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 제재로 스마트폰 칩 생산 중단…“올해 마지막 될 수도”

"앞으로 기린 칩셋을 볼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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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칩 생산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제재로 거래가 제한되면서 칩 생산 업체를 구하지 못한 탓이다. 플래그십 칩셋의 경우 올해가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은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CEO의 최근 컨퍼런스 연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리처드 위 CEO는 7일 ‘중국정보화백인회 2020’ 컨퍼런스를 통해 “안타깝게도 미국의 2차 제재로 인해 화웨이 칩 생산자들이 5월 15일까지만 주문을 받았고, 생산은 9월 15일 중단될 것”이라며, “올해가 화웨이 기린 하이엔드 칩의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라고 밝혔다. 오는 9월 출시될 ‘메이트40’이 화웨이 기린 칩이 들어가는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화웨이 5G 통합칩 ‘기린990 5G’

화웨이는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시리즈를 스마트폰 등 자사 모바일 기기에 탑재해 왔다.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한 자체 칩 개발을 통해 반도체 경쟁력을 다졌으며, 2017년 NPU(신경망처리장치)가 적용된 모바일 전용 AI 칩셋 ‘기린970’, 지난해 5G 통합칩 ‘기린990’ 등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미국 정부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화웨이는 칩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 사용할 경우 화웨이와의 거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화웨이 칩 생산에는 미국의 제조 기술이 들어간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 업체 대만 TSMC는 5월부터 화웨이 하이실리콘의 주문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15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제3국 반도체 회사들도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 사용할 경우 화웨이에 제품을 팔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5월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 조치로 미국 정부 승인 없이 미국 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를 할 수 없게 됐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반도체 기업은 미국 기술 활용도가 25% 밑일 경우 화웨이에 제품 공급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반도체 조달 길은 완전히 막히게 됐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지난 2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판매량을 확대해 코로나19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9% 감소한 삼성전자를 앞섰다.

하지만 중국 외 지역에서도 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 정부의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화웨이가 1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리처드 위 CEO의 발언도 이 같은 위기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퀄컴은 트럼프 정부에 화웨이에 스마트폰 칩을 팔 수 있도록 거래 제재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웨이는 대만 칩 기업 미디어텍 등과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