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수천만원 몰래 번다”…유명 유튜버 ‘뒷광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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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버들의 ‘뒷광고’로 큰 잡음이 일고 있다. 유료로 광고영상을 올리면서 광고 표기를 하지 않거나 일부러 누락시킨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튜버들의 사과문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유튜버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높은 도덕성도 요구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행태에 실망하는 팬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상황이다.

◇광고 사실 숨겼다가 탄로…고개 숙인 유튜버
뒷광고란 업체로부터 광고비 등의 대가를 받고 상품을 홍보하면서 시청자에게는 광고라는 사실을 알리거나 숨기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일부 유튜버는 뒷광고에 유료 광고임을 표시하는 등 뒤늦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팡 유튜브 콘텐츠 갈무리

유튜브 구독자 241만명을 보유한 양팡은 지난 3월 ‘필요한 거 다 주신다 해서 매장 전부 털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콘텐츠에서 가족들과 스포츠브랜드 푸마 매장을 방문하는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찾아간 매장의 직원이 그녀를 알아보고 400만원에 가까운 제품을 협찬해주는 내용이었지만, 해당 콘텐츠는 사전에 푸마 측과 기획한 유료광고였음이 드러났다.

양팡은 지난 6월 출연한 모 TV 방송에서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며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소개했지만 거짓으로 밝혀지며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양팡은 6일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4일에는 구독자 462만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 문복희 역시 뒷광고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그는 △광고임에도 광고임을 밝히지 않은 것 △’더보기’를 하지 않으면 광고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한 점 △광고영상임을 가독성 있게 표시하지 않은 점 △광고를 협찬이라고 적은 것 등을 사과했다.

이외에도 엠브로, 햄지, 상윤쓰, 파뿌리, 나름, 쯔양 등 구독자 수 1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이 뒷광고 논란에 사과문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뒤늦게 영상에 유료 광고 포함 표시를 달거나, 영상을 삭제하거나 해명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태다.

◇쏟아지는 비난…“명백한 시청자 기만행위”

/문복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에서 광고임을 알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제작자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때 설정 항목에서 ‘동영상에 간접 또는 보증 광고와 같은 유료 프로모션이 포함되어 있음’에 표시하면, 시청자가 영상을 재생할 때 ‘유료 광고 포함’이라는 문구가 하단에 20초 정도 노출된다.

하지만 논란이 된 영상에는 이런 광고 사실을 표기하지 않거나, 영상에 부가설명을 적는 ‘더보기’에 작게 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광고여부를 쉽게 알 수 없도록 했다.

시청자들은 뒷광고였다는 사실을 알고난 후 ‘명백한 기만행위’라며 분노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내 시간 들여서 15분짜리 장편 광고를 본 것이었나”, “아니라고 강조해서 믿었는데 친한 친구에게 뒤통수 맞은 기분”, “폭로 당하지 않았으면 앞으로도 계속 뒷광고를 했을 것” 등의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유명 유튜버 중 뒷광고 안받는 사람 없다”
일반인은 뒷광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유튜버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퍼져 있었다. 구독자가 많은 인기 유튜버 중에서 뒷광고를 하지 않는 이는 거의 없다는 폭로도 나왔다.

/참pd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명 유튜버들의 뒷광고 관행을 알린 유튜버 참PD는 지난달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2018년에는 유튜버로 성장할 시기라서 잘 알지 못했으나 2019년 들어 본격적인 고액 광고 의뢰가 많이 들어오면서 (뒷광고) 생태계의 흐름을 알게 됐다”며 “고액단가 광고를 받는 유튜버 중 제안 받은 광고를 당당히 밝힌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유튜버의 광고 현실은 그야말로 처참함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구독자 162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홍사운드는 1일 올린 ‘유튜브 뒷광고 실태, 아는 만큼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영상에서 “유튜버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은 뒷광고를 많이 받는 것”이라며 “뒷광고는 일반 광고와 달라서 광고를 무한대로 받을 수 있고, 효과가 좋아서 기업들이 선호한다”고 밝혔다.

뒷광고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척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다. 한 누리꾼은 “전직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다 더러워서 그만둔 사람”이라며 “뷰티, IT, 브이로그(Vlog), 동물 크리에이터도 뒷광고가 매우 심한 건 마찬가지”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공인 수준의 도덕성 요구받는 유튜버

유명 유튜버의 영향력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을 섭외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일부 인기 유튜버의 경우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 대기업이 인기 상종가인 IT 관련 유튜버를 광고모델로 섭외하려고 1억원을 제시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얼마를 원하는지 봤더니 2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유튜버의 영향력과 인지도가 커지고 거대 팬층이 형성되면서 시청자들은 이들에게 공인과 동일한 높은 신뢰성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일부 유명 유튜버는 공중파나 종편 방송 등에 출연하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만큼 이러한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만연한 뒷광고는 이러한 시청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깨뜨리고 있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상위 인플루언서 계정의 광고성 게시글 582개를 분석한 결과, 광고임을 표기한 것은 174건에 머물렀다. 나머지 70%는 뒷광고였다는 이야기다.

◇시청자 우롱하는 뒷광고…제재 방법은
그러나 인기 유튜버들이 광고 사실을 표기하지 않거나 숨기는 것을 제재할 근거가 없는 것이 문제다. 표시광고법에 따르면 뒷광고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표시·광고하는 행위’로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한다. 하지만 제재 대상은 광고주에 한정되기 때문에 유튜버를 처벌할 수는 없다.

이러한 뒷광고 문제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9월1일부터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한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대가를 받고 제품 후기를 남기는 경우 광고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광고의 경우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을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표시해야 한다. 따라서 댓글, 더보기 등을 눌러야 확인할 수 있게 해서는 안된다. 또 해당 문구를 작성할 때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거나, 배경과 비슷해 잘 보이지 않는 색상 등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