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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 한국인 부사장 “파이어폭스3, 이래서 좋다”

2008.06.02

파이어폭스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보면 ‘폴 김'(Paul Kim)이란 이름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의 블로그(PKB)는 온통 불여우 얘기로 그득하다. 그것만으론 놀랄 일이 아니다. 세상엔 불여우 이용자도 많고 마니아도 적잖다지 않는가.

허나, 그가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다. 뒤에 붙은 ‘김'(Kim)이란 성 때문이다.

짐작하셨듯, 그는 한국인이다. 한국 이름은 김영욱. 그는 모질라그룹 마케팅담당 부사장이다. 주된 일은 모질라그룹의 오픈소스 기반 제품들을 소개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요즘 더욱 바쁘다. 오는 6월 ‘파이어폭스3’ 정식 버전이 나오기 때문이다. 파이어폭스3은 현재 시험판만 나와 있지만, 벌써부터 전세계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전 버전보다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빈틈은 줄어들었다.

파이어폭스3 정식 버전이 나오기에 앞서 김 부사장에게 ‘자식 자랑’을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e메일을 보냈고, 그는 선선히 인터뷰에 응했다.

Paul Kim

– <블로터닷넷> 독자분들을 위해 자기 소개 간단히 부탁드린다.

= 이름은 폴 김, 한국 이름은 김영욱이고 나이는 38살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내가 1살때 부모님이 미국으로 건너가셨다. (그래서 김 부사장은 한국인이지만 한국말에 서툴다. e메일 인터뷰도 영어로 진행됐다. 편집자 주.)

나는 모질라그룹 마케팅담당 부사장이다.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파이어폭스’를 개발·공급하는 일을 맡고 있다. 파이어폭스는 시장점유율이 20%인 세계 2위 웹브라우저다. 1억75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40여개국 언어로 이용 가능하다. 나는 전세계 모질라 마케팅과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전문 마케터로 구성된 뛰어난 팀과 자원봉사 커뮤니티 회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전에는 어도비시스템즈에서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인디자인, 페이지메이커 마케팅을 담당했다. 원래는 웹 개발자였는데, 1996년부터 인터넷 마케팅을 시작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CMP미디어, 지프 데이비스, 오가닉 등에서 독립 웹 프로듀서로 일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인서전시 픽처스'(Insurgency Pictures)란 TV광고 벤처기업을 차려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를 맡기도 했다. 컴퓨터 게임 개발사인 스펙트럼 홀로바이트(Spectrum HoloByte)에선 게임 작가 겸 PM으로 일했고, 이후 밀라레빠 펀드로 옮겨 웹 프로듀서로 일했다. UC버클리 하스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이수했다.

– 모질라그룹 부사장이라고 들었다. 언제부터 일했나.

= 2005년 이곳에 합류했다. 여기서 파이어폭스1.5와 파이어폭스2 출시를 도왔다. 곧 파이어폭스3도 나온다.

– 모질라그룹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많은가.

= 모질라에는 다양한 인종이 일하고 있다. 전업 직원이 160명인 작은 조직이지만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중국, 덴마크, 뉴질랜드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한국에도 매우 열정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커뮤니티가 있다. 커뮤니티 리더인 윤석찬 씨 외에도 오랫동안 모질라를 도운 많은 친구들이 있다.

– 파이어폭스3이 6월에 나올 예정이다. 기존 제품(FF2)과의 차이점은.

= 파이어폭스3은 지금까지 나온 파이어폭스 가운데 가장 빠르고 안전한 제품이다. 파이어폭스2와 비교해 1만5천가지 이상의 개선사항이 덧붙었다. 특히 네 가지 개선점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 퍼포먼스다. 파이어폭스3은 자바스크립트 구동 속도 면에서 IE7보다 9.7배나 빠르고 파이어폭스2보다도 2배나 빠르다. 이 말은 당신이 G메일이나 조호, 야후메일같은 무거운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때 훨씬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이용자 경험이다. 파이어폭스3은 ‘스마트 주소창’을 제공한다. 이 새 기능은 웹을 이용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개인 웹 히스토리를 제공하는 덕분이다. 스마트 주소창은 주소창에 글자를 입력하면 예전에 방문했던 웹사이트 주소 뿐 아니라 제목과 태그까지 미리 보여준다.

셋째, 보안성이다. 파이어폭스3은 피싱 보호 기능을 크게 개선하고 새로운 멀웨어 보호 기능을 도입했다.

넷째, 개인화 기능이다. 파이어폭스3만큼 다양하고 전문적인 개인화 기능을 제공하는 웹브라우저는 없다. 파이어폭스는 전세계 개발자 커뮤니티들이 만든 5천개 이상의 무료 부가기능을 제공한다. 원하는 기능은 뭐든 구현할 수 있다.

나는 지난 5개월간 파이어폭스3을 직접 써왔다. 이젠 다른 브라우저를 쓰는 일은 생각도 못한다.

관심 있는 분은 파이어폭스3 세계기록 갱신 프로젝트 페이지를 방문해 등록하시라. 6월 정식 제품이 발매되는대로 e메일로 알려줄 것이다.

– 파이어폭스3이 모질라그룹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 파이어폭스3은 모든 이용자들의 웹 경험을 개선하려는 우리 생각의 결실이다. 우리는 비영리재단(모질라재단) 소유다. 재단의 임무는 인터넷에서 선택과 혁신을 수호하는 것이다. 우리는 독점 SW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대항마로 파이어폭스를 창조했다. 파이어폭스3은 오픈소스SW가 최고의 웹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파이어폭스가 지닌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파이어폭스의 성공은 곧 열린 웹의 건강성과 생명력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 많은 이용자들은 IE를 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파이어폭스로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기도 만만찮다. 어떻게 생각하나.

= 안타까운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보안 트랜잭션은 윈도우와 IE 기반으로 제공되는 탓이다. 그러니 한국에선 브라우저 경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파이어폭스도 1% 미만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은 경쟁을 촉발하고 웹브라우저 선택폭을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가 이끄는 오픈웹 운동은 이런 상황 변화를 주도하는 흐름이다.

– 차기 파이어폭스 개발 일정은 어떻게 되나.

= 마이크 슈뢰퍼 기술담당 부사장의 발표 내용을 참조하라.

–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한국에서도 다양한 웹브라우저 선택 기회가 제공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현대인에게 웹은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는 한 SW 회사에 종속돼 있다. 진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고객과 기업, 정부 모두가 이익을 얻게 된다. 파이어폭스3 출시를 계기로 한국 친구들이 웹브라우저 상황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asadal@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