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걱정 반 ‘데이터 3법’ 시행… 3대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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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데이터3법이 오늘부터 시행된다. 데이터3법은 ‘4차 산업혁명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 이용의 활성화 및 관련 신산업 육성을 위해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통칭한다.

특히 가명정보 도입, 독립 행정기관으로 격상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출범은 유연하고 체계적인 데이터 기반 경제 확립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법 제정 초기부터 일부 시민단체 등이 제기해 온 ‘개인정보 도둑법’ 논란은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로 꼽힌다.

① 데이터 산업 진흥을 위한 가명정보 도입

데이터3법을 통해 도입된 개념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가명정보’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 구성 요소 중 일부를 가리거나 대체해 신원을 식별할 수 없도록 만든 정보다. 식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거한 기존의 익명정보 개념보단 조금 더 완화된 형태다.

예를 들어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40대 남자 공무원 김씨’는 가명정보에 해당하며, ‘서울 금천구 거주 40대 남자’는 익명정보다. 만약 이런 가명정보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비슷한 조건의 집단을 그룹화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한층 쉬워진다. 반대로 익명정보는 그룹화 자체가 쉽지 않아 활용폭이 좁다.

데이터 산업 진흥과 개인정보보호 측면의 조화를 맞추기 위해 마련된 데이터3법의 취지를 미루어 볼 때, 가명정보 도입은 꽤 합리적인 절충안이라 볼 수 있다. 개정된 개인정보법 시행령은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 특정 목적에서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하거나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명정보의 결합과 안전성 여부 등을 심사하는 전문기관도 지정된다.

② 장관급으로 격상된 개보위, 강력한 컨트롤 타워 역할 기대

데이터3법 발효와 함께 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가 9년 만에 국무총리실 소속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공식 출범했다. 그동안 체계적인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부재해왔다는 지적 아래 그동안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에 분산돼 있던 개인정보보호 관리감독 기능이 개보위로 일원화됐다. 초대 위원장은 윤종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이다.

개보위에는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 확대라는 상반된 가치를 조율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 정책 수립과 독자적인 감독 권한이 부여된다. 산업계는 개보위를 통해 개인정보 처리 근거가 보다 명확해지고 신산업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 제공자인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도 실권을 지닌 개보위의 등장은 데이터 제공에 따르는 불안감을 일부 안심시켜 줄 요소다.

개보위는 우선 가명처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관리감독 부서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고에 대응하는 범정부 합동조사 협의체도 도입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과 관련된 서비스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개인정보 침해요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신산업 육성 기반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③ “감시자가 되겠다”…의심을 거두지 않는 시민단체들

한편, 데이터3법 준비 과정부터 세부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해온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를 ‘데이터 도둑법’이라 부르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인권연구소 등 10개 시민단체는 4일 “우리의 개인정보에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데이터3법이 기업의 이익 중심으로 편향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주로 △‘과학적 연구’ 같이 허가된 가명정보의 사용 목적이 불명확하며 기업에 이를 확인할 장치가 부재한 점 △기업간 가명정보 결합은 물론 반출, 거래까지 가능하게 한 점 △가명정보 목적 달성 후 삭제하도록 한 시행령 규정도 기업의 요구를 받아들여 폐기한 점 등을 들고 있다.

가명정보의 경우, 각각의 정보는 가명일지라도 이것들이 결합되는 과정에서 사실상 신원 식별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개보위 출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개보위가 정말 독립적인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다.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출신 고위 관료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은 상황에서 과연 정부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성명에 참여한 시민단체 연합은 “정보주체의 보호를 도외시한 정책의 추진은 오히려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지체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달라”며 “올바른 법 개정을 위한 노력과 감시자의 역할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