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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원 같은 기술 컨퍼런스를 꿈꾼다”…김영종 펌킨 대표
by 도안구 | 2010. 10. 18

“지금은 아주 작은 행사로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자바 개발자들의 축제인 자바원(JavaOne)처럼 이 행사를 키워보고 싶습니다.”

L4/7 스위치 토종 업체인 펌킨네트웍스의 김영종 사장의 포부는 크다. ‘펌킨 엔지니어링 데이 2010′ 행사장에서 만난 그는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된 기술자들을 위한 기술 컨퍼런스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대로 펌킨네트웍스는 올해 매출 50억원 안팎에 30여명 가량이 일하는, 아직까지는 아주 작은 회사다. 이번 행사도 참여한 인원도 적다.

그런데 김영종 사장이나 펌킨네트웍스 측이 왜 향후 이런 대규모 컨퍼런스를 꿈꾸고 있는 지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펌킨네트웍스는 L4/7 스위치 업체다. 최근 이 분야에 많은 변화가 있다. L4 스위치는 서버와 방화벽, VPN(가상사설망) 등의 장비에 대한 부하 분산 기능을 주로 한데 이어 최근에는 네트워크 망을 오가는 트래픽에 대한 패킷의 분류와 제어 부문까지 처리하는 L7 스위치 기능을 보강하고 있다. 그 후 애플리케이션과 WAN 구간의 성능 향상과 서비스 가용성, 보안 등을 보장하는 애플리케이션 가속 기능들을 추가했다.

이것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더욱 더 복잡한 환경을 처리해야 하는 도전까지 눈 앞에 있다. 가상화된 IT 인프라 위에서 언제 어디로 ‘애플리케이션’들이 이동하는 지 찾아내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이해는 서버와 스토리지 분야가 주류였지만 이제 네트워크 장비들도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이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1천억원 주문과 100원짜리 주문이 동일한 패킷이지만 관련 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을 경우에 회사가 입을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 기반 아키텍처 네트워크(AON)를 강조하는 이유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도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야기하고 구현하는 SOA(소프트웨어 오리엔티드 아키텍처)를 수용하고 웹서비스에 대한 기술들도 습득해야 한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들을 보강하고, 외부 개발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은 빠른 처리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도록 자사 제품의 성능 향상도 꾀해야하고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고객 입맛도 맞춰야 한다. 한순간 방심했다가는 기술 흐름의 변화에서 도태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펌킨네트웍스가 향후 기술 컨퍼런스를 꿈꾸고 있다.

펌킨네트웍스의 출발점은 초기부터 L4/7이 아니었다. 초기 시작한 인물들이 그리드 기술을 연구한 병렬처리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 병렬처리 분야는 지금도 전문가들의 영역이지만 이런 전문 영역에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실 수 있도록 시장이 변하고 있다. 초기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들도 습득했다. 자체 OS도 개발을 해야 하고, 수많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가져다 최적화시키기도 해야 한다.

권희웅 펌킨네트웍스 기술 이사는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 소프트웨어 전문 기술을 물론 최근엔 인텔이나 AMD의 CPU 아키텍처를 제대로 이해해야 됩니다. 장비에 사용할 보드를 독자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기술들을 깊이 있게 파고 들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인텔과 AMD 같은 범용 중앙처리장치(CPU) 업체들이 멀티코어 제품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 엔지니어들의 변신은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과 AMD는 단순히 CPU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런 CPU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언어도 제공한다. 인텔은 2009년 5월에 병렬 프로그래밍 툴인 ‘인텔 패러렐 스튜디오’를 출시했고, 올해 중순엔 업그레이드 된 2011 버전을 선보였다.

인텔은 초기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을 위해 별도 칩을 제공했지만 최근엔 멀티코어 제품에 관련 기능들을 대거 추가하고 있다. C, C++만을 지원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마이크로소프트 닷넷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제임스 레인더스 인텔 치프 소프트웨어 에반젤리스트 겸 소프트웨어 개발 제품 이사는 “수많은 디바이스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이 중요하고 특히 병렬 프로그래밍이 핵심”이라고 밝히고 “인텔은 그동안 CPU 활용을 위해 패러렐 스튜디오를 출시했는데 향후에는 엔비디아나 AMD의 ATI 같은 그래픽 카드에도 적용 가능한 프로그래밍 기능을 넣을 계획이다. 이미 MICE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변화는 그만큼 연관된 기술들이 많고, 많은 네트워크 엔지니어들의 역할도 계속해서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권희웅 기술 이사는 “네트워크 엔지니어들의 실력 여하에 따라 시스템 성능이 천차만별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라고 이런 변화를 대변했다. 네트워크 장비에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기능을 추가하면 성능을 몰라보게 개선하기도 하고 다양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 연결이 아니라 그 연결된 통로를 통해 돌아다니는 패킷에 대해 더 세부적인 이해가 요구되고 있다는 것.

올해 안에 출시할 10Gbps급 L4/L7스위치 ‘AEN 10420’는 이런 최근의 변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펌킨네트웍스 최근 스위치 장비의 변화가 ‘애플리케이션’ 지향적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AEN(Adaptive Enterprise Networking)’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고, 제품군을 이런 흐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이 제품은 대담하고 화려한 이라는 뜻을 가진 코드명 브라뷰라(Bravura) 프로젝트로 개발이 진행됐다. 가장 큰 변화는 그간 펌킨네트웍스가 상용 스위치 보드를 구매해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궁합을 맞춰온  방식에서 탈피해 하이엔드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보드를 개발하는 체제로 연구개발 전략 노선을 수정한 부분이다.

김영종 펌킨네트웍스 대표는 “예전처럼 좋은 장비만 만들어 팔면 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이전 또는 클라우드 관련 자원 통합을 하는 가운데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라면서 “벤처기업이라 할 지라도 이제는 서버, 네트워크 등 IT 인프라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운영과 투자에 대한 로드맵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올 상반기 ‘Adaptive Enterprise Network’라는 비전을 정의하고, 여기에 맞추어 신제품 개발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변화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또 “이처럼 새로운 로드맵과 비전 아래 연구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소프트웨어적 기능 구성과 최적화를 하는데 있어 상용 보드로는 제약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우리가 직접 보드를 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하게 됐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제조를 담당하는 제이엠아이전자의 한 관계자는 “아주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시장성이 있는만큼 펌킨네트웍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제조를 담당하게 됐다는 것.

AEN 10420은 펌킨네크웍스가 디자인한 스위치 보드에 기초하고 있으며, 10Gbps급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기본 플랫폼은 20Gbps급에 맞추어 설계됐다. 하드웨어적인 구성 역시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 되는데, 우선 자체 보드를 쓰면서 저전력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펌킨의 설명이다.

기존 펌킨네트웍스의 LX 시리즈 중 최상급 모델인 LX 9424과 비교해 볼 때 비슷한 급임에도 30% 가까이 전력 소모량이 낮다. 크기 역시 차이가 나는데 4U 사이즈였던 LX 9424와 달리 ‘AEN 10420’은 2U로 얇아졌다. 포트 부문은 동급과 비교해 볼 때 경쟁력이 가장 높은 요소 중 하나다.

권희웅 펌킨네트웍스  기술 이사는 “국내에서는 카퍼(Copper) 포트보다 SFP 포트를 더 많이 쓰기 때문에 콤포 포트(Copper/SFP) 숫자를 고객들이 중요시 하죠. AEN 10420은 10Gpbs 제품군 중에서 가장 많은 20개의 콤보 포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라면서 “이외 하드웨어적 특성으로는 전원과 플래시 메모리 등을 이중화 해 장비의 안정성 확보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최상의 성능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암호화(SSL)와 압축 관련 하드웨어 가속기, 캐싱과 로깅을 위한 전용 하드 디스크 등을 옵션으로 제공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펌킨네트웍스는  AEN 10420 출시를 시작으로 2010년 말 6Gbps급 장비인 코드명 애니마(Anima) 그리고 2011년 상반기에는 20Gbps 최상위 모델인 코드명 푸오코(Fuoco)를 선보일 계획이다.

네트워크 관리자들이 자신들이 역량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기회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펌컨네트웍스는 자사의 성장이 이들 우군들과의 협력에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당연히 다양한 기술 세미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들이 원대한 꿈을 꾸고 도전을 향해 나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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