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차이나] 中증시 ‘쥐락펴락’하는 ‘바링∙주링 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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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디지털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다. 모바일 사용자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지난해 6억2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용자의 중심이 급속도로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향하고 있다. 중국 전체 온라인 쇼핑중 모바일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금융영역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모바일 뱅킹이 대세다. ‘일상생활시 현금이 필요 없다’는 사실은 오래된 이야기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의 여파는 투자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진=픽사베이

중국 내 디지털 소비 시장을 이끄는 건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다. 각각 80년대생과 90년대생을 뜻하는 말로 중국의 밀레니엄 세대를 통칭한다. 정보기술(IT)기기를 활용한 막강한 정보력을 앞세운 이들이 증시 관련 모바일앱과 투자 플랫폼 등을 활용해 적극 투자에 나서면서 주식거래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심천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계좌 자산 50만 원 이하 중소 투자자가 대다수(80.0%), 10만 원 이하 투자자가 40.9%를차지하고 있다. A주식 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37.6세, 40세 이하는 60.3%, 2018년 새로 들어온 투자자는 30세 이하는56.2%였다. 바링허우와 주링허우가 중국 주식 시장의 주력군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 밀레니엄 세대들이 청운의 꿈을 꾸기 시작할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공포감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그래서 밀레니엄 세대들은 과거 나타났던 금융 위험들에 대해 아픈 기억도 생생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 순간 각종 IT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면서 자라온 세대이기도 하다.

알리바바의 대중성, 샤오미 회장의 혁신적 사고와 같이 젊은이의 흥미를 끄는 요소와 함께 모바일 주식 거래가 확대되는트렌드가 이들의 투자심리에 불을 지핀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일평균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전월보다 30% 급증했다. 대부분은 90년대 청년층이다. 주식거래 플랫폼을 통한 모바일 거래 비중은 무려 일간 13% 수준으로 지난 5년 평균인 3%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모바일 거래자 중 45%는 오직 모바일로만 주식을 사들이는 밀레니엄 세대다.

사진=중국망 제공

새로운 ‘동맹’ 트렌드도 생겼다. 주가 급등의 주역으로 떠오른 ‘청년부추’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인민개미’로도 불린다. 원래 ‘청년부추’는 윗부분을 잘라내도 또 자라나는 부추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전문성과 풍부한 자금을 갖춘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이용만 당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모건 스탠리는 올해 중국의 주가 전망을 2015년의 최고점보다 29% 더 높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주식 계좌 수에 따른 추정치다.

청사진만 있는 건 아니다. 중국 증시 ‘거품 붕괴론’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실물·금융시장 격차가 커지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진 탓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증시를 불쏘시개로 활용하려는 중국 정부의주가 상승정책, 이른바 ‘시진핑 장세’ 영향이란 것이다.

망가진 공급망 회복을 통한 수출 장려보다 내수 확대를 위해 증시 부양을 통해 민간의 소비 여력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위해 주식 시장 강세를 경기 회복과 연관된 대외 과시용 카드로 쓰고 싶어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래서 ‘국가주도 강세장’이 비극으로 치달았던 2015년 트라우마가연상된다.

어느 나라든 주식 시장의 개미는 단순하다. ‘개미’라는 별칭에 맞게 투자가 아닌 무리한 투기로 승부 한다.일확천금에 대한 기대에 눈을 멀게 한다. 과거 뼈아픈 추락의 기억은 손쉽게 지워버리고 쉽게 낙관적으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5년 전 대폭락의 충격을 잊고 디지털 정보력으로 무장한 개미 ‘부추’들이 뛰어들어 다시 달아오르는 것이 현재 중국 주식시장의 분위기다.

이상기 한중지역경제협회장 skle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