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 뜨거운 코트를 갈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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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

/사진=디엔에이

1990년대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모바일 게임으로 돌아왔다. 빨간 머리 강백호를 비롯해 정대만, 송태섭, 서태웅, 채치수까지 북산고의 베스트멤버들이 게임 속으로 들어왔다. 가수 박상민이 부른 슬램덩크 OST ‘너에게로 가는 길’이 모바일 게임에서 그대로 구현되면서 아련한 옛 추억을 끄집어낸다.

어릴적 슬램덩크가 게임 속으로?

게임모드는 대전모드, 대회, 랭크전, 싱글모드 등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됐다.

싱글모드는 만화영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콘텐츠다. 만화영화의 특정 상황에 이용자의 선택을 요구하는 인터랙티브(쌍방향) 장르를 녹여냈다. 지정하는 방향대로 문을 연다거나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상황에 맞는 답을 고르는 방식이다. 만화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킬 만한 대목인데, 이용자들이 쓴 댓글이 장면 중간마다 빠르게 지나간다. 마치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싱글모드를 통해 재현한 만화. /사진=슬램덩크 모바일 갈무리

싱글모드가 추억의 자물쇠 였다면 대전모드와 랭크전의 경우 게임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유저간 대결(PvP) 콘텐츠다.

대전모드에서는 상대방과 자유롭게 실력을 겨뤄볼 수 있다. 1대1 싱글, 2대2 듀오, 3대3 하프코트, 커스텀 모드 등으로 구성됐다. 게임내 친구, 동아리(길드 개념), 최근 팀원 메뉴를 제공해 원하는 이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슬램덩크 모바일 메인 화면. /사진=슬램덩크 모바일 갈무리

랭크전은 시즌별 등급을 통해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콘텐츠다. 대전모드에서는 실력만을 겨루지만 랭크전의 경우 시즌별로 자신의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위치를 지정해 해당 지역의 경쟁자와 실력을 겨룰 수 있다. 3대3 하프코트를 기본으로 하며 승리와 기여도에 따라 명예 공훈을 획득할 수 있다. 명예 공훈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데 아이언, 브론즈, 실버, 골드, 다이아, 마스터, 챌린저, 올스타, 슬램덩크 등 아홉 단계로 나뉜다.

베스트5도 아니고 ‘안경선배’를?

게임을 직접 체감하기 위해 랭크전을 중심으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초반에는 권준호, 이달재, 신오일, 정병욱 등 식스맨 캐릭터를 기본 제공한다. 강백호, 송태섭, 서태웅, 정대만, 채치수 등 베스트5 멤버의 경우 기간 한정, 출석, 미션 보상으로 지급되거나 상점에서 구매하는 형태로 사용 가능하다. 강백호를 플레이 할까 하던 와중에 먼저 이 게임을 접한 지인에게 권준호를 추천받았다.

팀 랭크전 캐릭터 선택 화면. 만에 하나 캐릭터가 중복되면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골라야 하니 주의하자. /사진=슬램덩크 모바일 갈무리

권준호는 인사이드, 돌진, 팀플레이, 아웃사이드, 디펜스, 골밑 등 6가지 항목으로 나눠진 속성 중에서도 ‘육각형’에 속하는 만능 캐릭터다. 미들슛이 강하며 외곽에서도 준수한 3점포를 가동한다. 캐릭터별 고유 특징을 담은 필살기도 ‘필승 3점슛’이기에 승부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겜임에 진입하면 캐릭터를 픽하는 작업부터 진행한다. 매치가 성사되면 캐릭터 선택창에서 자신이 플레이할 캐릭터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때부터 ‘눈치게임’이 시작된다. 같은 선수끼리 중복할 수 없는 시스템 탓에 타이밍을 놓치면 자신없는 포지션의 캐릭터를 골라야 한다. 처음부터 다양한 포지션의 캐릭터를 골고루 키운다면 상관없겠지만 대부분 하나의 캐릭터에 ‘올인’하기 때문에 치열한 내부경쟁을 거친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돌입하면 농구 규칙대로 점프볼을 진행한다. 주로 센터 포지션이 점프볼 주자로 나서는데 팀 조합에 따라 포워드가 이를 대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경기 직전 대기 화면. 기기 기종 및 통신 환경에 따라 로딩이 다르다. /사진=슬램덩크 모바일 갈무리

외부에 드러난 이미지와 달리 인게임 플레이에서는 SD 캐릭터가 등장한다. 슬램덩크 속 건장한 청년들이 ‘쪼꼬미’ 캐릭터로 변해 아기자기한 면모를 드러낸다. 스마트폰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공간적 한계상 SD 캐릭터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상대방을 흑백으로 처리해 작은 캐릭터라도 피아 식별이 뚜렷했다.

가상패드에 전적으로 기대 플레이 하는 만큼 짧은 시간에 오는 피로도가 높았다. 스마트폰을 양쪽으로 잡고 왼쪽은 방향키로 움직이는 한편 오른쪽 손으로 패스, 가속, 드리블, 필살기 등 주요 기능을 컨트롤 해야 한다. 득점에 성공하면 공수가 바뀌는데 상황에 따라 공격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다. 점점 손에 익기 시작하면서 돌파 기술, 가속을 적절히 섞어서 사용했다. 게임내 활약에 따라 필살기 게이지가 채워지면 100% 확률로 골을 성공시키는 필살기를 쓸 수 있다. 필살기는 누적 축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급적 승부처에서 활용했다.

“바보야, 문제는 팀워크야”

권준호를 S등급까지 키우며 꾸준하게 랭킹전을 진행한 결과 “팀원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각 선수마다 고유 특성과 특화된 능력치가 다르고 권준호로만 플레이를 한 터라 섣불리 캐릭터 선호도를 고를 수 없었다. 3대3 하프코트에서 수십판째 플레이를 하다 보니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 지 확인이 가능했다.

녹화 기능을 통해 잘 된 경기를 되돌려 보고 있다. 이 경기에서 MVP를 획득했다. /사진=슬램덩크 모바일 갈무리

덧붙이자면, 멘탈이 단판 승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슬램덩크 모바일은 음성채팅 기능을 제공한다. 친구 혹은 지인과 플레이 할 경우 유쾌하게 플레이 할 수 있겠지만 오늘 처음 본 익명의 상대방에게 욕을 듣는다는 것은 쉽게 참을 일이 아니었다. 드리블이 조금이라도 길어지거나 슈팅에 실패하면 여지없이 비난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에 앙심을 품고 패스를 하지 않은 채 홀로 플레이 하는 유저도 있었다.

권준호가 만능형 캐릭터에 스몰포워드(SF) 포지션인 만큼 슈팅을 자주 쏘다보니 타깃이 되는 일도 잦았다. 게임의 역동성을 위해서라면 몰라도 정신 건강을 위해 음성 채팅을 꺼두는 방법을 추천한다.

각 캐릭터별 스킬이 다르다. 강백호가 선보이는 ‘훅훅 디펜스’. /사진=슬램덩크 모바일 갈무리

머리가 지끈지끈한 경우가 비일비재 했지만 팀워크가 잘 맞으면 꽤나 끈질기게 매달려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육성 중심의 하트코어한 MMORPG 장르에 집중하다 가끔씩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게임이랄까. 1990년대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는 동시에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을 때의 성취감이 스포츠 게임만의 묘미를 선사했다.

물론 아직 개선할 점도 많다. 캐릭터 컷신이나 콘텐츠 결과 요약 화면 등에 일본어가 다수 등장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원작 만화영화를 대거 차용하다보니 발생한 혼선인데, 현지화에 대한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원작 만화를 차용하다보니 일본식 표현이 그대로 게임에 노출된다. /사진=슬램덩크 모바일 갈무리

다른 모바일게임에 비해 과금 요소가 적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페이 투 윈(돈을 많이 쓸 수록 강해지는 시스템)’ 장치가 눈에 보일 만큼 적나라하다. 바스켓코인, 다이아, 캐시로 나눠진 재화 체계는 상점내 아이템 구매시 혼잡함을 더한다. 일부 선수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는 캐시의 경우 유료 재화로 구성돼 있는 데다 과금을 통해 획득 가능하다.

이벤트, 임무, 업적 등으로 나눠진 보상 체계 역시 혼란스럽다. 스킬 특훈, 마스터리, 레벨로 나뉜 선수 육성 시스템의 경우 육성 시스템에 소요되는 아이템이 각각 달라 육성에 어려움이 느껴진다. 만화를 그대로 옮겨담은 슬램덩크 모바일이 조금 더 ‘친절한 게임’이 됐더라면 어땠을까.

-타이틀: 슬램덩크 모바일
-제작·배급: 디엔에이 홍콩 리미티드
-등급: 12세이상 이용가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장르: 스포츠
-출시일: 2020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