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아시아나항공 어떤 결론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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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최후통첩격 온라인 기자간담회 이후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매각측의 입장에 대응해 과연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이끄는 정몽규 회장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게 거래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재실사를 하자는 요구를 거부당한 만큼 거래무산의 책임이 매각측에 있다는 이유를 대며 거래종결을 선언하는 것이 하나의 선택지다. 이후에는 별도의 판단에 따라 보증금 반환소송에 들어가거나 포기할 수 있다. 또 다른 선택지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서 아시아나항공 인수협상을 이어가는 선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어떤 선택을 할 지를 짐작하기 위해서는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성격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정몽규 회장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큰 사건은 대외적으로 대략 2건 정도가 있다. 1999년 3월5일, 현대자동차-현대산업개발 지분 맞교환 사건이 첫번째다. 정몽규 회장에게는 ‘우주가 뒤바뀌는 날’이었다. 부친 정세영 당시 현대자동차 명예회장과 함께 보유 중이던 현대자동차 지분 8.33%를 정몽구 당시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넘기고 주식맞교환을 통해 현대산업개발 주식 37.67%를 인수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요청에 의해서였다.

정세영 당시 명예회장은 지분 맞교환 후 기자회견에서 “한번도 오너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형님 덕분에 화려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돼 고마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항간에 떠도는 정주영 당시 명예회장과의 불화설은 “전혀 근거없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기자회견을 함께한 정몽규 당시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묵묵히 부친의 말을 들을 뿐이었다.

언론들은 ‘쿠테타 나흘천하’ 또는 ‘건설맨으로 착찹한 변신’이라는 수식어를 대며 당시 정 회장 부자의 심기를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

재계나 현대산업개발 내부에서는 “적을 만들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그를 평한다. 평생 현대자동차를 위해 일해왔던 정 회장 부자가 현대자동차에서 쫒겨나듯 나갔음에도 불구 정몽구 회장이나 그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고 범현대가 일가와도 두터운 친분을 맺어 왔다는 점이 그의 성격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또 하나의 사건은 한솔오크밸리 인수 건이다.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이 드러난 거래였다. 거래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수치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한다. 막판 의사결정이 지연됐고 매각측인 한솔그룹의 애를 태웠다. 여러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전향적 의사결정이 이뤄져 거래는 성사됐다.

현대산업개발 내부에서 정 회장은 ‘정대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신중하고 세심함이 경영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 회장의 성격을 감안하면 그가 아시아나항공 M&A에서 내릴 결론은 짐작이 가능하다. 산업은행이나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고,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기 보다 확실한 계산서를 더 선호하는 ‘정몽규식 의사결정’이다.

매각측에서는 그가 좀 더 전향적 자세로 결론내려주거나 아니면 거래 종결 선언이라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불확실성은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고, 보증금 등 부차적인 문제는 얼마든지 협의를 통해 해결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댓글러는 아시아나항공 관련 기사의 댓글을 통해 “항공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일반 제조기업 처럼 취급하면 안될 듯하다”며 “우선 기업회생과 정상화를 위해 국가에서 관리하는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이나 현대산업개발 내부 직원조차도 이번 거래의 결론이 이제는 나오길 원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직원은 “코로나 위기 이후의 방향성을 잡아야 할 시기인데 M&A가 오히려 방향성에 혼돈을 주고 있다”고 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기는 직원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