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게임사에도 밀린 포스코 시총…”코로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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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단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포스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5위의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고난의 행군’에 들어갔는데요. 포스코는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극한의 원가절감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포스코에는 ‘불황’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과 2009년, 외환위기 이후 3년 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6%에 달했습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산업의 ‘쌀’이었던 철의 수요는 안정적으로 유지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7%를 기록했습니다. 2분기부터 기업들의 실적에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됐습니다. 포스코는 2분기 10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영업이익률은 -1.8%를 기록했습니다. 포스코 실적은 외환위기 때도 끄덕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처음으로 적자를 냈습니다.

포스코 영업이익률 추이./사진=사업보고서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얼어붙었고, ‘중간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주주들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는데요. 포스코의 주가는 지난 3월 27일 13만3000원을 기록하면서 10년 이래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이는 시가총액에 고스란히 나타났는데요.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16조2168억원으로 ‘국내 게임3사’보다 낮았습니다. 시가총액 순위는 18위로 17위인 넷마블의 뒤를 이었습니다.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16조9468억원입니다.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17조원, 넥슨은 21조원(일본 증시 상장)에 달했습니다.

포스코 및 게임3사 시가총액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연초 20조원을 넘었는데,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8개월동안 약 4조원이 사라진 겁니다.

시가총액은 상장기업의 주가를 더한 것으로 총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금액입니다. 즉 시가총액이 낮다는 건 주주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주주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채권자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돌려받지만 주주는 배당과 시세차익을 통해 이익을 얻습니다. 그런데 기업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거나 수익성이 낮아질 경우 주주가 갖는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에 한정돼 이뤄지고 시세차익에는 불확실성이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는 올해 주가부양을 위해 1조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경영진의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건 포스코의 향후 전망에 대한 주주의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철강업의 경영환경이 불확실해 주주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철강업의 사업구조는 비교적 단촐합니다. 고로 철광사는 철광석을 브라질과 호주에서 수입해 녹인 후 시뻘건 쇳물을 만듭니다. 이를 철판 또는 관, 봉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합니다. 주로 건설업과 자동차산업, 조선업 등에서 철강재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완성차 공장에서 연이어 ‘셧다운’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생산과 판매가 중단되기 시작했습니다.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3.7% 줄어든 644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는 철강 제품 중 수익성이 우수한 고부가가치 제품이 들어갑니다. 자동차 연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가볍고 튼튼한 철강 제품의 수요가 높습니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가 줄면서 철강사의 실적도 동반하락하게 된 것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가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상반기 원가율은 93%를 기록했습니다. 100원을 벌기 위해 93원이 비용으로 들어갔다는 의미입니다. 전년 동기보다 원가율이 6.7% 포인트, 2010년보다 13.2% 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철강업은 원재료 비중이 높은 데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t(톤)당 123.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제 철광석 시세는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중공업에 더욱 치명적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반면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은 대표적인 언택트 산업 중 하나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이용시간은 늘고 있습니다.

포스코 및 넷마블 실적 비교./사진=사업보고서

넷마블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은 68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7%(1154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0%(132억원) 증가했습니다. 언택트 산업으로 분류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어느 때보다 높고, 실적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게임3사의 시가총액이 포스코를 추월한 것도 한편으로 이해가 갑니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사로 국가 기간산업의 한축을 맡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적극적인 배당성향과 주주친화정책 등으로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블루칩’으로 여겨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는 실정입니다. 포스코가 코로나19의 여파에서 하루 빨리 빠져나오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