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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AR 글래스 대중화를 위한 ‘뺄셈’

2020.08.11

LG유플러스가 AR 글래스 상용화에 나선다. 기존에 개발자나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되던 AR 글래스의 가격 장벽을 낮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AR 경험을 확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AR 글래스는 중국의 AR 글래스 전문 스타트업 ‘엔리얼(Nreal)’과의 협업을 통해 마련한 제품으로, 가격은 69만90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11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리얼글래스’를 오는 21일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 대상(B2C) AR 글래스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엔리얼의 초경량 AR 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국내 시장에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LG유플러스는 자사 5G AR 콘텐츠와 시너지를 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AR 글래스 ‘U+리얼글래스’를 시연하는 모습

AR 글래스 대중화를 위한 ‘빼기’

AR 글래스는 안경을 쓰듯 기기를 착용해 현실 세계 위에 가상 정보를 입혀주는 제품이다.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녹여낸다는 점이 현실을 차단하고 몰입감을 극대화한 VR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적의 전투력을 측정해주는 스카우터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에서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슈트를 벗은 상태에서 AR 글래스를 사용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AR 웨어러블 기기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비싼 가격 탓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AR 기기로 잘 알려진 MS ‘홀로렌즈2’, ‘매직리프 원’의 가격은 각각 3500달러(약 412만원), 2295달러(약 270만원) 수준이다. 또 AR 글래스라고 부르기 어려운 착용 형태와 300g이 넘는 무게 탓에 불편이 뒤따랐다.

LG유플러스가 내놓는 엔리얼의 AR 글래스는 철저히 대중화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기존 AR 웨어러블 기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뺄셈이 이뤄졌다. 우선 무게를 뺐다. 엔리얼 AR 글래스는 말 그대로 안경에 가까운 형태를 갖췄다. 무게는 88g. 제품 경량화를 위해 기존 AR 헤드셋에서 큰 부피와 무게를 차지했던 컴퓨팅 장치와 배터리를 빼고 이를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해결했다.

대신 유선 연결을 감수해야 한다. 또 스마트폰의 배터리와 CPU를 이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 가능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이용 시간은 스마트폰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갤럭시노트20’을 기준으로 최대 2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와 엔리얼 측은 눈의 피로도를 고려해 45분 사용 시 10분 간 휴식을 권장한다. 또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량이 30% 아래로 떨어질 때 AR 글래스 사용을 중지하도록 설계됐다.

또 제품 경량화를 위해 배터리와 통신 모듈, 컴퓨팅 부품을 빼는 과정에서 가격도 빠졌다. 국내 출고가는 기존 웨어러블 AR보다 200만원 이상 저렴한 69만9000원에 책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엔 다소 비싼 가격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고객 측면에서 비쌀 수 있다”라면서도 “특정 요금제에 대해선 50% 할인을 마련했다”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5G 프리미어 플러스(월 10.5만원, VAT포함)’ 이상 요금제 가입 고객이 ‘스마트기기 팩’을 선택할 경우 AR 글래스를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36개월 할부 시 월 1만1525원 수준이다.

괜찮은 성능, 개선된 사용성

가격은 낮췄지만 성능은 기존 AR 기기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성능도 기존 AR 기기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1안당 풀HD 급(1920×1080) 해상도를 제공하며, 시야각은 52도 수준이다. AR 그래픽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는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고개를 돌리면 상이 흐릿해진다. 광학계는 홀로렌즈에 적용된 도파관(waveguide)과 유사한 복합형 광가이드(Combined Lightguide) 기술이 적용됐다.

제품 전면에는 실시간 위치 인식 및 맵핑이 가능한 2개의 SLAM 카메라와 포스터 및 글자 등을 인식하기 위한 RGB 카메라가 탑재된다. 이를 통해 6DoF 트래킹, 객체 인식, 평면 인식 등이 가능하다. 현실과 AR 그래픽을 잘 융합시키기 위한 장치다. 또 안경다리 부분 안쪽에 스피커가 달려 입체 공간 사운드를 지원한다.

AR 글래스에 최대 3개의 스마트폰 앱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사용성도 지난해 연말 시연 버전에 비해 개선됐다. 스마트폰 앱을 그대로 AR 글래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활용성을 높였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가상의 레이저 포인터를 움직여 AR 글래스에 띄워진 앱을 조작할 수 있다.

화면 크기와 배치는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화면 크기는 최대 100인치 이상 확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영상 콘텐츠 시청 시 몰입감을 높였다. 최대 3개의 앱 화면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유튜브를 보면서 친구와 ‘카톡’을 하고, 동시에 웹서핑을 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비독립형 유선 방식에서 오는 불편을 제외하면 성능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이다.

대중화를 위해 필요한 ‘더하기’

문제는 콘텐츠다. 스마트폰 화면 미러링 외에 AR 경험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콘텐츠는 부족해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AR 콘텐츠 시연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러링 기능만 놓고 보면 AR 글래스라기 보단 휴대용 빔 프로젝터에 지나지 않는다. 또 넷플릭스 등 일부 OTT 서비스는 DRM이 걸려 있어 콘텐츠 시청이 제한된다. 대중화를 위해 더하기가 필요한 부분이다. AR 글래스의 성패는 얼마만큼의 AR 생태계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LG유플러스는 제품 출시 시점에 자사 AR 콘텐츠를 연동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내 U+AR, U+VR을 U+리얼글래스에 맞춘 전용 앱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며, ‘U+프로야구'(10월 중), ‘U+아이돌Live’ 앱에서도 AR글래스 전용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스페이셜과 협업해 아바타를 이용한 가상 원격 회의 솔루션 시범 서비스를 출시 시점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엔리얼은 화면에서의 앱 조작을 스마트폰이 아닌 손짓으로 하는 핸드 제스처 인식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 핸드 제스처 기반 앱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김준형 LG유플러스 5G서비스그룹장, 여정민 엔리얼 부사장

연동되는 스마트폰이 부족하다는 점도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다. 21일 출시되는 U+리얼글래스는 현재 삼성 ‘갤럭시노트20’과 연동이 가능하며, LG ‘벨벳’, ‘V50’, ‘V50S’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추가적인 모델에 대해선 제조사와 지속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TE 모델은 지원하지 않는다.

김준형 LG유플러스 5G서비스그룹장·상무는 “U+리얼글래스는 B2C를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제품으로, 아직도 갈길이 멀고 가격은 더 내려와야 하겠지만, 여태까지 나온 AR 글래스 중에서는 합리적 가격이며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세계 최초로 소개한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며 “고객 가치 부분에 계속 집중해서 AR·VR 서비스를 디바이스까지 확장해 지속적인 차별화로 5G가 고객들에게 일상을 바꾸는 경험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