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언택트’ 시대, 디지털로 ‘콘택트’하는 포스코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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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직원들이 포스코JCT의 RPA를 이용해 업무를 하고 있다./사진=포스코ICT

‘언택트(비대면)’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일상 속에 깊이 파고든 말이죠. 집으로 출근해 집에서 퇴근하는 재택근무는 일반적인 근무 방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편의점 계산대에는 비말을 차단하는 칸막이가 있죠. 정말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확 바꿨습니다.

기업들도 재택 근무 등으로 생산성과 성과가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죠.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근무의 대안으로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RPA는 사무 업무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16년 은행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됐고, 2017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RPA의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RPA는 비즈니스에서 더 이상 생소한 프로그램이 아니게 된거죠. 제조업의 경우 재무 및 회계 분야와 수출입 서류 작성 등에서 RPA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유통분야는 재고 관리와 판매 실적 등에서 RPA가 쓰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RPA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직원들의 생산성을 조금이라도 높여 코로나19의 여파를 줄이기 위해선데요. RPA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습니다. RPA 선도기업으로는 유아이패스(UiPath)와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 등이 있습니다.

분야별 RPA 도입 사례./사진=포스코경영연구원 이슈리포트

최근 포스코ICT는 RP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그룹의 시스템 엔지니어링 계열사입니다. 포스코ICT의 경쟁력은 이전까지 사무실이 아닌 공장이었는데요. 회사가 만든 자동제어기기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산공정의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렸습니다.

포스코의 제철 생산공정을 스마트 공장으로 바꾼 것도 포스코ICT였죠. 포스코ICT의 스마트 팩토리 기술은 LS니꼬동제련 등 다양한 제조공장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제 포스코ICT의 솔루션은 공장에서 사무실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포스코ICT는 지난해 11월 RPA 브랜드인 ‘에이웍스(A.Works)’를 선보였습니다. 에이웍스는 정형화된 사무업무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금융권과 유통사, 공공기관 등에서 에이웍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포스코ICT는 아직까지 RPA 분야의 선도기업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스마트 팩토리의 분야의 기술력이 RPA까지 활용된다면 확장성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포스코ICT는 코로나19에도 끄덕없는 실적을 냈는데요. 올해 상반기 매출은 4918억원, 영업이익은 246억원(영업이익률 5%)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03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보다 9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대다수 기업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됐는데 포스코ICT은 영향이 없었던 입니다.

포스코ICT의 본업인 솔루션 부문은 코로나19 시기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솔루션 사업은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기업이 영업활동에 필요한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본입인 시스템 엔지니어링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2%(443억원) 증가한 점도 솔루션 사업의 성장을 뒷받침합니다.

과거 기업들은 대량 생산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많이 팔아 점유율을 높이는 게 전통적인 제조기업들의 경영 철학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인건비 등 생산 원가는 오르고, 가격경쟁력으로 중무장한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은 치열해졌습니다.

포스코ICT 실적 추이./사진=사업보고서

생산공정을 혁신해 원가를 절감하고, 비효율적인 경영 방식을 개선하려는 솔루션의 수요는 높아졌습니다. 포스코ICT는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매출이 30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9697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1조 클럽’의 지위를 다시 얻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은 2800억원에서 6700억원으로 58% 커졌습니다. R&D 등 각 부문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결과입니다.

2010년 이후 포스코ICT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15년 한차례를 빼놓고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가리키는 건 투자활동이 왕성하게 이뤄졌다는 의미입니다.

재무구조 또한 우수해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인 점도 긍정적입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ICT의 부채비율은 70%입니다. 차입금은 70억원에 불과합니다. 순차입금은 -1200억원으로 차입금이 현금성자산보다 적은 무차입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차입금 규모가 적을 경우 이자비용을 지출하지 않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포스코ICT가 연간 내는 이자비용은 2억원, 이자수익은 34억원입니다.

포스코ICT는 코로나19로 또 한번의 기회를 만난 셈입니다. 솔루션 부문의 수주를 늘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포스코ICT는 정부의 디지털·그린 뉴딜 정책의 수혜주로 꼽힌 기업입니다. 지난 3월29일 2900원이던 주가는 디지털 뉴딜 정책이 발표된 이후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뉴딜의 수혜주로 꼽히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그룹의 계열사로 1989년 설립됐습니다. 포스코그룹 제조부문의 솔루션과 IT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시장을 일반 기업까지 확장했습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가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생산체계를 구축한 것도 포스코ICT의 기술 덕입니다.

관건은 포스코ICT가 그룹 계열사를 넘어 제조현장과 사무현장 곳곳에 솔루션을 제공하는지 여부입니다. 현재까지 전망은 밝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