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에 씌워진 ‘주홍글씨’… 온투법이 해결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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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금융은 혁신금융일까 아니면 사기일까. 팝펀딩·넥스리치펀딩(넥펀)이 사기를 친 게 연이어 발각되며 업계 전체에 ‘주홍글씨’가 드리워졌지만, 사실 P2P금융의 취지만 놓고 볼 땐 엄연히 혁신금융임을 부인할 수 없다.

200여 곳에 달하는 회사 가운데 적잖은 수는 사업을 잘 한다. 1~2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대출 수요자들에게 적정 금리의 상품을 제공하고, 투자자들에겐 중수익에 낮은 연체율로 대체투자 수단이 된다. 몇몇 업체들은 획기적 리스크 관리로 대체투자에서 성공적 레퍼런스를 쓰고 있기도 하다.

다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기 사건들은 대중들에게 P2P금융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모든 투자상품이 다 위험한 게 아닌 것처럼, P2P금융이 모두 위험하지 않은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사진=픽사베이

P2P금융에 대해 금융당국은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팝펀딩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오는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 시점과 맞물려 업체 대출채권 전수분석을 예고했고, 이와 함께 P2P 가이드라인과 온투법에서 모두 개인투자자 투자 한도를 조였다.

P2P업계는 이 같은 당국 방침을 어떻게 생각할까. 채권 전수분석에 대해 업계는 “늘 해오던 일”이며 또 “꼭 필요한 일”이라 인식하고 있다. 팝펀딩 사기 사건은 금융감독원의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제 도약기인 P2P금융에는 일탈을 일으키는 회사를 잡아내기 위한 금감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P2P금융 생태계를 가꾸고 일부 물을 흐리는 회사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국 조사는 꼭 필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팝펀딩 사태로 사모 연계투자 유치가 무산됐다는 한 업체 관계자조차 “부작용보단 ‘옥석 가리기’가 더 시급하다”고 할 정도다.

개인투자자 한도 조정에 대해서도 의외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온투법에서 법인 투자를 허용하는 게 이들에겐 개인투자금 한도 조정의 반대급부, 또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중대형사 관계자는 “온투법 시행으로 기관투자자 유치가 허용되면 개인투자자에게도 좋을 것”이라 전망했다. “금융기관은 자산검증을 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전문조직이 있다. ‘전문가의 눈’으로 검증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에게 더 좋은 투자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검증된 회사에 많은 돈을 투자하길 바라는 투자자들에게 이번 개인투자자 한도 규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라면서도 “법인 투자 허용에 따른 실익이 더 큰 만큼 온투법 시행 후 업계가 잘 재편된다면 개인 투자 한도도 늘려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관투자 허용이 무조건 이 생태계를 개선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시중은행 파생결합펀드(DLF) 환매 연기, 라임자산운용 사기 사건,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 연기, 팝펀딩 사모펀드 사기 사건 등 지난해부터 벌어진 일련의 투자상품 부실 논란의 중심에는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있었다. 리스크 관리 전문조직을 갖추고 막대한 투자를 벌이는 조직들이다.

플랫폼 회사의 책임도 미룰 수 없는 부분이다. 넥펀 사태의 경우 이 상품을 판 네이버(네이버페이)와 신세계(SSG페이)가 광고를 해 투자금을 대거 모집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P2P회사 사기 사건의 경우 판매사 격인 플랫폼 회사에 책임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검증되지 않은 상품을 무분별하게 파는 사태를 막는다는 점에서 다소 늦었지만 긍정적 변화임은 사실이다.

금융위원회는 24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다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P2P업계를 대안금융의 중심축으로 키우면서 금융소비자도 보호하는 방법은 없을까. 무작정 규제도, 무작정 허용도 아닌 적절한 규제와 운용의 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업계는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