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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이 끝난 것 같다”…SKT, 2G 종료 순차 진행

2020.07.08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가 진행되면서 01X 번호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아쉬움도 커지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사용자들이 구형 2G폰을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서비스 종료가 예정된 지역의 상황을 공유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01X 번호 계속 사용을 위한 대법원 상고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2G 서비스 종료 안내문 /SK텔레콤

◇일부 사용자들 “이별을 준비하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5일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를 승인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 6일부터 지역에 따라 순차적으로 2G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수십 년을 함께해 온 번호를 보내는 이들은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복잡한 심경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많은 이들은 2G 종료를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SNS에 “이젠 정말 보내야한다. 2G 서비스가 아니라 011 번호를 잃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왜 그걸 못하게 하는지. 아쉽고 또 그렇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같은 번호를 오래 쓰다 보니 10여 년 만에 고객 전화를 받는 기쁨도 종종 누렸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랜 친구와의 이별을 준비해야겠다”고 썼다.

◇종료된 지역마다 ‘생존’ 여부 묻기도
2G 장비 철수는 6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01X 이용자들의 모임인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카페에는 각 지역 사용자들이 통화 가능 여부를 전하며 ‘생존신고’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회원들은 ‘경주는 예전부터 안되더니 주행 중 통화가 끊어졌다’, ‘천안시 서북구 일원 통신 불능’, ‘경북 구미 인의동은 잘되나, 옆 동네 구평동은 통화가 끊긴다’ 등의 정보를 공유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일부에서는 지역의 2G 서비스 종료일이 지났음에도 계속 연결이 되는 것에 ‘혹시나’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같은 시간에 일괄적으로 서비스 종료가 되지 않는다”며 “2G 장비 철수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동일 지역 내에서도 2G 서비스 완전 종료까지는 시차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6일부터 강원도, 경상도, 세종시, 전라도, 제주도, 충청도(광역시 제외)에서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중이다. 13일부터는 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에서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20일에는 경기·인천, 27일에는 서울에서 2G 서비스를 완전 종료하게 된다. 이러한 순서는 노후화 장비가 많은 지역과 사용량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22년 쓴 011, 이제 안녕”…진한 아쉬움
2G 서비스 종료가 진행되면서 SNS에는 2G폰 사진을 올리며 정들었던 기기와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2G 서비스 종료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SNS 사용자들

삼성 애니콜 2G 기기 사진을 게시한 누리꾼은 “23년 정도 같은 번호를 쓰면서 전화기를 5개 정도 썼다. 버티고 버티다가 아직도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쓰지 못하는 아재로서, 2G 서비스의 종료는 인생에서 청춘의 시기가 종료되었음을 통보 받는 느낌이다”라고 적었다.

모토로라 레이저 기기 사진을 올린 유저는 “13년 10개월. 누구보다도 나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이 녀석과도 오늘 작별 인사를. 22년을 쓴 011번호도 1년 후 안녕”이라고 적었다. 1996년 출시된 모토로라 스타택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노후화를 이유로 자비 없이 종료 되는구나. 그동안 수고 많았다. 다음 생에는 스마트하게 태어나라”라며 2G 서비스 종료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일부 사용자, 대법원 항소까지 불사
일부 01X 사용자들은 번호통합 정책에 반대하면서 ‘끝까지 가보자’며 단체 행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1·2심에서 패했지만 대법원 상고와 2G 서비스 종료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등을 준비하고 있다.

/010통합반대운동본부 공지사항

010통합반대운동본부는 ’01X 이용자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날개짓을 시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 6월 24일에 항소심 선고된 SK텔레콤을 상대로 한 ‘번호이동 청구소송’의 대법원 상고를 진행해 2주 이내 관련 소장을 제출하고 2G 서비스 종료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함께 제출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다시 한 번 번호통합정책 위헌청구소송을 진행하고 빠르면 상고 진행과 동시점에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지문에는 01X 이용자의 번호소멸위기를 막고 2G 서비스 종료로 인하여 불편을 겪을 01X 번호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내용도 담았다.

◇01X 번호 사용, 현실적인 문제 커 
하지만 정부 정책, 장비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정 경쟁과 번호 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이유로 010번호통합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년 가까이 이어진 정책의 연속성을 감안하면 예외를 두기가 쉽지 않다.

또한 5G 통신망 구축을 하고 있는 시기에 2G 서비스를 유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하면서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 급증 △예비부품 부족에 따른 수리불가 품목 존재 △장비별 이중화 저조 등에 따른 2G망 장애 위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앞서 지난해 5월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이용자들은 01X 번호 그대로 3G 이상의 서비스로 변경할 수 있게 해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했으나 같은 해 10월 원고 패소 판결이 났다. 재판부는 이동전화번호는 유한한 국가 자원이고, 정부의 번호이동 정책에 대한 재량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원고의 구체적 권리가 도출되지 않는다고 봤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이동전화번호를 구성하는 숫자가 개인의 인격 내지 인간의 존엄과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동전화번호는 유한한 국가자원으로서 가입자들의 번호이용은 사업자와의 서비스 이용계약에 관한 것일 뿐, 번호통합정책으로 인해 가입자들의 인격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재산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기존 2G 01X 번호 사용을 원하는 이용자는 내년 6월까지만 현재 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 그 이후엔 010 번호를 신규로 받아야 한다. 01X 번호유지를 희망하는 가입자는 01X 번호표시서비스 등을 통해 2021년 6월까지 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

 

terr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