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분사]’물적분할 vs 인적분할’…주가 영향 어떻게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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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를 상장했더니 방탄소년단이 SM에 간 격”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의 분사를 결정한 17일 주주들은 이같이 회사를 성토하고 나섰다. 주주들의 반발은 이번 분사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거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의 지주사 전환 사례 등 선도 기업들의 인적분할 사례에서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전례가 있다. 반면 삼성SDI 등 일부 물적 분할 사례에서 회사는 사업 전문화와 경영 효율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지만, 시세차익을 바라보고 있던 주주들에게는 그리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지는 못했다.

이전 기업 분할의 사례를 살펴보면 분할 방식에 따라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 분할 방식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등 두가지다. 두 방식 모두 기업을 서류와 회계상으로 쪼개는 것인 만큼 큰 차이는 없다. 가장 큰 차이는 분할 기업의 소유권을 누가 갖느냐가 핵심이다.

인적분할은 분할된 사업부문의 소유권을 기존 주주들이 동일하게 갖는 방식이다. 물적분할은 사업부문을 분할한 후 신설법인의 지분을 기업이 100% 보유하는 방식이다. 대주주 입장에서 물적분할할 경우 소액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추가 소요 자금이 없고, 신설법인의 지분도 전량을 보유할 수 있다.

소액주주는 인적분할한 회사가 상장할 경우 소유 주식을 팔 수도 있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에 되팔 수도 있다. 하지만 물적분할을 할 경우 소액주주에게 되돌아오는 것은 전무하다.

LG화학의 이번 분사 결정 또한 분할방식을 고려하면 주주의 반발이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 주주들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해 우량주인 LG화학의 주식을 샀는데, 물적분할이 이뤄지면서 주주들은 ‘배터리 없는 석유화학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그렇다면 분할 방식에 따라 존속법인의 주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2016년 11월 회사를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현대중공업이 분할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지배구조 체제를 안정화하는 것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순환출자 고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로 인해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됐다.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이후 현대중공업지주를 지주사로 두고, 순환출자를 해소해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려는 의도였다.

현대중공업은 △전기전자(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건설기계(현대건설기계) △로봇부문(현대로보틱스)을 인적분할했고, 태양광(현대그린에너지)과 AS 부문(현대글로벌서비스)은 물적분할했다. 기존 사업을 떼냈고, 순환출자 고리에 편입된 지분들은 블록딜 방식으로 정리했다. 2016년 11월 공시를 통해 분할결정이 이뤄졌고, 이듬해 4월 완료됐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2016년 11월 인적분할 결정 이후 꾸준히 상승해 이듬해 6월 최고점을 기록했다./사진=네이버 금융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분할 결정 이후 꾸준히 상승했고 2016년 6월16일 17만9006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5년 동안의 종가 중 이날이 최고가였다. 이후 조선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16일 종가 기준 8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은 주주 입장에서 지배구조와 관련해 꾸준히 제기됐던 악재를 털어버린 호재였고, 분할방식도 주주친화적이었던 셈이었다.

반면 삼성SDI와 에코프로는 물적분할 후 주가가 일정 기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2015년 11월 케미칼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의 지분 90%를 롯데케미칼에 매각했다. 신설법인의 자산은 1조2720억원, 매출 규모는 약 1조2000억원(2014년 기준)에 달했다. 삼성SDI의 2014년 전체 매출은 약 5조4000억원으로 매출의 약 22%를 차지했던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했다.

삼성SDI의 주가는 같은 해 8월 7만5000원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물적분할 이후 1년여간 주가가 저점을 형성했다.

삼성SDI 주가 흐름. 2015년 물적분할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약 1년 간 저점을 형성했다./사진=네이버 금융

에코프로의 물적분할도 이와 유사하다. 에코프로는 2016년 2월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에코프로비엠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양극재는 2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이었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택했다.

양극재 사업의 매출은 2015년 415억원으로 분할 전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했다. 주주의 반발을 산 건 2차전지 사업부를 분할하는 것이었다. 분할 후 존속법인인 에코프로는 대기환경 및 온실가스 저감장치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사업 영역이 축소됐다. 분할 이후 주가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분할 결정일인 2016년 2월 1만2000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분할 이후에도 비슷했다. 그러다 2017년 2차전지의 성장성이 주목받으면서 오르기 시작했고, 지난 11일 5만5200원을 기록했다. 상장 후 최고가를 찍은 것이다.

왼쪽부터 에코프로 주가, 에코프로비엠 주가./사진=네이버금융

신설법인인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전문회사로 지난해 6160억원의 매출(영업이익 310억원)을 올렸다. 자산규모도 분할 당시보다 7배 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3월 상장했고, 현재 주가는 2차전지 기대심리가 반영돼 14만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주가가 꽤 올랐지만 분할 후 존속회사였던 에코프로의 주가가 분할 후 신설회사 에코프로비엠을 후행했던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에코프로가 에코프로비엠과 전혀 다른 방향의 주가를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분할방식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사례가 없다.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이후에도 기업공개(IPO)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여전히 LG화학의 자회사로 남는다.

하지만 글로벌 1위인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고, 이번 분할은 주가에 일정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분할 완료까지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