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M’ SKT의 방식은 카카오와 닮은 듯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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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통신 서비스’ 기반 SK텔레콤은 ‘인터넷 서비스’ 기반의 카카오와 닮은 듯 다르다.

SK텔레콤으로 대표되는 통신 대기업이 내놓는 서비스는 주로 제휴관계를 통해 등장한다. 규모도 있고 그럴듯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에는 무언가 모자라다. 세심함과 결정력이 부족하달까.

인터넷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시가총액 10위권을 오르내리는 카카오가 내놓은 서비스들은 참신하고 친근하며 생활밀착형에서 더 나아가 생활안착형 서비스가 됐다. 카카오톡, 카카오내비, 카카오T(대리, 택시 등)가 그러하다.

통신과 인터넷,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 이른바 ‘근본’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 SK텔레콤이 손을 댄 싸이월드가 망한 이유와도 같다. 싸이월드 출신들은 입을 모은다. “대기업(SK텔레콤)이 싸이월드를 인수했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능가하는 잠재력이 지워졌다고. 답답한 결제라인과 꽉막힌 의사소통 탓에 혁신성이 지워졌다고.”

카카오는 벤처에서 출발했다. 카카오의 역사가 짧다고 느껴졌지만 벌써 10여년이다. 그리고 시총 30조원을 바라보는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카톡 메신저 하나로 무슨 사업을 키울 수 있겠냐던 질문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나라 생활밀착형 서비스 시장을 휘어잡았다.

근본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작은 변화 보여준 SKT

그동안 직접적 경쟁관계가 성립이 어색했지만, SK텔레콤과 카카오는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다.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최종소비자 대상의 서비스다. 더 이상 통신이냐 인터넷이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 사실 이동전화 기반이냐, 메신저 기반에서 출발한 서비스냐를 따지기에 우리사회는 너무 디지털화 됐다.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누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인가만 보면된다.

SK텔레콤의 T맵은 점유율면에서 카카오내비를 55% 대 20% 정도로 크게 앞선다. T맵이 가진 지도와 가입자를 통해 쌓아놓은 데이터 등 기술적 측면에서 카카오내비의 경쟁력이 떨어진 탓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내비가 주는 친근함과 연계 서비스 등 마케팅 측면에서는 카카오내비가 아직도 우위에 있는 듯 느껴진다.

T맵택시와 카카오택시를 비교하면 카카오가 월등히 앞선다. 국민 메신저로 떠오른 카카오의 확장성이 주된 이유지만, 핵심은 소비자 친화적인 마케팅과 침투력이다.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는 최근 상황이 여유롭지 못하다.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 5G 투자 등 천문학적인 네트워크 투자비용, 수익성 악화, 통신비가 비싸다는 부정적 인식 등의 문제에 둘러싸여 있다. 극복 방법은 ‘콘텐츠와 부가서비스’ 등 소비자 친화적 신사업이다. 네이버·카카오 등과 지향점이 같다. 계급장을 떼고 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굳이 계급을 따지자면 통신망을 가진 통신사가 높지만, 계급 역전은 생각보다 더 일찍 올 수 있다.)

‘고요한 택시’ 서비스 제공을 하는 코액터스 송민규 대표가 SKT와의 협업 발표에서 고요한 택시를 이용하고 후기를 올린 한 어린이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SK텔레콤이 소셜벤처인 코액터스와 함께 29일 출시한 모빌리티 서비스 ‘고요한 M’은 SK텔레콤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다. 거창하게 생색낼 만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앞으로 SK텔레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 (지난 2018년 시작된 고요한 택시 협력의 연장이기에 다소 늦은감도 있지만…)

SK텔레콤은 코액터스와 같은 벤처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그들이 밥상을 차릴 수 있도록 두고, 기술적인 지원으로 숟가락만 얹었다. 무임승차란 말이 아니다. T맵택시와의 연계를 비롯해 청각장애인용 ADAS, 스마트워치 등의 ICT 기술을 얹어서 중장기적인 사업 확장성을 마련했다. 사회적 상생 이미지까지 구축해 가장 시급한 부정적 이슈도 조금은 덜어냈다. 이 정도면 훌륭한 마케팅이다. 시대가 변한 만큼 바뀌어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