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HDC현산, 아시아나항공 M&A 결렬도 염두 법률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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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내부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거래 성사 및 거래 무산과 관련한 여러 가능성에 대해 법률 검토를 벌이고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의 한 변호사가 조언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거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 M&A 거래 진행과 관련한 다양한 법률적 상황을 논의 중이다. 논의되는 사안에는 거래 성사를 위한 방안도 포함돼 있고 인수 계약금(약 2500억원) 반환을 위한 절차와 전략도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변호사측은 “외부에 있어서 통화가 어렵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계약금 반환 소송의 내부 검토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실 무근”이라며 “현산은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거래가 잘 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 매각측에 요구했고 최대한 거래가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래 진행과 관련 여러 방향성에 대해 법률 조언을 받고 있다는 것은 매각측처럼 인수측도 거래 성사와 거래 불발 모두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6일 “인수 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가량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지난 24일 공문을 통해 제안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산업 정상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최초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M&A 거래 관계자들은 그러나 “딜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계약금 반환 소송을 두고 양측이 모두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관련 기관도 사실상 거래가 결렬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14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 같이 기관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가 결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같은 관계자는 “법률 이슈로 먼저 거래 종결을 선언할 수 없는 미묘한 상황에서 정부 당국자가 이 정도로 말했다는 것은 정부 내에서도 사실상 의견 정리가 끝났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김앤장은 법률 문제와 관련 많은 협업을 했다. 2006년 정몽규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 재판의 변호를 맡기도 했고 2010년부터 2019년까지는 현대산업개발의 사외이사를 김앤장 변호사가 맡았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매각측은 “알지 못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양측이 서로의 내밀한 움직임을 모두 파악하고 있고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며 향후 진행할 정무적 행보의 방향성을 이미 설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1%의 가능성이야 남아 있지만 지금은 아시아나항공 거래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봐도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누가 거래 결렬을 선언하느냐에 거래 무산의 책임이 일부 안겨질 수 있는만큼 결렬 선언을 최대한 자제하며 소송에서 유리한 상황을 차지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단계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M&A란 모르는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