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ON] “내 손에 바다가 있다”…서핑 명소의 파도를 실시간으로 – WSB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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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다. 언젠가 가치를 인정받고 우뚝 서는 그날을 위해 창업자들은 오늘도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드림ON]에서는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아이템과 각종 이야기를 조명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무대에 설 때까지 거침없이 질주할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4> 서핑 명소의 파도를 어디서나 보여주는 ‘WSB팜’

“전국 주요 해변의 파도, 휴대폰으로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세요”

WSB팜(WSB farm)은 국내 주요 해변의 파도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파도 웹캠(Surf Cam)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해변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서퍼가 안방에서 직접 파도 상황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WSB팜 제공

서핑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는 무엇보다 서핑 장소의 ‘파도’다. 서핑을 할 수 있는지 여부는 파도의 크기와 방향이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언제, 어디로 가는지가 서핑의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파도 높이가 1m 이하는 초급자들이 재밌게 서핑을 즐길 수 있고, 1.5~2m 정도는 중급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문제는 도착하기 전에 해변의 파도가 어떤지 쉽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현지 거주자를 통해 알아보는 것. 하지만 정보 제공자의 말을 100% 신뢰하기가 어렵다. 현장에서 상업활동을 하는 일부 사업자는 손님을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질문자가 원하는 대로 파도 상태를 설명하기도 한다. 방문객은 원하는 파도가 없어서 헛걸음을 하더라도 기상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불평할 수도 없었다.

WSB팜은 이러한 정보 비대칭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해결해주고 있다. 현재 고성, 속초, 양양, 제주 등 국내 41개 지역을 비롯해 해외 2개 지역의 해변에 설치된 웹 카메라를 통한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제공 중이다. 침대에 누워서도 방문 예정지의 현재 파도 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죽도해변 웹캠 /WSB팜 제공

한동훈 WSB팜 대표는 원래 스노보드 프로선수로 20년 이상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 전부터 탔지만 스노보드의 문제는 겨울에만 즐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서핑은 14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배웠다. 파도만 있으면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었다. 파도 웹캠을 만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인터넷으로 해변 상황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발리에서 처음 봤어요. 편리했지만 당시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아서 계속 끊기고 화질이 흐렸죠. 현지 인터넷 속도가 1~2Mbps 정도에 불과했으니까요. 반면 한국은 100메가 속도의 광랜이 나올 때였습니다. 한국은 인터넷이 빠르니 HD급 카메라로 구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에 들어와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파도 웹캠 서비스는 미국의 Surfline, 호주의 Surf Check, 일본의 나미덴세츠 등의 업체들이 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관련 개념 자체가 없었다. 2014년 한 대표는 카메라를 해변에 설치하려고 했지만 이동통신사로부터 4인 이상 화면을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버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해변을 볼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한 대표는 서버를 관리하면서 카메라를 수입하는 회사를 찾아갔다. 여기에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을 가진 회사를 방문해서 두 회사를 연결하고 카메라 설치를 논의했다. 서버 회사는 데이터 전송량이 일정 수치를 넘으면 종량제로 과금하겠다고 했으나 협상을 통해 월 정액제로 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과정 끝에 2015년까지 부산, 양양, 강릉, 제주 등 서핑을 즐기기 좋은 곳에 카메라 6대를 설치했다. 본격적인 사업의 출발이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파도 웹캠 설치 1년 만에 방문자 수가 1만명이 넘었다. 누구나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입소문이 퍼졌다. 서핑이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였음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였다.

2017년에는 웹캠을 전국 12대로 늘렸고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어플리케이션도 제작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앱 제작 견적이 1억원이 넘게 나왔는데 그만한 자금이 없었다. 한 대표는 처음 웹캠을 설치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업체를 찾아가 돌파구를 찾았다.

“기술투자를 해달라고했어요. 검토해본 업체는 국내 서핑 인구도 얼마 안 되는데 어렵다고 하더군요. 일단 어플 형식만 갖춰달라고 하면서 회원 수 1만명을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업체는 1년 정도만 보자고 하더군요. 하지만 반응이 크게 일었고 앱 출시 3개월 만에 가입 회원수가 1만명을 돌파했어요. 가능성을 본 해당 업체는 지금까지 저희와 함께하고 있고요.”

어플 화면 /WSB팜 제공

WSB팜의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해변에 설치한 웹캠 화면만 송출했지만 지금은 서비스 고도화에 따라 기상 정보에 기반한 정보 제공도 겸하고 있다. 제공 서비스 중 ‘오늘의 파도’는 복잡한 기상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3년간 자체적으로 축적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오늘의 파도에서는 파도 높이, 파도 간 간격, 바람 방향, 물 온도 등을 고려해 초급자부터 상급자에 어울리는 파도를 추천해주고, 입어야 할 웨트수트도 소개한다. 기상특보에 따른 서핑 금지 등 특이사항을 알려줘서 안전사고도 예방해준다. 데이터를 보고 각자 해석할 필요가 없는 직관적인 서술형 예보 시스템이 특징이다. 과거 서퍼들은 파도 예측을 위해서 독일이나 일본의 정보를 봤지만 오늘의 파도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오늘의 파도 서비스 /WSB팜 제공

WSB팜의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제11회 관광벤처사업 공모전’ 초기 관광 벤처 사업에 선정되며 인정을 받았다. 올해 3월 회원 가입자는 500여명이었지만 지난 6월 가입자는 2500명을 넘어섰다. 주 이용자는 서퍼(80%)지만 파도 상황을 보려는 바다 낚시꾼도 12%를 차지한다. 파도 상황을 보려는 다른 레저활동의 잠재고객이 있다는 의미다.

인프라도 늘었다. 고성, 속초, 양양, 강릉, 삼척, 포항, 울산, 부산, 태안, 제주 등에 41개 FHD급 웹캠이 설치됐으며, 올해 하반기 중 5개 해변에 카메라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지난 8월에는 각 해변의 정보와 해변에 위치한 서핑스쿨, 숙박업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온라인 셀렉트숍도 지난달 열었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웨트슈트, 서핑보드를 비롯해 해양레저 활동에 필요한 많은 상품을 판매한다.

서핑 시장의 전망이 좋은 것도 긍정적이다. 업계는 국내 서핑 인구가 2014년 약 4만명에서 지난해 약 40만명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추산 중이다. 하반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가 시흥시에서 첫선을 보이면 일반인에게 더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다음 계획을 진행 중이다.

한동훈 대표 /WSB팜 제공

“저희 슬로건은 ‘내 손 안의 바다’입니다. 서핑을 중심으로 해양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여행 큐레이션과 콘텐츠 개발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며 아시아 최대의 해양 레저 플랫폼이 되도록 나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