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웨이브 ‘SF8’…지구종말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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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는 게임, 드라마, 영화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감상·체험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풀어보는 기획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SF8 오리지널 시네마틱 드라마 –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6500만년전 지구의 주인은 ‘공룡’이었다. 지구에 터를 잡고 살아가던 공룡이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9월 CN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텍사스대 연구팀의 논문을 주목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6500만년전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생긴 충격파가 멸종의 결정적 원인으로 추정된다.

/사진=SF8 갈무리

이는 지난 2016년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 분화구에서 발견한 암석 사료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이 확보한 암석의 퇴적층은 길이만 160m에 해당하는데 1cm의 퇴적층은 1000년의 시간을 나타낸다. 폭발력으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원자폭탄보다 100억배 강력한 만큼 어떤 생명체도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공룡들은 이 땅에 발자국 정도의 흔적만을 남긴 채 최후를 맞이했다.

‘지구에 운석이 충돌하지 않을까’하는 호기심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5월에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름 670m~1.5km 사이의 소행성이 초당 11.68km 속도로 이동해 지구 궤도에 접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만에 하나 지구와 충돌할 경우 그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운 만큼 나사도 해당 소행성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감지한 채 예의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해당 소행성은 지구 궤도를 스쳐 지나갔고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네마틱 드라마 ‘SF8-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는 거대 운석과의 충돌을 일주일 남겨둔 위기의 상황을 재현한다.

지구 종말 D-7, 당신의 선택은

4년간 비좁은 고시원에서 공부하며 어렵게 경찰이 된 ‘남우(이다윗 분)’는 어느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는다. 20일 후 충돌할 것이라는 운석의 속도가 빨라져 그 시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것. 유감스럽게도 미사일로 운석을 폭파시키겠다는 나사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세계 각국 정부가 ‘지구 종말’을 공식 선언하는 지경에 이른다. 종말이 예견됐지만 영화같은 폭동은 일어나지 않았고, 남우의 곁에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애틋함만이 남았다.

경찰이 된 남우는 지구 종말을 일주일 남겨 놓은 순간에도 순찰을 늦추지 않는다. /사진=SF8 갈무리

드라마는 남우의 시선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밋밋했던 전개는 ‘혜화(신은수 분)’의 등장으로 전환점을 맞이한다. 혜화를 본 남우는 그녀를 현상수배범으로 착각해 체포하게 된다. 남우의 기시감(한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초능력자를 알아볼 수 있다는 ‘양선생(황정민 분)’ 찾기에 투입된다. 양선생이 초능력자의 능력을 발견하면 그들을 활용해 미사일 연료 효율을 높이거나 운석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럼에도 남우나 혜화의 행동은 종말을 일주일 남긴 급박한 상황과는 달리 여유롭고 낙관적이다. 제작진은 지구 종말보다는 애인이 없어 외로운 현실이 더 비관적인 남우, 자신의 초능력은 쓸모없다며 양선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혜화를 통해 이 드라마의 주제가 ‘재난’이 아님을 명확히 드러낸다.

종말이 와도 사랑은 쌍방향 소통

남우와 혜화를 풋풋하게 바라보던 제작진은 지구 종말 디데이를 맞아 ‘양선생’을 전면에 내세운다. 초능력을 볼 줄 아는 양선생은 남우에게도 ‘사고로 죽으면 최초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능력이 있음을 파악한다.

남우(왼쪽)와 혜화가 떨어지는 운석의 흔적을 보고 있다./사진=SF8 갈무리

한낱 ‘모태 솔로’였던 남우는 순식간에 과거로 돌아가 지구를 구할 히어로가 되는데, 현재의 기억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혜화의 도움이 필요했다. 혜화의 초능력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잊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즉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후 자연재해로 죽는 남우가 과거로 돌아가 이 일을 널리 알려야 했다. 운석은 빠른 속도로 지구를 향해 돌진했고 두 사람이 입을 맞추려던 그때 혜화는 소리친다. “선생님 죄송해요 저 도저히 못하겠어요.”

/사진=SF8 갈무리

혜화를 짝사랑했던 남우와 달리 그녀의 마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벙찐’ 남우의 뒤로 거센 바람과 함께 운석이 충돌하면서 시간은 다시 4년 전으로 돌아간다. 폭염에 선풍기마저 고장난 고시원에서 깨어난 남우는 물을 받기 위해 정수기가 설치된 공용장소로 향한다. 그 곳에서 혜화를 만난 남우는 또 한번의 기시감을 느끼지만 끝내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는 ‘지구 종말이 오면 당장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고 싶은 인간의 본능, 여기에 생의 마지막 순간에 운명적으로 만난 사랑일지라도 ‘일방통행’은 이뤄지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이라는 거대한 맥거핀(영화에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적 장치)에 숨겨진 메시지는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랑, 지금 옆에 있는 그 사람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는 뜻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