션에 대한 임상이 진행된다 / 사진=픽사베이

 

의료와 첨단 ICT 기술 융합, 더 빨라질까?

한편, 이번 임상 승인은 향후 의료, 헬스케어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의 도입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의료 영역에서 정부는 그동안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 의료기기 도입과 지원 등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한 예로 이미 일선에서는 높은 정확도로 의사들의 진단을 돕는 AI 진단보조도구들이 보급돼 있지만, 병원에서 이를 확대 도입하기 위해 요구하는 의료 수가 인정 절차도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식약처로부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방식의 심전도 측정 앱 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애플도 얼마 전 국내에서 의료기기 GMP 적합성 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아직 완전한 허용은 아니지만 그동안 원격의료 이슈로 사용이 금지됐던 소비자 기기의 심전도 측정 기능이 일반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뷰노의 AI 기반 생체신호 감지 솔루션이 이번에 첫 임상 허가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국내에서 아직 시도된 사례가 없지만, 만약 뷰노가 이번 임상에서 좋은 선례를 만든다면 향후 실제 도입과 의료 AI 융합 솔루션 확산의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준 뷰노 대표는 “뷰노메드 딥카스는 뷰노가 오랜 시간 준비해온 비의료영상 분야 대표 연구 성과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이 제품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