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케이블 잡은 KT, 현대HCN 인수로 유료방송 ‘1위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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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 KT가 케이블TV 사업자인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현대HCN 본입찰에는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참여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왔다.

당초 KT스카이라이프가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였지만 발표가 수일 늦춰졌다. KT스카이라이프가 가장 많은 입찰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고,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현대HCN 측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추측성 분석이 나왔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합병에 따른 ‘위성방송의 공적 책무’ 논란이 걸림돌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KT그룹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다가 국회에서 공공성 및 점유율 제한 논란으로 인수합병 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산하의 케이블TV 사업자인 현대HCN에서는 이러한 논란을 우려해, 인수가 6000억원(업계 추정치)에 가장 근접한 금액을 적어낸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해 우선협상자 발표를 미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HCN은 오는 11월 1일 존속법인인 ‘현대퓨처넷’과 신설법인인 ‘현대HCN’으로 분할을 계획 중이다. KT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공공성 논란 등으로 기간 내에 신설법인 인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 참가했던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현대HCN이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이라며, “물적 분할 시기에 맞춰 현금을 확보하려는 현대HCN 측과 KT스카이라이프가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불안한 1위 KT, 현대HCN 인수는 반드시 필요한 ‘수성 전략’ 

KT그룹이 현재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티브로드를 인수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LG유플러스가 턱밑까지 쫓아오는 상황이었다. IPTV로 시작한 통신 3사 중 KT는 경쟁사와 달리 케이블TV 플랫폼이 없었다. KT가 현대HCN을 인수하게 되면 IPTV-위성방송-케이블TV 플랫폼을 전부 갖추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으로 KT그룹(KT+KT스카이라이프)의 시장점유율은 31.52%로 시장점유율 1위다. 2위는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으로 24.91%, 3위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로 24.17% 순이다.

KT가 경쟁사에 비해 앞서 있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난시청 해소 등 우리나라 독점 위성사업자라는 점은 오히려 경쟁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KT는 3.95%라는 적지 않은 점유율을 가진 현대HCN 인수를 통해 확실한 1위 굳히기 전략을 강행했다. 특히 도심 지역 위주의 사업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점이 KT 유선방송 사업의 틈을 잘 메꿔준다 (딜라이브는 지분구조와 재무평가 논란 및 높은 인수가격 등으로 통신사의 인수합병 우선순위에서 다소 뒤쳐진 것으로 분석된다.)

KT가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KT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35.47%가 된다. 경쟁사가 딜라이브(점유율5.98%)와 CMB(점유율 4.58%)를 인수해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는 수준이다.

KT의 간절함이 SK 보다 조금 앞섰나? 

SK브로드밴드 또한 이번 현대HCN 입찰에 적극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금액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KT 다음으로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근소한 차이지만 LG유플러스 밀려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중장기적으로 풀어내야 할 숙제와 같은 것이다. 유무선 결합상품 이슈 등 사업적인 완성도 또한 유료방송 시장에서 확보해야 한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LG유플러스를 3위로 밀어내고 KT를 추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현대HCN 입장에서도 인수합병 이후 인허가 과정이나 고용 승계 등 직원 복지에서 SK브로드밴드를 더 선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는 KT스카이라이프로 결정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KT의 간절함이 SK브로드밴드 보다 약간 앞섰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유무선네트워크 결합을 통한 양사 시너지 극대화, 방송상품 중심의 실속형 신상품 출시로 시장 경쟁 활성화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방송의 공적책무인 지역성 강화와 위성방송에 요구되는 공적책무 확대, 이용자 후생 증진에도 노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HCN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국내 유일 위성방송사로서 방송과 방송의 M&A라는 측면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다”라며, “우선 기업결합심사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