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먼데이] ‘앓던 이’ 하나는 시원해진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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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먼데이(BlockMonday)’는 블록체인 업계의 이모저모, 복잡한 이슈를 매주 월요일 알기 쉽게 정리해 보는 코너입니다.

빗썸 본사./사진=빗썸 보도자료.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는 ‘비덴트’의 대표이사가 김재욱에서 김영만으로 변경된다는 내용이 공시됐다. 앞서 19일 이원컴포텍은 사모펀드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이하 비트갤럭시아)’의 지분 50%를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비트갤럭시아의 최대주주는 김재욱 비덴트 전 대표다.

그가 ‘비트갤럭시아’의 지분을 처분하고 ‘비덴트’ 대표직을 내려놓았다는 소식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입장에서 앓던 이가 빠진 격이다. 김재욱 전 대표는 올해 상반기  빗썸의 거미줄 같은 지배구조 속에서 빗썸의 경영권을 두고 발생한 분쟁 속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김재욱 전 대표는 2018년 ‘빗썸’의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퇴임 후 ‘빗썸’의 주주사인 ‘비덴트’ 대표직을 유지하다가, 2019년 김병건 BK그룹 회장의 ‘BTHMB홀딩스’가 ‘빗썸홀딩스’ 인수 잔금 납입에 실패하며 내놓은 주식 2324주를 ‘비덴트’ 명의로 양수, 기존 보유 주식과 합쳐 총 34.24%의 ‘빗썸홀딩스’ 주식을 확보해 최대주주사로 올라선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코리아’의 지분 74%를 보유한 회사인 만큼,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곧 ‘빗썸’의 실소유주가 된다.

빗썸 지분 구조 / 자료=블로터

이로 인해 한때 김 전 대표가  ‘빗썸’ 소유주가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새로 드러난 진짜 주인은 따로 있었다. 올해 4월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현재 빗썸홀딩스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가장 많이 보유한 인물은 바로 이정훈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이다.

단독으로는 ‘비덴트’가 34%의 대주주이나, 이 의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싱가포르 법인 ‘SG GK’로부터 내려오는 지배 구조를 통해 ‘DAA(30%)+BTHMB홀딩스(10.7%)+우호지분(25%)’을 더한 65%의 압도적인 지분율로 ‘빗썸’의 실소유권을 장악하고 있다. ‘34% vs 65%’이니 애초에 경영권 싸움은 성립조차 되지 않았던 셈. 앞서 비덴트의 최대주주사인 비티원 이사진 선임을 두고도 김재욱 전 대표와 이정훈 의장 측이 공방을 벌여 해당 건은 김 전 대표가 승리했으나, 역시 실질적인 의미는 없었다.

빗썸홀딩스 이정훈 의장 / 사진=빗썸

결국 경영권 확보에서 밀려난 김재욱 전 대표는 ‘빗썸’과의 관계를 청산하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지난 6월 이원컴포텍이 김 전 대표와 그가 소유한 개인법인 ‘자람어드바이저리’가 보유한 비트갤럭시아 지분 50%를 양수한다는 공시가 나왔고, 거래는 19일 종결됐다. 양수 금액은 300억원이다.

이어 21일 김재욱 전 대표가 비덴트 대표에서도 물러나며 그를 둘러싼 잡음은 거의 일단락됐다. 업계는 ‘뉴페이스’ 이원컴포텍이 빗썸의 경영 참여보다는 자회사 지배구조 개편과 빗썸홀딩스 주식 처분 등에서 이익을 볼 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빗썸 입장에서 김재욱 전 대표 관련 사건들은 내부 흙탕물 싸움이 외부에 알려진 일인 만큼 회사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었다. 다만, 이 일을 통해 베일에 쌓여 있던 빗썸의 실소유주가 공개됐고, 복잡한 지배구조도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이 의장이 <디센트>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밝혔다) 회사 내외부 정비 차원에선 일종의 성장통으로 기록될 수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빗썸의 ‘아픈 이’들은 아직 남아 있다. 특히나 빗썸이 삼성증권을 상장사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란 소식이 업계에 퍼지며(빗썸은 부인) 빗썸의 IPO가 타당한지에 대한 논쟁도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례가 없고, 빗썸에는 투명성과 관련해 해묵은 논란들이 적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경영권 분쟁보다 앞서 발생한 ‘BXA 토큰’의 발행 주체가 누구인지 확실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BXA 토큰은 간단히 설명해 ‘빗썸 패밀리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가상자산’이란 명목으로 약 300억원어치가 판매된 토큰이다.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빗썸 인수발표 당시 처음 BXA 토큰의 빗썸 상장을 언급한 직후 투자자들이 몰렸다. 국내외 유력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 코인’에 대한 기대가 컸던 까닭이다. 문제는 실제 발행만 됐을 뿐 예정된 상장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장에 실패한 토큰 가격이 폭락하며 큰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BXA 토큰 발행을 주도한 김 회장과 이 의장을 고소했다.

하지만 두 사람 중 누구도 토큰 발행의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이 의장이 코인 상장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본인도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고, 빗썸 측은 김 회장이 BXA 토큰 발행 과정에서 정당한 합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무자본 M&A를 강행한 결과란 입장이다.

이런 양측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 사건 해결은 지지부진 시간만 축내고 있는 상황이다. 진실은 당사자인 김 회장과 이 의장만이 알고 있겠지만, 빗썸 입장에선 이 일도 오래 끌어봐야 결국 회사 이미지와 상장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뿐일 만큼, 조속한 합의와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와중에 6월 중순에는 이정훈 의장이 2018년 김병건 회장에게 4000억원 규모의 빗썸홀딩스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 빗썸은 국내법에 따라 해당 신고는 주식 ‘취득’에만 해당하며, ‘처분’ 행위에는 신고 의무가 없는 것이라며 즉각 소명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빗썸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란 지위에 비해 여러 해킹,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을 겪으며 조금씩 신뢰를 잃어 왔다. IPO는 물론이고 내년 3월 시행될 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가상자산 업계가 정식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빗썸 같은 선두 기업이 투명한 경영과 내부 통제를 통해 업계를 향한 부정적 이미지를 제고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가상자산 업계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최근 빗썸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비덴트 분기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빗썸 코리아의 1분기 실적은 매출 448억원, 당기순이익 228억원이다. 2018년 적자에서 2019년 영업이익 677억원 흑자로 돌아선 뒤, 올해 1분기 중 다시 작년 성과 돌파가 예상되는 실적을 올린 것이다. 빗썸은 실적 개선의 이유로 내부 운영 시스템 최적화, 가상자산 가치 반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 상승 등을 이유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