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해도 의사면허 유지”…’의료악법’ 개정 청원, 27만 돌파

가 +
가 -

“의료인은 살인, 강도, 성폭행을 해도 의사 면허가 유지된다. 의료악법의 개정을 청원한다”

지난 2000년 개정된 의료법을 두고 ‘악법’이라며 재개정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글이 나흘만에 27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사집단을 괴물로 키운 2000년 의료악법의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4일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돌파했고 3일 오후 5시 13분 기준 27만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먼저 청원인은 “코로나19 위기가 극에 달해 시민들이 죽어가는 시기에도 의사들이 진료 거부를 할 수 있는 이유는 2000년 개정된 의료악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당시 개정된 의료악법으로 의료인은 살인, 강도, 성폭행을 해도 의사면허가 유지된다”며 “지금의 의사집단은 의료법 이외의 어떠한 범죄를 저질러도 면허를 유지할 수 있으니, 3년 징역이나 3000만원 벌금 정도는 전혀 무서울 게 없는 무소불위의 괴물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원자가 지적한 ‘의료악법’은 지난 2000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었던 의사 출신 김찬우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가리킨다. 개정된 의료법 제8조에 따르면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만 의사 면허가 취소된다. 즉, 성폭행이나 폭력은 물론 살인 등의 사유로는 의사 면허를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다.

국민청원 글 작성자는 “당시 이 의료악법은 의사가 발의하고, 의사가 법안심사소위원장을 했으며, 보건복지위원에 의사가 5명이나 있었다”면서 “이후 이 악법을 개정하기 위해 2018년 11월까지 총 19건이 발의됐지만 의사들의 반발로 단 한 건도 통과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 면허가 취소되더라도 3년 후 복귀가 가능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취소 후 3년이 지난 뒤 소명서 등을 제출하고 면허 재교부를 신청하면 거의 재교부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의사면허 재교부 신청 및 신청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면허 재교부 신청 건수는 총 55건이었으며 이중 53건이 승인됐다. 승인율이 98%나 되는 셈이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리수술, 사무장병원 공모, 진료비 거짓청구 등을 모두 저지른 의사에게 내려진 처분이 면허 취소 3년”이라며 “3년이 지나면 다시 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있게 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현재 의료계는 △의과대학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추진 4개 정책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지난달 21일부터 2주째 집단 휴진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수련병원 152곳을 통해 집계한 2일 기준 전공의 휴진율은 85.4%로 나타났으며, 집단 휴진에 참여한 인원은 7431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