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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EO·긱블·킴닥스의 ‘스타트업’ 운영기

2020.08.13

구독자 25만명의 유튜브 채널 ‘EO’는 창업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 실리콘밸리서 일하는 한국인들을 인터뷰한 ‘리얼밸리’ 시리즈를 시작으로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명해왔다. 과학·기술을 주제로 메이커 활동을 하는 ‘긱블’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채널이다. “게임하다 열받아서” 39일 동안 실사판 탱크를 만들기도 하고, 뜨거운 물 없이 라면 끓이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한다. 57만 구독자를 모은 비결이다. ‘킴닥스’는 뷰티 크리에이터로 채널을 시작해 현재는 콘텐츠 제작부터 전시기획, 편집 프로그램 런칭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49만명이 이 채널을 구독 중이다.

언뜻 보면 세 채널의 공통분모는 적어보이지만, 이들 모두 유튜브를 발판 삼아 사업을 키워가고 있는 유튜브 기반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13일 유튜브코리아 주최로 구글미트 화상회의를 통해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에는 EO스튜디오 김태용 대표, 긱블 박찬후 대표, 킴닥스 스튜디오 김다은 대표가 각각 참석해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을 공유했다.


① 수익모델

EO의 유튜브 광고수익은 월 300만원 정도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1년여 동안은 채널에 붙는 광고로 2~30만원을 벌었다.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를 메꾸기 위해 영상 편집 외주로 돈을 벌고는 했다. 특정한 영역을 다루는 만큼, 조회수를 기대하기보단 네이티브 애드와 브랜디드 콘텐츠로 수익을 올려왔다. 주로 정부나 창업지원재단이 EO의 클라이언트다. 유튜브에 올린 지식 콘텐츠를 한화·LG 등 대기업이 임대해 사내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예상치 못한 수익이 나오기도 한다. 외부기관의 유튜브 운영을 대행하고, 영상을 납품하는 데서 채널 외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고 있다.

긱블은 ‘삼각형’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올리는 수익과 브랜디드 콘텐츠 수익, 부가서비스(전시·교육활동) 수익 등을 1:1:1로 균형 있게 맞추려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4·5월은 전시 등 부가서비스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행사가 많았는데,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앞으로의 수익모델로는 메이커 키트 등의 사업을 그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레고, 하드웨어 등 물성을 가진 제품을 판매하는 스튜디오로 나아가는 게 긱블의 지향점이다. 박찬후 긱블 대표는 “긱블은 통상적으로 엔지니어로 볼 수 있는 메이커들이 자신의 일을 하며 이른바 ‘밥벌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킴닥스는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협업, 광고 등을 만드는 일종의 ‘프로덕션’으로 스스로를 소개했다. 영상편집 프로그램 ‘재믹스’를 개발했고, 827명을 모집해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정식버전 출시는 올해 말, 내년 초가 목표다. 재믹스 라이선스 판매가 킴닥스의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킴닥스는 유튜브 기반 온라인 인터랙티브 전시회 등 여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기반 영상 수익보다는 그 규모가 작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영향력을 넓히는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② 인력 구성

EO는 1인 미디어로 시작했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팀을 꾸렸다. 총 8명으로, 촬영감독 2명과 PD들로 구성돼 있다. 제작자 관점과 스타일이 녹아들도록 분업화를 하고 있다.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긱블 전체 인원은 총 10명이다. 콘텐츠팀, 메이커팀, 비즈니스팀으로 나눠져 있다. 긱블은 자아실현, 메타인지, 능력순으로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자아실현은 회사에 와서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고 메타인지는 ‘자기객관화’다. 내가 만든 결과물이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인데, 이 두 가지가 충족되면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고 보고 있다. 다만 메이커팀은 충원이 힘든 직군이다.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는 이공계 엔지니어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영입한 이후에도 기계공학, 전자공학, 설계 등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분업화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킴닥스는 프로젝트 팀 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프로젝트에 맞춰 필요한 인원끼리 모여 일한다고 한다.

③ 시행착오

EO는 초기 1년 동안 ‘생존’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후부터는 웠다. 새롭게 채용하면서는 편집방식이 각자 달라 이를 맞춰가기가 어려웠다. 김태용 EO스튜디오 대표는 “포트폴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각자 잘 다루는 주제의 영상이 있고, 못 다루는 주제의 영상이 있다”며 “‘영상러’ 중에는 기업과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적은 편이라, 영상편집과 촬영을 안 해본 사람이라 해도 EO가 다루는 주제에 관심이 깊은 사람이면 내부 교육을 통해 편집, 스토리텔링을 익히게 하고 콘텐츠 제작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매력도를 높이는 데 이 같은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긱블은 4년차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데스밸리’를 지나며 위기를 겪었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이를 이겨내고자 노력했다.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 중이라는 평가다. 박 대표는 “콘텐츠 호응이 저조할 때 과학의 특수성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며 회피했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지금은 보고 있다”며 “시행착오와 해결책을 찾고 있다. 결국은 기다림이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킴닥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다양한 사람들과 하다보니 이해관계를 맞춰나가며 하나의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④ 앞으로의 계획

EO는 아시아의 테크크런치(TechCrunch)를 목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7월 퓨처플레이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지만 이 과정에서 매출을 키울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김 대표는 “대형 미디어들은 몸집을 쪼개고, 작은 미디어는 규모를 키우려고 고민하는 시기”라며 “전세계적으로도 미디어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과) 같이 고민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킴닥스 김다은 대표는문화예술계에 한 획을 긋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즈니 스튜디오를 떠올리면 기분 좋은 감정이 느껴지듯, 킴닥스 스튜디오도 향후 10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꿈과 희망을 갖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긱블은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고, 시청의 경험을 참여의 경험으로 끌어오겠다고 전했다. 앞으로 다양한 과학자나 전문가들을 무대(유튜브)에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