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차이나] ‘양신일중’ 통해 ‘5G 주도권’ 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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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가 삶을 변화시켰다면 5G는 전반적인 사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5G,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기술 덕분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했다. 향후에는 온라인교육, 재택근무, 원격의료 등 전 산업에 걸친 디지털 혁신을 통해 우리 일상은 비대면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다가올 디지털경제 시대의 바탕은 5G다. 미중 미래 산업의 ‘기술패권 전쟁’의 중심에도 5G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역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G와 AI 등을 선점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5G는 네트워크를 뛰어넘는 중요한 플랫폼을 창출한다. 데이터의 종류와 양이 폭증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기술(IT)과 통신 인프라 혁신도 이루어졌다. 글로벌 통신과 AI·빅데이터·클라우드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선진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5G망 구축에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했고 신 수익원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2020년 글로벌산업비전(GIV)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산업의 세계 경제 기여도는 매년 늘고 있다. 5G는 장기적으로 비ICT 투자 대비 6~7배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경제와 온라인 거래의 중심은 ‘플랫폼’이다.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은 미국 내 시장점유율 37.7%(2019년 기준)에 육박한다. 애플 앱스토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626조원에 달한다.

화웨이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산업비전(GIV)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소비자 1명은 평균 5대의 스마트 기기를 보유할 전망이다. 80억대의 스마트폰 외에도 200억대 이상의 PC, 태블릿PC, VR 헤드셋, 스마트워치, 스마트스크린 등의 기기가 보급될 예정이다.

/픽사베이 제공

중국의 경우 전 세계 GDP의 34.8%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전 세계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30조2000억 달러였는데 중국은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15.6%를 차지했다. 중국은 14억 인구를 내세우며 세계 최대 5G 시장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전력, 광업, 항만, 석유, 가스, 제조업, 철강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5G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산업 정책 방향은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관련 기술을 전통 산업에 적용해 한 차원 더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신형 인프라 디지털 기반구축, 이른바 ‘디지털 경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양회(兩會) 개막식에서 발표된 보고에서 5G 산업을 ‘양신일중(兩新一重)’ 계획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꼽았다. ‘양신’이란 ‘신(新) 인프라’와 ‘신형 도시화’를 의미하고 ‘일중’은 교통·수리 등 토목건설 사업을 말한다. ‘신 인프라’에는 5G·사물인터넷·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이 포함됐다.

양회를 통해 중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및 소비 위축에 대응하고자 1000조원 규모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함께 인프라 건설에 투입되는 지방 정부 특수목적채권을 3조7500억 위안(약 637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마련한 재원을 민간 경제 활성화에 쓸 방침이다. 특히 양신일중을 중심으로 ‘신소비’ 창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토목 공사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면 이제는 첨단 SOC사업으로 여겨지는 5G 기지 구축 등 디지털경제화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디지털 데이터 댐’ 구축이다. 매주 약 1만 여개의 5G 기지국을 설치해, 중국 성(省)급 이상 도시에 5G 기지국을 올해 말까지 60만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5G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요금제를 인하해 서비스 가입자가 이미 1억명을 돌파한 중국의 5G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선진국보다 5G 상용화 서비스는 늦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뒀다는 평가다. 또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의 5G 표준 정립에 대한 네트워크 인프라 기업들의 기여도에서 중국은 41%를 차지하며 경쟁국들을 압도했다. 화웨이가 주도하는 사물인터넷(NB-Iot)이 글로벌 5G 표준화가 되는 등 5G 리더십의 지표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도 있다. 여전히 산업, 기업 간 디지털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국의 차세대 정보 기술은 대부분 ‘소비와 서비스’ 영역에만 집중된 상태다. 제조업 등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초보 수준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디지털화 수준 차이도 상당히 크다. 5G의 자동화, 정보화, 디지털화 수준에서도 아직 뒤떨어져 있고, 핵심 기술은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아직 대외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하에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즉 DNA(Data, Network,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화를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중국이 5G 등 핵심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언젠간 미국 경제 규모를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5G 글로벌 주도권을 노리는 중국판 ‘디지털뉴딜 정책’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으로 삼는 것도 필요하다.

이상기 한중지역경제협회장 sgle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