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해외까지”…세계 최대 스타트업 지원센터 ‘프론트원’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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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디캠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스타트업 지원센터 ‘프론트원’이 30일 마포구 공덕동에 문을 열었다. 올해까지 100개 이상의 유망 스타트업이 입주하는 프론트원 20층 건물의 넓이는 광화문 광장의 2배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개관식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참여해 프론트원의 성공을 기원했다. 또 디캠프의 7월 디데이 행사도 함께 개최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프론트원 개관식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 / 사진=디캠프

“실패해도 괜찮아”…K-스타트업 요람, 프론트원

프론트원은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지향하는 스타트업 빌리지다. 10인 스타트업 기준으로 120개 기업이 입주해도 혼잡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또 창업자들이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의식주 지원에 공을 들였다. 아이돌봄 서비스, 수면실 같은 편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프론트원 입주 중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부분은 일인당 관리비 5만원뿐이다.

스타트업도, 정부도 프론트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실패해도 괜찮은 스타트업 도전 문화’가 이젠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점에 뜻을 함께했다. 입주 스타트업 대표로 개회사에 나선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한국에도 실리콘밸리처럼 실패한 스타트업이 재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라며 “디캠프와 프론트원이 스타트업 문화 혁신론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프론트원에서는 창업 멘토링부터 아이디어 교류, 투자자 연계까지 모든 과정을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연대와 협력의 드라마가 써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현재 프론트원 입주가 확정된 기업은 90개사다. 연말까지 총 1000여명이 이곳을 거점 삼아 근무하게 된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프론트원이 IBK창공, 서울시창업허브와 함께 ‘강북의 판교’를 형성하는 중심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론트원 입주를 위한 관문 ‘디데이’

프론트원에 입주하려는 기업은 먼저 디캠프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 디데이(D.DAY)를 통과해야 한다. 지원에는 국적을 포함해 일체의 제한이 없다. 2013년부터 개최된 디데이 본선 무대에는 지금껏 389개의 스타트업이 올랐으며, 토스(2014년 4월)는 디데이 출신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까지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개관식에서도 2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총 7팀이 디데이 결선 무대에 올랐다 △디자이너 중심의 협업 소프트웨어를 앞세운 ‘픽셀릭’ △AI 기반 로봇안전지능 솔루션 개발사 ‘세이프틱스’ △3D 프린팅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맞춤형 안경을 제작해주는 ‘브리즘’의 콥틱 △비대면 온라인 강의에 최적화된 강의용 문서 작성 툴 ‘슬리드’ 개발사 비브리지 △영상 기반 오프라인 방문자 데이터 분석 솔루션 개발사 ‘메이아이’ △Z세대 겨냥 대학생활 캘린더 서비스 ‘슥삭’의 이십사점오 △정신 건강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전문 개발사 ‘하이’ 등이다.

디데이에서 각 팀에 주어지는 여유는 발표 시간 5분과 질의응답 7분을 포함한 15분 남짓이다. 짧은 순간 내에 각 팀의 아이템과 사업 비전을 명확히 전달해야 하는 만큼, 발표를 담당한 각 스타트업 대표들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오랜 준비와 절실함이 담겨 있었다.

프레젠테이션 중인 비브리지 박정현 대표 / 유튜브 라이브 갈무리

첨단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안경 브랜드 브리즘, 가격도 ‘혜자’

프론트원 개관과도 맞물려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 이번 디데이의 최종 승자는 콥틱이었다. 박형진 콥틱 대표는 “세상엔 각양각색의 얼굴이 있지만 내게 딱 맞는 안경을 찾는 일은 참 쉽지 않다”며 “3D 스캐닝, 3D 프린터,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브리즘은 매장에서 로봇 스캐닝으로 고객의 얼굴을 정밀하게 측정한 뒤, 사용자에게 걸맞은 최적의 안경을 제안한다. 옵션에 따라 코높이+귀높이+미간 사이 사이즈까지 정밀하게 고려한 맞춤형 안경을 제작할 수도 있다. 경력 25년 이상의 안경장인, 3D 프린팅 전문가 등이 모여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했으며, 이를 통해 유럽에서 비슷한 제품이 70만원대에 판매되던 것을 10만원 중반까지 낮춰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국내와 달리 안경사법 규제가 없는 해외 진출 시 기대할 수 있는 잠재적 가치, 명확한 타깃 고객층, 현실적인 사업 확장 계획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안경계의 테슬라로 거듭나겠다”며 “안경이 고민인 심사역들도 꼭 브리즘을 찾아 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종 우승팀인 콥틱은 기업 투자와 별개로 디데이 우승상금 500만원이 전해졌으며, 함께 디데이 결선 무대에 오른 6개 팀에도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우승상 ‘프론트원’을 거머쥔 스타트업 콥틱

5년간 2700개 스타트업이 프론트원을 거친다

김홍일 센터장은 “프론트원은 실패와 실수를 격려하는 문화, 일상 속 혁신에 도전하는 창업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조성한 스타트업 지원 공간”이라며 “프론트원은 미래 세대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밑바탕 삼아 국가적 성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프론트원에는 입주 기업 관리를 위해 롯데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 하나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뮤렉스파트너스등 민간 AC, VC 운영사와 핀테크지원센터, 신한퓨처스랩,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도 파트너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들은 프론트원 내에서 입주기업 선정 및 투자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디캠프와 함께한다. 입주 기간은 파트너별 운영 정책에 따라 다르지만 최장 3년까지 머물 수 있다.

정부는 프론트원을 통해 스타트업 자금 지원, 교육, 주거 공간, 해외진출을 통합 지원한다는 구상이며, 5년간 15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해 27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육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