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나만...?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 위법 논란 시달리는 까닭은

2020.07.29

위법 시비 휘말린 네이버 1대1 법률상담

5.5% 수수료 변경됐지만 갈등 여전

법조계는 플랫폼 종속 우려…변화 필요하단 목소리도

네이버의 전문가 유료상담 서비스 ‘지식인 엑스퍼트(지식iN eXpert)’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변호사가 받는 상담료 가운데 네이버가 수수료로 가져가는 5.5%를 두고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 일로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검찰에 고발당했다. 지난 28일 지식인 엑스퍼트 결제수수료 체계를 변경하기로 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서비스가 위법하다고 보고 있어, 관련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위법 논란 휘말린 ‘유료 버전 지식인’

작년 말 출시된 지식인 엑스퍼트는 한마디로 ‘유료판 지식인’이다. 법률·세무·노무·뷰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1대1 유료상담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문제는 수수료에서 불거졌다. 네이버는 변호사가 받는 상담료의 5.5%를 결제수수료로 책정했다. 현행 변호사법 제34조에 따르면 변호사가 아니면서 법률사건·사무를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 또는 알선하고 금전적인 대가를 받으면 이는 불법이다. 이른바 ‘법조 브로커’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다.

특히 일반적인 결제수수료보다 높은 5.5% 요율이 논란이 됐다. 일부 변호사들은 네이버가 결제대금 이상의 차액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여해법률사무소가, 이달에는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가 차례로 네이버를 검찰에 고발한 배경이다.

실비 혹은 대가, 네이버의 변(辯)

네이버는 위법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네이버 이용자가 ①어떤 변호사에게 상담을 신청하고 ②어떤 내용을 상담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를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사 선택권은 이용자에게 있다는 취지다.

수수료 역시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실비 변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전액을 결제대행업체(PG사)에 지급하고 있어, 수수료로 얻는 이익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휴대폰 결제・상품권 결제 등은 원천 수수료율이 대략 7~1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런 경우 전문가들이 상담을 동일하게 진행해도 결제수단에 따라 수익 차이가 생기게 된다”라며 “비실물 거래 과정에서 생기는 결제사고 위험성 등도 감안해 PG사와 논의 끝에 통합 결제수수료(5.5%)를 일괄 적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28일 네이버가 지식인 엑스퍼트 수수료율을 기존 5.5%에서 최저 1.65%로 낮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통합 결제수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네이버가 돌연 결제수단별 수수료로 체계를 변경한 것이다. 대신 결제수단으로 휴대폰·상품권·T머니 결제를 제외하고 신용카드(3.74%)·계좌이체(1.65%)·네이버페이 포인트(3.74%)만 사용가능하도록 정했다. 변호사법 위반 논란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네이버는 “PG사와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끝에 내려진 결정으로, 이번 변호사법 위반 논란과는 무관하다”라며 “결제수수료가 5.5%였을 때도 중개 수수료를 취한 것이 아니므로 법 위반 사항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한법협 “네이버, 눈 가리고 아웅한다”

물론 한법협의 생각은 다르다. 한법협 고발대리인인 김정욱 변호사는 이날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수수료 인하 조치를 한 것만으로도 네이버가 문제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PG사라는 점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네이버는 PG사에 결제수수료 전액을 주고 있다고 말하지만, 네이버페이를 통해 네이버 유관사에 이익을 돌리고 있다”라며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법에서는 (변호사 소개·알선으로) ‘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 이익의 범위도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수수료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 트래픽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 네이버가 이익을 얻고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작년 독립 분사한 곳으로 엄연히 다른 기업이다. 서비스 주체인 네이버가 얻는 이익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전문가가 늘어나면 플랫폼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블로그와 같은 개념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2013년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고발당한 온라인 법률·회계 서비스 업체 로시컴의 사례다. 이메일·전화·방문을 통한 변호사 상담을 연결해주고 상담료를 나눠가져, 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였다.

결과는 불기소처분이었다. 검찰은 서버관리 유지비, 고객센터 운영비, 소프트웨어 개발유지비 등을 감안하면 로시컴이 실비 이상을 수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로시컴이 사이트 이용자가 어떤 변호사에게 상담을 신청하고 그 내용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관여하지도 않은 이상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네이버의 해명과 닮아 있는 대목이다.

‘공룡에 먹힌다’ 불안한 변호사들

변호사업계 일각에서 지식인 엑스퍼트를 경계하는 기저에는 법조계가 ‘녹색 공룡’ 네이버에 종속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다.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가 이른바 ‘주류 플랫폼’이 될 경우, 이는 사무장이 영업 경로를 장악해 변호사를 종속시키는 것과 질적으로 동일하다. ‘사무장 로펌’처럼 자본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으로 인해 변호사의 독립성과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김정욱 변호사)”는 우려다. 지식인 엑스퍼트의 영향력이 커지면 추후 네이버가 수수료를 올려도 변호사들이 쉽사리 플랫폼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는 합당한 지적도 나온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률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보 비대칭성’을 신기술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전세계적으로 ‘리걸테크(Legal+Technology 합성어·신기술을 활용한 법률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법률시장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같은 플랫폼이 확대되면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다양한 변호사들에게 폭넓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거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대한변협은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에 대한 유권해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