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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와 자바, 그간 무슨일이?…구글, 법원에 반박 자료 제출

2010.10.07

오라클이 “안드로이드가 자바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구글을 고소한 것이 지난 8월 12일이다. 구글은 즉각 “오라클이 근거 없는 주장으로 구글과 자바 커뮤니티를 공격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성명서를 통해 “안드로이드가 오라클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으며, 먄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해당 특허는 더 이상 효력이 없거나 강제력이 없는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특허 침해 혐으로 피소된 기업들이 흔히 하는 답변이다. 이면에 숨어있는 진실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보다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필요가 있었다. 때마침 이번주 구글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보다 상세한 구글의 반박 자료가 공개됐다.

구글은 문서에서 안드로이드가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pache Software Foundation, ASF) 아파치 하모니 자바 임플리멘테이션(Apache Harmony Java implementation)의 서브셋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썬의 자바 코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글은 오라클이 제시한 근거가 법률적으로 불충분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법원에 오라클의 제소를 기각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오라클이 구글에게 변호사 비용 등 소송 비용을 포함해 적절한 비용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구글은 아파치 재단이 자바 기술호환성 키트(JCK, Java Technology Compatibility Kit)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썬이 기각했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JCK 라이선스가 사용영역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의 규약(JSPA)에 위반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하는 내용이 대충 무엇인지 감이 오지만 내용이 너무 어렵다. 자세한 내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파치 하모니 프로젝트와 자바의 오픈소스 공개를 둘러싼 전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파치 하모니 프로젝트는 썬이 자바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기 전부터 자바의 오픈소스 버전을 개발할 목적으로 2005년 시작된 프로젝트다. 아파치 하모니는 IBM의 지지를 받으며 꽃을 피우는가 했지만, 2007년 썬이 자바 스탠다드 에디션(Java SE)을 GPL로 공개하면서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뻔 했다.

그러나 이 때부터 아파치 재단과 썬의 싸움은 2라운드로 돌입하게 된다. 썬이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에디션(Java ME)과 기업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에디션(Java EE)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표준 에디션을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사용영역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자바 스탠다드 에디션을 사용하려는 기업이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면 자바 기술호환성 키트(JCK, Java Technology Compatibility Kit)를 활용해 호환성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썬은 JCK 라이선스에 모바일 사용을 규제하는 사용영역 제한을 명시하고 있다.

아파치 채단은 2007년부터 썬에 JCK 라이선스의 사용영역 제한을 풀거나, 아니면 썬이 자바를 활용해 상업적인 사업모델을 유지하려는 이유를 명백히 설명하라고 요구해왔다. 자바를 오픈소스로 배포하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썬은 최근까지 아파치 재단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절해왔다.

구글의 주장에 따르면 과거 오라클은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 Java Community Process) 이사회 멤버로서 썬에 아파치 재단의 편에 서서 썬에 자바 기술 호환성 도구(JCK, Java Technology Compatibility Kit)의 사용영역 제한을 포기하라고 요구해왔다고 한다. 구글은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태도가 돌변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정황을 놓고 볼 때 구글의 주장은 ▲안드로이드는 썬의 자바 코드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오픈소스인 아파치 하모니의 일부를 사용한 것이다. ▲책임은 아파치 재단의 라이선스 요구를 거절해 온 썬과 오라클 측에 있으며, 오히려 ▲자바 스탠다드 에디션의 모바일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의 규약에 위배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라클은 즉각 구글의 주장을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라클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면서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자바 기술에 수정을 가하면서 ‘write once and run anywhere’라는 자바의 기본 철학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글의 자바 코드 침해와 분절 행위는 오라클에만 타격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과 개발자, 단말기 제조업체에 모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라클의 입장에서도 이번 소송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안드로이드가 오라클의 자바 모바일 에디션 라이선스 사업에 직접적인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모바일 관련 기업들이 자바 모바일 에디션을 사용하면서 지불하는 라이선스 비용은 자바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다. 그런데 안드로이드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관련 기업들이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자바로 모바일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라클의 입장에서 볼 때는 썬이 10년 동안 양성해 온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글이 대가 없이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라클(과 오라클에 인수된 썬)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많은 압박을 받으면서도 자바 모바일 에디션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고, 스탠다드 에디션의 모바일 기기 사용을 제한했던 이유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됐다. 게다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을 넘어 구글TV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어서 상황이어서, 오라클이 새롭게 자바 모바일 에디션을 사용해 새롭게 진출하려는 시장과 직접적으로 부딪힌다.

오라클은 썬을 인수한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 구글은 오픈소스라는 안드로이드의 장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애초에 오라클이 구글에 소송을 걸며, ‘골리앗 대 골리앗’으로 싸움을 걸었을 때부터 쉽사리 끝내지 않을 작정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구글이 아파치 재단과 자바 라이선스 문제를 끌어들이면서, 안드로이드를 둘러싼 구글과 오라클의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수 년 전 자바의 오픈소스화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오고갔던 상황이 재현될 조짐이다. 이번 소송의 진행 결과에 따라 안드로이드 진영 뿐만 아니라 자바를 사용하는 모바일 업계 전반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zoomin@bloter.net

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