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죽을 때까지 먹여줄게”…고(故) 최숙현 사건에 누리꾼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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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누리꾼의 분노가 들끓어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관련 폭로 글이 올라왔고, 소속팀이었던 경주시청 홈페이지에도 누리꾼의 성토 글이 폭증했다.

지난달 26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이었던 고(故) 최숙현 선수는 감독, 선배 등의 상습적인 구타와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등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인의 구체적인 피해사실이 올라왔다. ‘폭압에 죽어간 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결해주십시오‘라는 글에서 청원인은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청에 속해 있던 기간 동안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만 했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1만5600명의 동의를 얻었다.

글에서 밝힌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팀닥터, 선배 등이 고 최숙현 선수에게 저지른 가혹행위는 가히 충격적이다.

청원인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최숙현 선수의 체중이 늘자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 빵? 그럼 죽을 때까지 먹게 해줄게”라며 20만원 어치의 빵을 사 와서 “다 먹을 때까지 잠 못 잔다”고 협박하며 새벽까지 먹이고 토하게 만들었다.

또한 아침에 복숭아 1개를 먹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찼으며,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하는 등의 폭행을 20분 넘게 지속했다. 감독은 “팀 닥터 선생님이 알아서 때리시는데 아프나? 죽을래?”라는 질문을 연발했다.

이 밖에도 최숙현 선수가 살을 못 뺄 때마다 3일씩 굶기거나, 슬리퍼로 뺨을 때리면서 “내 손으로 때린 게 아니니 때린 게 아니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상기된 바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운동하면서 때리고 심한 욕설을 하는 것은 일상이었다”고 폭로했다.

이처럼 충격적인 뒷이야기가 알려지면서 평소 이용자가 없어 광고글로 도배되던 경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1일부터 누리꾼들의 항의글로 채워지고 있다. 게시자들은 “최숙현 선수들 폭행하고 고문한 악마들을 처단해 달라”, “이게 천년고도 경주의 실상이냐. 앞으로 경주로 관광을 가지 않겠다”, “죽음을 방관한 경주시청은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라”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경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또한 누리꾼들은 지난 2월,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청 소속팀의 감독, 팀 닥터, 일부 선수들을 상대로 가혹행위 등의 내용으로 고소를 진행한 것에 주목했다. 또한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경주시청, 경주경찰서에 신고 및 진정서를 제출했음에도 안타까운 선택을 막지 못한 것에 분노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서 청원자는 “최숙현 선수가 도움을 요청한 모든 공공 기관과 책임 있는 부서들은 그녀를 외면했고, 사건의 해결보다는 밖으로 새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고 적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 스포츠계에서 선수를 막 대하고 때리는 악습은 영원히 없어질 수 없는 것인지 절망스럽고 눈물이 난다”, “학창 시절부터 때리고 맞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스포츠계의 현실”, “경주시청뿐만 아니라 체육계에 만연한 문제인 만큼 이번 기회에 적폐를 뿌리 뽑자” 등의 글이 올라왔다.

고(故)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 제공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 자체 조사와 별도로 최윤희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고 최숙현 선수 관련 사안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이날 문체부는 “지난 4월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신고가 접수되었음에도 신속한 조사가 되지 않고, 선수 보호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이 사안에 대한 종합적인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다면 사법당국, 관계부처, 인권 관련 기관단체와도 공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